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토)

방송 프로그램 리뷰

"죽도록 힘들면 언젠가 되더라"…뽀글이 댄서 언니, 디올 디자이너 되다

김성화 에디터 작성 2022.04.21 16:12 수정 2022.04.21 17:52 조회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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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온더블럭 임세아 편

[SBS연예뉴스 | 김성화 에디터] 2000년대 초반 신화 댄서들 중 '뽀글머리 언니'로 유명세를 떨친 그녀가 한국인 최초 디올 패턴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주인공은 '털기 춤'으로 유명했던 댄서이자, 현재는 3년 차 디올 패턴 디자이너인 임세아 씨입니다.

20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어느 날 갑자기' 편에서는 DJ DOC, 싸이, 신화 등 2000년대 초 유명 가수 댄서로 활동하다 어느 날 디자이너로 변신한 임세아 씨가 출연했습니다.

유퀴즈온더블럭 임세아 편

# '뽀글이 머리' 신화 옆 유명 댄서→명품 디올 디자이너로 변신

17년째 파리지앵으로 살고 있는 임세아 씨는 "현재 3년 차 디올 패턴 디자이너로 파리 본사에서 일하고 있다"며 출연을 위해 휴가차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다소 생소한 패턴 디자이너에 대해 그녀는 "디자이너가 패턴을 그려 '아틀리에'(옷을 만드는 작업실)에 주면 우리가 마네킹 위에 입체적으로 재단하는 것"이라며 "입체적으로 볼륨과 라인을 다 잡고 패턴까지 다 만들어 작업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건축으로 치면 설계, 시공, 마무리 일을 하는 형식입니다.

패턴 디자이너 15년 차로 세계적인 스타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임세아는 "파리에서 의상 학교를 졸업한 뒤 프랑크 소르비에 오트 쿠튀르에서 일을 하고 이후 파코라반, 셀린느, 자퀴뮈스, 생로랑을 거쳐 현재는 디올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가 만드는 옷은 전 세계에 몇 벌 밖에 없는 한정판 의상으로 가격 또한 대단합니다.

임세아는 "쇼에 보여드리고 나면 한 대륙에 한 벌밖에 못 판다. 그런데 파티에서 겹치면 안 되니 6벌도 안 되는 경우도 많다"며 "가격은 중형차에서 아파트 한 채까지. 억 단위가 나간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어 "옷에 정성도 많이 들어가고, 패턴을 만들 때도 고객 치수를 정확히 잰다. 기성복 77을 입으신다면 44로 보일 수 있게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정말 장인의 손길처럼 한 땀 한 땀 만든다"며 정성이 가득 담긴 제작 과정을 전했습니다.

유퀴즈온더블럭 임세아 편

#임세아가 한 땀 한 땀 만든 드레스, 할리우드 스타들도 반했다

임세아 씨가 만든 옷을 할리우드 대스타들이 입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20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배우 샤를리즈 테론, 다코타 패닝, 제니퍼 애니스톤이 임세아의 드레스를 입었습니다.

임세아는 "세 분 다 몸매가 워낙 좋으시다. 샤를리즈 테론은 여신처럼 보이게 하려고 허리를 강조했고, 다코타 패닝은 사랑스럽게 퍼프를 강조했고, 제니퍼 애니스톤은 섹시하면서도 우아하게 연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샤를리즈 테론이 시상식 때 빨리 드레스를 입고 나가야 하는데, 다시 돌아와 내게 '비쥬'를 해주셨다.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그 외에도 해외 스타들이 감사하다며 보낸 초콜릿, 샴페인, 꽃다발 등 함께한 추억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 '뽀글이 언니' 인기 찌르던 댄서 시절, 돌연 파리로 떠나다

2000년대 초반 싸이, 신화 등 내로라하는 유명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며 '뽀글이 언니'로 화려한 댄서 생활을 이어가던 임세아 씨는 돌연 파리로 떠났습니다.

팬클럽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춤을 많이 추다 보니 발목 부상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부상과 함께 댄서 생활 대한 고민이 깊어진 그녀는 26세에 돌연 춤을 접고 디자이너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유퀴즈온더블럭 임세아 편

임세아 씨는 "발목 부상이 왔을 때 '내가 앞으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됐다. 마침 내가 불문과이기도 하고 외할머니가 의상실을 하셨다. 파리에는 의상전문학교가 많아 입학을 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되면 다시 돌아오자'라는 생각으로 그냥 무작정 떠났다"며 "어학연수 1년을 예상하고 떠났지만 의상학교를 지원했는데 합격을 했다. 불문을 전공했지만 말은 못했고 쓸고 읽는 건 대충 할 줄 알았다. 용감하게 영어로, 안 되면 손짓 발짓하며 공부했다"며 힘들었던 유학 생활을 전했습니다.

이어 "단어를 모르면 한국말로 번역하고 공부하며 날밤을 샌 적도 많았다"며 "죽을 만큼 힘든 걸 몇 번 겪다 보면 언젠가는 되더라. 그 경험을, 그런 순간들을 믿었다"고 전했습니다.

임세아 씨는 인터뷰를 끝내기 전 마지막으로 패턴 디자이너로서의 목표를 전했습니다.

"한국에 입체 패턴과 오트 쿠튀르를 가르치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 좋은 학교들 많지만 내가 가진 노하우를 잘 알려주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습니다.

(SBS연예뉴스 김성화 에디터)

(SBS 스브스타 /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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