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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 짠하게 보지 말라"…불운과 상복 겹친 이승기, 의연하고 겸손했다

김지혜 기자 작성 2023.01.01 09:34 수정 2023.01.01 13:47 조회 1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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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이승기에게 2022년은 불운과 상복이 겹친 잊지 못한 해가 됐다.

이승기는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열린 '2022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로 '태조 이방원'의 주상욱과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은 이승기의 참석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18년간 몸 담았던 후크엔터테인먼트와 음원료 미지급 등의 문제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기는 삭발 헤어스타일로 등장해 시상식 내내 카메라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승기는 베스트커플상 수상자로 호명돼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승기는 "파트너 이세영씨는 부득이하게 참여하지 못해 아쉬우면서도 씁쓸하다. (수상 소감을) 말씀드리기 전에 머리를 짧게 깎은 것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며 "일신상의 이유나 개인적인 심경의 변화가 아닌가 추측하는 분이 많았다. 제가 영화 '대가족'이라는 작품을 찍고 있다. 주지스님 역으로 촬영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해 안 하셨으면 좋겠다. 짠한 눈으로 보시는데 그렇게 안 보셔도 될 것 같다"고 덧붙여 웃픈 상황을 스스로 정리했다.

이승기는 2023년 계획을 묻는 질문에 "활동 계획도 있고 다툼 계획도 있다"며 뼈있는 말을 남겼다. 방송활동에 대한 계획과 함께 전 소속사와의 소송을 이어갈 뜻을 확실히 밝힌 것. 이어 "다들 알고 계시니까 말을 아끼겠다"고 덧붙였다.

이승기

베스트커플상 뿐만 아니라 영예의 대상도 이승기의 차지였다. 대상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다시 한번 오른 이승기는 "많이 떨린다. 올 한 해는 아마도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해였다"라고 상에 대한 기쁨과 개인사에 대한 고통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어 "대상은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고, 꿈 꿀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탁월한 연기력 때문에 주는 게 아니라, 법대로 사랑하라 팀의 공을 치하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생각한다. 이은진 감독님이 '몇 년 만에 KBS에서 많은 흑자를 냈으니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하더라. 덕분에 내가 상을 받는 것 같다"고 겸손의 수상 소상을 전했다.

이승기는 "사실 오늘 '연기대상에 와야 하나, 양해를 구하고 불참해야 하나' 수백 번 고민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축제에 와서 마냥 웃거나, 무표정하게 있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았다. 이 자리에 오겠다고 한 이유는 딱 하나다. 드라마는 팀이 만드는 거라서 개인적인 문제로 땀과 노력, 영혼을 갈아 넣은 스태프, 배우들의 노력이 외면 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늘 이 자리에 와서 객석에 앉아있는 동료, 선후배들을 보고 굉장히 뭉클했다. 현재 우리나라 콘텐츠가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갔는데, 여기 있는 분들이 주축에 있다"며 "내년, 내후년, 10~20년 후 이 자리에 앉아있을 후배들을 위해선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일은 물려주면 안 된다'고 오늘 또 다짐했다"고 자신이 벌이고 있는 싸움에 또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승기는 "많은 분들이 응원해줘서 큰 힘이 됐다. 앞으로도 꾸준히 배우 생활 열심히 하겠다"며 "법대로 사랑하라 팀 대신해서 받는 상이기에 한도 없이 회식 한 번 시원하게 쏘겠다"고 특유의 유쾌한 언어로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ebada@sbs.co.kr

<사진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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