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미투 가해자로 지목돼 영화계 활동을 중단했던 조현훈 감독이 필명으로 드라마 극본을 집필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조현훈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주진'이라는 필명으로 '홈타운'을 집필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2013년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영화계 동료에게 한 것 또한 제가 맞다. 저는 당시에도 지금도 그 일을 부정하거나 숨기려고 하는 의도는 없었으며, 그 마음은 변치 않았다. 저는 그 일에 대해 여전히 끊임없이 되뇌고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 영화 '꿈의 제인'으로 데뷔한 조현훈은 그해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2018년 미투 의혹이 터졌다. 제보자는 2013년 인디포럼 폐막식 후 뒤풀이 자리에서 조현훈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조현훈 역시 가해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그는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 시간을 갖겠다고 발표했다.
조현훈은 3년이 지나 슬그머니 복귀했다. 본명 대신 '주진'이라는 필명으로 '홈타운'을 집필한 것.
이 같은 사실은 27일 '씨네21'의 보도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드라마 담당 프로듀서는 주진 작가가 조현훈 감독이며, 그가 성추행 가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홈타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 편성이 확정되고 스태프와 배우 계약이 다 끝난 때였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주 방송부터 크레딧에서 이름을 지우고 시청하시는 분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제작사의 변명은 실망스럽다. 드라마에서 연출과 작가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편성 이후 이 사실을 인지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드라마에 대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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