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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유체이탈자'vs'연애 빠진 로맨스', 뻔한데 재밌다

김지혜 기자 작성 2021.11.23 19:21 수정 2021.11.24 09:13 조회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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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마블 영화 '이터널스'가 장기 집권하던 박스오피스 정상을 내려오자 빈자리를 노리는 한국 영화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 영화 '장르만 로맨스'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진 '유체이탈자'와 '연애 빠진 로맨스'가 오는 24일 개봉한다.

'유체이탈자'는 기억을 잃은 채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가 모두의 표적이 된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추적 액션 영화로 윤계상이 원톱 주연을 맡았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로 충무로 블루칩인 전종서, 손석구가 주연을 맡았다.

스릴러와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다른 두 영화의 상반된 개성과 매력을 들여다봤다.

유체

◆ '유체이탈자', 할리우드가 찜한 상상력…윤계상·박용우의 매력

'유체이탈'이라는 말은 어떤 유명인사의 화법으로 익숙한 단어지만 그 개념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어내면서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확장됐다. 심지어 이 영화는 개봉도 전에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시나리오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12시간마다 자신의 몸이 바뀐다'는 아이디어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이안(윤계상)은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기억을 잃고 만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연속적으로 하게 된다. 몸이 바뀌는 건 12시간 간격이며, 주변 인물의 몸으로 옮겨가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 초반 강이안의 몸이 다른 사람의 몸으로 옮겨가는 기현상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며 흥미를 자극한다. 관객의 호기심이 '왜'와 '어떻게'에 집중된 가운데 이야기가 전개되며 비밀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흥미로운 설정은 좋았지만 복선 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유체이탈의 메커니즘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찜찜함을 남긴다. 설정을 던지고 따라오라는 식의 불친절한 전개는 아쉬움이다.

시나리오의 결정적 빈틈에도 불구하고 상업 영화로서의 강점은 뚜렷하다. 액션과 연기다. 특히 영화 후반부 이어지는 다양한 액션신들은 윤계상이 주도하는 후반부 액션 장면은 할리우드 영화 '존 윅'이 떠오를 정도로 화려하고 역동적이다. 또한 타이틀롤을 맡은 윤계상은 원톱 주연으로서의 안정된 연기력과 준비된 액션 연기로 자신의 기량을 한껏 뽐낸다. 여기에 박용우의 서늘한 악역 연기가 인상적이다.

연애

◆ '연애 빠진 로맨스', 정가영의 말맛X손석구·전종서의 케미

독립영화 '비치 온더 비치', '밤치기', '하트'로 주목받았던 정가영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남녀의 연애담을 소재로 사람들의 관계와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꾸준하게 해왔던 감독의 스타일을 상업 영화에도 고스란히 가지고 왔다.

독립영화에서는 정가영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도 했지만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는 자신의 시나리오를 보다 맛깔나게 살려줄 배우들을 기용했다.

데이팅 앱으로 만난 우리(손석구)와 자영(전종서)의 썸이 초반부터 감각적인 편집과 속도감으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손석구와 전종서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대사들을 탁구공처럼 리드미컬하게 주고받으며, 감독이 의도한 말맛을 제대로 살렸다.

정가영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영화 중 유일하게 출연을 하지 않았지만 이 영화에는 '남자 정가영'과 '여자 정가영'이 존재하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서 배우들의 개성이 묻힌 건 아니다. 배우들이 가진 개성과 감독의 아이덴티티가 만나 보다 생동감이 넘치는 연애담이 만들어졌다. 정가영 감독은 데뷔작을 매끈하게 만들어내며 상업영화계에 안착했다.

다만 장르 컨벤션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상반된 성격을 가진 두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갈등하며, 오해를 풀고 밝은 미래를 암시하는 결말로 마무리되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성이 두드러진다. 좋게 말하면 안전하고, 나쁘게 말하면 뻔하다. 그러나 2030 관객들이 보편적으로 좋아할 요소들을 감각적으로 타겟팅하며 데이팅 무비로서의 강점을 확보했다. 술자리에서의 플러팅, 친구들과의 질펀한 수다, 의도와 목적이 오해받아 벌어지는 갈등 상황 등에서 쏟아지는 생기 넘치는 대사들이 진부함을 보완한다.

손석구, 전종서 두 배우의 매력도 돋보인다. '멜로가 체질'의 특별출연 만으로도 여성 팬들의 호감을 샀던 손석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호감과 연민 그리고 애정을 유발할 수 있는 강력한 매력을 발산한다. 또한 '버닝', '콜' 등에서 광기의 연기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했던 전종서는 '센캐' 전문 배우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허물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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