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낯섦은 극의 몰입을 도왔다. 관점과 시점에 따라 캐릭터가 미묘하게 변화하는 영화의 특성에 따라 같은 장면에서 미세하게 다른 여러 얼굴을 보여줬다. 그의 악역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영화를 만드는 이들이 '미남 배우=선역'이라는 공식에 갇혀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쨌든 배우란 선택을 받는 직업이고, 선택을 하는 이들의 계획이 있어야 배우의 변신도 가능하다. 소지섭에게 '자백'은 좋은 시기에 다가온 절묘한 기회였다.
이 작품은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2017)를 원작으로 한다. 리메이크라는 건 학습 대상인 동시에 비교 대상이 있다. 소지섭은 이 영화를 과거에 관람했다. 물론 그땐 운명의 짝이 될지는 몰랐다. 각본이 워낙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기에 캐스팅 제안이 왔을 때 주저 없이 선택했다.
그의 말대로 '자백'은 연극의 느낌이 나는 스릴러 기도 하다. 유민호는 자신의 변호를 맡은 양신애와 별장에서 만나 긴 대화를 나누며 그날의 사건을 회상한다. 두 사람의 긴 대화를 통해 영화는 양파 껍질 벗기듯 진실을 향해 달려 나간다. 소지섭은 양신애 변호사로 분한 김윤진과의 호흡에 대해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두 캐릭터와 밀폐된 공간에서 찍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연기적인 측면에서 도전이 됐을 것 같다고 묻자 "그렇다. 실제로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다. 그래서 배우들끼리 대본 리딩도 더 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 좁은 공간에서 촬영을 많이 해서인지 나중에는 그 답답하고 불편하고 예민한 상황이 심리 연기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진은 앞선 인터뷰에서 '자백'에 대해 "소지섭의 인생 영화 TOP3 안에 드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을 전하자 소지섭은 멋쩍게 웃으며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개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인생작 세 편을 꼽아달라고 했다. 소지섭은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영화는 영화다'를 꼽았다. 그리고 세 번째 작품에 대해서는 "3위는 왔다갔다 한다. 관객들이 '자백'을 꼽아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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