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영화 '타르'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10분 롱테이크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타르'는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수석 지휘자 '리디아 타르'가 권력과 욕망으로 무대와 일상의 균형을 깨트려 가는 과정을 밀도있게 그린 영화다. 케이트 블란쳇은 이 작품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압도적인 연기를 펼쳤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작품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드는 롱테이크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리디아 타르'가 줄리아드 음대에서 강연하는 장면은 10분이 넘는 롱테이크로 이루어져 입을 벌어지게 만든다.
해당 장면은 '맥스'라는 학생을 상대로 그가 가진 예술을 바라보는 정치적 태도에 대한 '리디아 타르'의 관점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장면으로, 케이트 블란쳇과 카메라는 무대 위와 아래, 객석을 오가며 유려하게 움직이다. 대본 분량 상으로 10페이지가 넘는 이 장면을 단 하나의 컷으로 담아내며 그들의 대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물론 시각적으로도 충격을 안겨준다.

'파친코'의 촬영 감독이었던 플로리안 호프마이스터는 크레인이나 스테디캠, 와이어 없이 36번의 카메라 움직임으로 '리디아 타르'의 얼굴을 근접하게 담아내고, 움직임에 따라 가까이 팔로우하고, 피아노 연주의 투샷을 담아내며 장면을 완성했다.
호프마이스터는 이 장면에 대해 "관객들이 사건의 청중이 될 수 있도록 연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케이트 블란쳇, 촬영 스탭들과 함께 꼬박 하루를 테크니컬 리허설에 소요했다. 마침내 촬영이 시작되고 10분에 달하는 분량의 첫 번째 테이크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흘러가는 바람에 모두가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15초를 남겨둔 채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12번의 테이크를 더 간 끝에 마침내 만족스러운 장면을 완성해냈다는 후문이다.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하는 동안 카메라는 무대 위에서 아래로, 객석을 넘나들며 구석구석 핸드캐리로 움직였다. 수십명의 스태프들이 양말을 신은 채 카메라 뒤를 따랐으며, 붐 오퍼레이터 또한 카메라에 걸리지 않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당시 현장에 대해 호프마이스터 촬영 감독은 "마치 여러 명이 동시에 추는 춤과도 같았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그 장면에 대해서는 케이트 블란쳇에게 편집권을 넘겨준 것과 다름없다. 그는 놀라움을 넘어섰다."는 말로 배우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케이트 블란쳇은 실제 '리디아 타르'가 된 듯 압도적 분량의 대사 소화는 물론 피아노 연주까지 선보이며 독보적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명배우의 명연기가 빛나는 '타르'는 오는 2월 22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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