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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가슴이 뛴다"…'탑건2', 톰 크루즈가 소환한 추억과 낭만

김지혜 기자 작성 2022.06.22 17:26 수정 2022.06.24 09:37 조회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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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건' 스틸샷 톰 크루즈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탑건:매버릭'의 오프닝 시퀀스는 '탑건'(1986)의 오마주다. 시작과 함께 비행을 준비하는 분주한 활주로가 등장하고 올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OST '탑건 앤섬(Top Gun Anthem)'과 '데인저 존(Danger Zone)'이 연이어 깔린다. 이어 항공모함 전투기가 이륙하는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조종사는 당연히 매버릭(톰 크루즈)이다. 36년이라는 긴 시간의 간극을 지우는 향수와 낭만이 가득한 오프닝이다.

1986년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탑건'은 그해 최고 흥행작이었다. 속편 제작에 대한 팬들의 요구는 계속됐지만, 오랜 시간 응답이 없었다.

시대는 변했고, 관객의 취향도 달라졌다. 제작진은 1980년대 원조 팬뿐만 아니라 2022년 관객의 마음을 공략해야 했다. 다행인 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영화의 기술도 발전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추억을 소환하는 스토리텔링에 기술의 진화를 보여주는 공중전을 가미해 최고의 오락 영화를 완성했다. 그 중심에는 돌아온 '탑건' 톰 크루즈가 있었다.

영화 '탑건' 스틸샷 톰 크루즈

'탑건:매버릭'은 신구의 조화가 탁월한 오락 영화다. 오리지널 스토리를 계승해 2022년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클래식은 타임리스라는 듯 그때 그 시절의 추억과 낭만을 스토리에 담아내고, 현시대의 최첨담 기술을 항공전에 녹여냈다. 1편이 신화의 시작이었다면 2편은 하이라이트다.

전편에서 콜사인명 '매버릭'으로 불렸던 피트 미첼(톰 크루즈)은 이제 은퇴를 앞둔 중년의 대령이다. 최고의 실력자지만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군에서는 여전히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이런 그에게 특수임무를 수행할 조종사를 훈련시키라는 특명이 떨어진다. 매버릭은 30여 년 만에 추억과 상처가 있는 훈련학교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오래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구즈의 아들 루스터(마일즈 텔러)를 가르치게 된다.

'탑건:매버릭'은 성공한 영화의 속편인 데다 36년이라는 시간의 공백이 있었다. '1편을 봐야 할까'라는 고민이 든다면 "보면 좋지만, 안 봐도 상관없다"라고 말하고 싶다. '탑건'은 당대 최고의 흥행작이었지만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스토리나 전투기 액션이 대단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2편을 위한 에피타이저처럼 느껴진다.

영화 '탑건' 스틸샷 톰 크루즈

그러나 2편은 1편 이야기와 강한 연결고리를 갖는다. 핵심 스토리가 1편에서 비행 도중 세상을 떠난 구스의 아들 루스터와 매버릭의 갈등과 화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편을 챙겨볼 필요는 없다. '탑건:매버릭'은 전편의 주요 사건을 인물들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레 녹여낸다. 전형적인 스토리를 가졌기에 가능한 편의적인 방식이다.

1,2편을 관통하는 전투기 조종사들의 땀과 열정, 우정과 사랑이라는 스토리는 단순하고 우직하다. 방대한 세계관과 다양한 캐릭터를 끝도 없이 추가하는 요즘의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잘 만든 클래식은 힘이 세다.

'탑건:매버릭'의 백미는 후반 30분에 있다. 특수임무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이 구간에서 '체험형 영화'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게임에서나 볼 수 있던 공중전의 스펙터클을 스크린에 생생하게 구현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전편의 비행이 그들만의 곡예에 가까웠다면 '탑건:매버릭'은 매버릭이 후배들을 훈련시키는 플롯이기에 이들의 임무가 어떻게 설계되고 시행되는지를 실패의 과정을 통해 안내한다. 시간과 지형의 제약이 뚜렷한 '미션 임파서블'이 어떻게 '미션 파서블'이 되는지는 엔딩에 이르러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탑건:매버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한 체험이다.

영화 '탑건' 스틸샷 톰 크루즈

톰 크루즈를 비롯한 배우들은 '진짜 같은 가짜'를 위해 땀과 시간을 투자했다. 모두 혹독한 비행 훈련을 거쳤고, 대부분 전투기 뒷좌석에 탑승해 촬영에 임했다. 특히 30여 년 전 이미 파일럿 자격증을 탔던 톰 크루즈의 경우 짧게나마 직접 전투기를 조종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긴 코로나19 수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시네마'의 매력과 위력을 만끽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영화는 극장에서 볼 때 그 매력이 배가되지만 이 영화는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한다. 가급적이면 기술의 진화를 만끽 할 수 있는 IMAX와 4DX, 돌비 애트모스관 등 특수관 관람을 추천한다.

'탑건:매버릭'은 '더 록', '아마겟돈' 등을 만들며 90년대부터 '블록버스터의 제왕'으로 불렸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의 역량이 집약된 영화기도 하다. 1편에서도 제작자(돈 심슨과 공동제작)로 활약했던 그는 이 시리즈의 정수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 관객이 '탑건' 시리즈를 통해 보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

영화 '탑건' 스틸샷 톰 크루즈

'탑건'이 탑건을 찾는 여정이었다면, '탑건:매버릭'은 '탑건=매버릭'임을 확인하는 여정이다. 동시에 '탑건=톰 크루즈'라는 것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초절정 미남이었던 24살의 배우는 주름이 자글자글한 61살의 중년이 되었지만 그는 지금도 '액션 스타'다. CG와 대역이 난무하는 시대에 여전히 몸으로 하는 아날로그 액션을 추구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비행기에 오르고, 조종 스틱을 잡았다.

매버릭의 투혼과 톰 크루즈의 열정은 데칼코마니다. 영화의 서사와 배우와 서사가 만나고, 과거와 현재와 교차하는 이 영화에 마음을 열지 않긴 힘들 것이다.

가슴이 뛰는 블록버스터를 만난 것은 얼마나 오랜만인가. '탑건'이, '매버릭'이 아니 톰 크루즈가 그걸 해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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