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ㅣ강경윤 기자] 데뷔 일주일을 갓 넘긴 그룹 뉴진스가 국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 레이블에서 탄생한 걸그룹이라고 하더라도, 데뷔 앨범부터 사흘 만에 선주문 44만장을 기록한 뉴진스의 기세는 역대 최초다.
뉴진스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다섯 멤버들은 데뷔와 동시에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 옅은 화장기에 드러난 앳된 외모의 멤버들은 마치 할리우드 하이틴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뽐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쇼케이스를 통해 노래와 퍼포먼스를 동시에 첫 선을 보이는 여느 걸그룹들과는 등장이 달랐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뉴진스는 추구하는 음악세계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소개한 점도 남달랐다. '어텐션', '허트' 등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같은 맑고 청량한 걸그룹의 느낌을 갈망했던 음악팬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음악방송에 뉴진스의 '실물'과 퍼포먼스가 궁금했던 대중의 호기심이 관심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타이틀곡 중 하나인 '어텐션'은 미국 차트쇼에서 1위를 했다. 또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누적 재생수', '누적 청취자수' 분야에서 K팝 걸그룹 최고 기록을 세웠다. 뉴진스를 향해 기존 해외 K팝 팬들의 눈과 귀가 쏠렸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지표였다.
뉴진스는 새로운 콘셉트와 활동 방향을 추구하며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 보폭은 그동안 소개됐던 K팝 걸그룹들과 비교해서 월등히 크다.
뉴진스의 성공적인 시작에서 우연성을 찾아보긴 어렵다. 뉴진스는 한국 음악사에서도 유례없는 거대한 성공을 이뤄낸 기획사가 5만명 넘게 지원한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멤버들을 선발했기에 가능했다. 또 오랜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이 치밀한 전략을 준비해놨기에 꿈꿀 수 있는 미래였다.
뉴진스의 열풍을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각도 적지 않다. 성상품화에 대한 걱정이다. 뉴진스는 민지(18), 하니(17), 다니엘(17), 해린(16), 혜인(14) 등 멤버 다섯 명의 나이가 모두 미성년 인데다가, 평균 나이가 16.4세에 불과해 K팝그룹 중에서도 어린 편에 속한다. K팝 산업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는 뉴진스의 가장 어린 멤버 혜인의 나이는 14세다.
최근 뉴진스는 타이틀곡 '쿠키'가 성적인 의미를 담은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렸다. 일부 해외 팬들은 '쿠키'가 여성의 성을 상징한다면서 "내가 만든 쿠키(중략) 우리 집에만 있지 놀러 와" 등 가사가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전부터 K팝은 자아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10대를 기획사가 주도하는 아이돌 제작 시스템과 훈련을 통해 문화 상품으로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인권 침해 지적을 받아왔다. 뉴진스의 성공이 자칫 일부 기획사들이 지금보다 더 낮은 연령대의 K팝 연습생을 발굴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건 아닐지 우려도 나온다.
미성년자의 성상품화 논란에 대해서는 대중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민희진 대표가 휘말린 '롤리타 콤플렉스' 의혹 역시 그런 반응의 연장선에서 나왔다.
뉴진스가 K팝을 선도하는 아티스트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성과에 대한 성급한 집중보다는, 멤버들 개개인이 음악적 색깔을 찾고 성장을 거듭하는 건강한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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