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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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제작진 사과문만 덜렁…출연진 웃음 오프닝 '눈살'

강선애 기자 작성 2023.01.10 09:57 수정 2023.01.10 10:15 조회 2,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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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시청자의 뭇매를 맞은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2주 만에 방송을 재개했다. 방송을 재개하며 제작진은 사과문을 통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지만, 출연자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 없이 웃고 떠드는 모습만 보여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9일 방송된 '결혼지옥'은 제작진의 사과문으로 시작했다. 제작진은 사과문을 통해 "지난 12월 19일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고스톱 부부' 편에서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송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작진은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한 후 전문가 분석을 통해 관계 회복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당시 상황에서 우려될 만한 모든 지점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라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작진은 모든 시청자가 수긍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하다"라고 약속했다.

사과문 전달이 끝난 후, 곧바로 새로운 부부의 사연이 소개됐다. 그리고 오은영을 비롯해 하하, 소유진, 김응수 등 출연진의 환한 미소 가득한 오프닝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에서 출연자들의 사과 멘트는 없었고, 방송 초반 제작진의 사과문만이 지난 논란의 흔적이었다.

'결혼지옥'은 지난해 12월 19일 방송된 '고스톱 부부' 편이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번지며 시청자의 큰 비난을 받았다. 사연자 남편이 의붓딸이 싫어하는 데도 엉덩이를 찌르며 노는 행동이 아동 성추행이란 지적이 이어졌고, 오은영 박사가 남성의 행동에 대해 온정적인 표현을 한 것 또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결혼지옥' 제작진은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오은영 박사 또한 장문의 사과문을 통해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다"며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이 포함되지 못하여 제가 마치 아동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친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직접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결혼지옥'은 2주간의 프로그램 정비 기간을 거친 후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재개 방송 초반 사과문을 통해 반성하는 뜻을 다시 한번 시청자에게 전했다. 하지만 "참담한 심정"이라던 오은영 박사를 비롯해 출연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사과문과 웃는 얼굴, 어울리지 않는 상황의 이어짐은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또 해당 방송에 출연했던 아동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결혼지옥'과 오은영 박사는 현재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안내조차 없었다.

[사진=MBC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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