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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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송화스님, 가스라이팅하고 18억 원 편취…삼순 씨의 잃어버린 15년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2.05.29 04:32 수정 2022.05.31 03:07 조회 1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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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삼순 씨의 15년은 누가 보상할까?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송화스님과 만난 후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 김삼순 씨의 사연을 조명했다.

제보자는 가족 모두가 사랑하고 아꼈던 동생 삼순 씨를 15년 만에 만났다. 과거 자신이 소유한 건물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행복하게 살던 삼순 씨는 돌연 가족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순 씨는 남편이 사망한 후 가족들과 완전히 연락을 끊었고 그렇게 15년이 흘렀다. 삼순 씨의 가족들은 삼순 씨를 걱정하며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해 9월 그의 언니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동생을 데리고 있다는 논산 언니.

논산 언니의 연락을 받고 달려간 곳에서 언니는 동생을 알아보지 못했다. 과거에 비해 체중이 10킬로 이상 줄어있고 피부는 새까맣게 그을리다 못해 곳곳에 허물이 벗겨지기도 한 삼순 씨.

이에 논산 언니는 삼순 씨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한 식당에 취업했다가 삼순을 알게 됐는데 일이 서툴러 사장 부부에게 늘 혼이 나지만 어떤 반응도 하지 않는 삼순 씨가 이상했던 것. 매일매일 녹초가 된 삼순 씨를 보면서 논산 언니는 이상함을 느꼈다. 이에 3개월을 설득해 속사정을 알게 됐다.

삼순 씨는 송화 스님과 함께 지내며 밤낮으로 그가 시키는 일을 했다. 식당 일도 스님이 받게 한 대출의 이자를 내기 위해 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삼순 씨는 송화 스님의 운전기사 노릇까지 해야 했다.

이 모든 것이 잘못됐다고 느낀 논산 언니는 삼순 씨와 가족이 만날 수 있게 해 줬다. 그리고 삼순 씨의 가족들은 삼순 씨가 송화 스님에게 금융 피해액이 16억 원이 넘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경악했다.

현재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하는 상태의 삼순 씨. 이에 전문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심하게 알았던 거 같다. 그 후유증으로 언어나 행동이 비정상적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들은 동생의 피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5년의 흔적들을 추적했다. 그리고 그의 집에서 16권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이에 삼순 씨의 언니는 "동생이 나한테 그러더라. 앨리스처럼 하얀 토끼를 따라갔다가 이상한 나라에 다녀온 거 같다고. 돌아왔더니 집도 없어지고 가족도 없어지고 남은 게 하나도 없다고"라며 안타까운 동생의 상황을 전했다.

삼순 씨의 15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일기장 16권. 거기에는 송화 스님과의 모든 것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특히 폭행을 당했던 기록도 자세하게 쓰여있어 눈길을 끌었다.

돈, 시간, 자유 모두 스님에게 빼앗긴 삼순 씨. 사실 두 사람의 관계는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삼순 씨는 "어린이집 할 때 지인 소개로 송화 스님을 처음 만났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스님의 영험함을 확인하고 스님을 맹신하기 시작했다.

송화 스님은 삼순 씨에게 남편이 5촌 아저씨한테 남편이 돈 빌려 준 사실을 전했다. 이에 삼순 씨는 남편에게 사실임을 확인하고 크게 놀랐다. 또한 스님은 어느 날 삼순 씨에게 안 좋은 일이 있으니 집으로 빨리 돌아가라고 했다. 그날은 바로 삼순 씨의 남편이 사망한 날이었다. 이에 삼순 씨는 송화 스님에 대한 믿음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것.

그리고 남편 사망 전 삼순 씨는 남편과 함께 소나무를 키우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1억 3천여만 원을 들여 소나무를 구매해 가꾸기 시작했다. 5년 안에 팔아주겠다는 스님의 말을 믿고 좁은 간격으로 심은 소나무는 현재 서로 엉켜 죽어가고 있는 상태였다.

피해자의 변호인은 금융 거래뿐만 아니라 현금 지급까지 포함하면 18억 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송화 스님을 현재 사기죄로 고소한 상태이다.

송화 스님은 자신의 화려한 인맥을 거론해가며 삼순 씨에게 돈을 계속 요구했다. 이에 삼순 씨는 남편의 사망 보험금까지 모두 보냈다.

아파트 관리비, 개의 사료 값, 남편의 담배 값까지 모두 삼순 씨의 돈으로 사용한 송화 스님. 그러나 그는 소나무 사업을 위한 로비 자금 외에 유용된 곳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신의 해지고 낡은 승복을 들이밀며 자신의 청렴함을 주장했다.

또한 송화 스님은 소나무 사업과 관련해 2028년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삼순 씨가 기르던 소나무는 판매용으로는 의미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리고 로비 자금으로 입찰에 관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화 스님은 삼순 씨에 대한 강압적인 태도가 고스란히 담긴 녹취 파일이 공개되자 8년 동안 자신의 집에 삼순 씨를 공짜로 살게 해 줬다며 화제를 바꿨다. 이에 전문가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이야기가 안 되면 화내거나 주제를 바꾸거나 하는 사람이다. 회유와 비난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스위치를 전환하는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사실 이 집 또한 공짜가 아니었다. 비가 새는 낡은 지하 단칸방의 대가로 삼순 씨는 스님에게 1억 원을 지급했던 것. 스님은 삼순 씨의 남편 사망 후 이사를 권했고 자신의 빌라를 강매했다. 또한 세 자녀와 떨어지게 했다.

이에 삼순 씨는 "어느 날 스님에게 갔는데 개가 죽어있었다. 그 개를 가리키면서 큰 아들 대신 죽은 거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나랑 같이 있으면 큰 아들이 죽는다고 했다"라며 자녀들과 헤어질 수밖에 없던 사연을 밝혔다.

전문가는 "삼순 씨의 지지 자원을 다 끊어내게 했는데 이는 수족을 끊어내는 일이다"라며 가족들과의 연락을 단절시킨 것도 같은 선상의 일이라고 분석했다.

제작진은 정식 승려라는 송화 스님이 주장하는 소속 종단에 스님의 신분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관계 종단은 송화 스님의 승적은 확인되지 않고 자신의 종단에서 행자 생활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사는 삼순 씨가 송화 스님에게 정신적으로 예속되었다며 오랜 가스라이팅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남편의 사망으로 그런 사건이 앞으로 안 생겼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고 그런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가해자를 따른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영험하다고 믿게 된 일은 어떻게 된 것일까. 제작진은 취재를 통해 송화 스님이라 자신을 부르는 최모 씨가 과거 유명 점집을 운영했고, 지인들을 통해 들은 정보로 점을 봐주고 사기를 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금융기관에 오래 일한 송화 스님의 최초 신도가 스님과 경제 공동체일 것이라 추측했다. 이에 제작진은 최초 신도에게 사라진 돈과 사찰 구매에 대해 추궁했다. 그러나 최초 신도는 대답을 피하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

끝까지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정당성을 주장하는 송화 스님은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이야기에는 화부터 냈다. 이에 전문가는 "불편한 지적을 하면 화내고 자기애가 매우 강한 사람이다. 공감 능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인데, 가해자는 피해자를 정신적, 심리적으로 살인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삼순 씨의 세 자녀들이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어머니를 위해 어머니 곁을 떠난 아들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리고 그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전했다.

또한 주소를 옮겨가며 수사를 피하고 있는 최모 씨를 지적하며 수사 당국의 강력한 수사 의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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