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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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날 기억해줘요" 양요섭이 음악으로 전한 진심

강경윤 기자 작성 2021.09.24 09:11 수정 2021.09.24 09:20 조회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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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요섭

[SBS 연예뉴스 ㅣ 강경윤 기자] "꽃이 피는 게 두려워/내가 잊혀질까 무서워/지독히도 추운 겨울이/내 마음과 많이 닮았죠"('꽃샘')

하이라이트 양요섭이 달콤쌉싸름한 노래들을 담은 솔로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미디엄 R&B 장르의 '브레인'부터 레트로 한 분위기의 '초콜릿박스', 듀엣곡 '느려서 괜찮아', 자작곡 '드라이 플라워' 등 각기 다른 색깔을 담은 12곡이 앨범 '초콜릿 박스'에 담겼다. 이번 앨범은 마치 "그렇다면 이 맛은 어때요?"라며 손을 내미는 느낌이다.

양요섭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대사에서 '초콜릿박스'라는 앨범명을 착안했다. 지난해 8월 전역한 양요섭은 지난 5월 하이라이트로 가요계에 복귀했다. 군백기에 느꼈을 조바심과 절박함을 내려놓고 12년 차 아이돌그룹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어쩌면 이제는 조금은 한숨을 돌렸을 법한 양요섭은 제대하기 전부터 준비한 솔로 정규앨범을 내놓았다.

이미 라이브 공연과 뮤지컬 공연 등에서 음악적 실력으로는 인정을 받았지만 양요섭은 더욱 성장하기 위해 자기 관리도 철저히 했다.

양요섭

매일 운동하고 보컬 레슨을 받으며 철저히 부족한 부분을 고쳤다. 타이틀곡 '브레인'의 라이브 준비를 위해서는 호흡을 익히려고 줄넘기를 하면서 연습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이번 솔로앨범에서 양요섭은 이전보다 더욱 깊어진 표현력과 음색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멤버들도 그렇지만 그동안 활동하면서 허투루 쉽게 활동하거나 노래한 적은 없었어요. 그건 정말 자신 있어요. 팬분들과 저희가 만난 매개체가 노래인데 쉽게 생각하면 안 되니까요. 아직도 노래하는 게 참 어렵고 연습하고 또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그런 노력하는 모습을 좋게 보주시고 기억해주셔서 멤버들과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어요."

이번 인터뷰에서 양요섭은 하이라이트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지나온 시간을 표현하는 습관적인 말이 아니었다. 함께 데뷔하고 활동했으며, 짧지 않은 군백기를 함께 의지하며 보냈을 존재에 대한 고마움과 존중이 엿보였다.

양요섭은 얼마 전 진행한 하이라이트 온라인 팬미팅에서 멤버들과 함께 부른 '웃으며 인사해'를 뜻깊은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 곡은 이기광이 입대 전 발표한 곡이다.

"가사는 웃으면서 이별하자는 내용이었지만 다 같이 부르면서 감회가 정말 새로웠어요. 우리가 드디어 웃으면서 팬들과 다시 만나고 인사를 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참 좋았어요. 어릴 땐 마냥 팬분들이 주시는 사랑에 감사함만 느꼈다면 이제는 팬들이 친구나 동지 같은 느낌이에요. 든든한 내편인 느낌. 물론 서운하고 속상한 순간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것마저도 팬분들과 나의 시작인 거잖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양요섭

양요섭의 가장 외로웠던 순간의 기억은 이번 앨범의 '꽃샘'이란 곡에 담겼다. 이 노래는 봄을 시샘하는 것처럼 지독히도 추웠던 어느 날 양요섭이 가슴속으로 외쳤던 말이 고스란히 가사로 적힌 곡이다.

"결국 난 미움 받겠죠/ 날 잊지 말아요/ 날 기억해줘요/마지막으로 소리치는 내 맘 알아줘요"

"군대에서 있었던 시간이 힘들었어요. 일이나 사람 때문이 아니라, 잊혀질까봐 불안하고 초조한 시간들이었어요. 그 맘이 '꽃샘'에 표현되어 있어요. 군 복무 시절에 광화문에서 근무를 자주 섰거든요. 정말 추운 겨울에 온 몸을 덜덜 떨면서 근무를 서고 있자면 온갖 생각이 다 떠올랐고, 힘들었어요. 연예인으로서, 아티스트로서 '나는 이제 어떤 행보를 걸어야 할까', '대중들은 나를 잊은 게 아닐까' 두렵고 조급했던 그때의 마음을 담았어요."

달콤하지만 쌉사름한 맛의 초콜릿처럼 양요섭은 음악을 통해서 그간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과 영감을 표현하고자 했다. 12년 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한결같이 하이라이트의 곁을 지켰던 팬들에게도 큰 선물과도 같은 앨범이었다.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이 플레이 리스트에 처음부터 끝까지 쭉 넣고 들었을 때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각각의 곡들이 각각 다른 맛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작업했어요. 어디선가 제 음악을 듣고 목소리를 알아주고 더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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