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뮤지컬 배우 김준수 "객석에서 훌쩍이는 관객들을 보면..."

강경윤 기자 작성 2021.06.24 22:44 수정 2021.06.25 14:14 조회 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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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SBS 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뮤지컬 '드라큘라'는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현실에 없는 400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소재를 다룬 뮤지컬인 만큼 이 감정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달할지는 오롯이 배우들의 몫이다.

배우 김준수가 비극적인 인물 드라큘라 역을 맡는다. 2014년 뮤지컬 '드라큘라' 초연에서 붉은 머리의 드라큘라를 연기해 호평을 받은 김준수는 2016년 재연, 지난해 삼연에 이어 2021년 네 번째로 파괴적이지만 그 안의 본질은 애절한 감정 그 자체인 사랑을 연기한다.

김준수는 '드라큘라'의 독창적인 매력을 판타지적 사랑에서 찾았다. 예를 들어,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는 "당신과 함께 하기 위해서 기차를 탈선시켰다."는 대사를 한다. 다른 뮤지컬에서는 나오지 않을 법한 비현실적 말이지만, 이 대사야말로 드라큘라의 매력을 보여준다고.

판타지적이고 관객에게 웃음을 터뜨릴 만한 엉뚱한 말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녹아든 거칠지만 순수한 드라큘라의 사랑은 김준수가 말하는 '드라큘라'의 매력의 핵심이었다.

'드라큘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종착지로 한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드라큘라의 사랑 이야기에 2시간 30분을 몰입한다. 김준수의 즉흥적인 연기가 드라큘라의 감성을 한결 더 자연스럽게 보여준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던 지난해 공연에서도 김준수의 공연은 객석 점유율 95%를 차지했다.

"어떤 범주 안에서 대사와 행동들은 달라질 수 있어요. 즉흥적인 연기를 하는 여유가 생긴 것도 있을 것이고, 그때의 상황에 맞는 톤, 컨디션에 따라서 여러 대사들을 다르게 해보고 있어요. 큰 내용에서는 다르지 않지만 계속해서 공연을 관람하시는 분들은 눈치를 채실 만한 부분일 거예요. 그리고 함께 하는 배우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고요."

김준수

실제로 김준수는 여러 회차를 반복적으로 관람하는 관객들이 사랑하는 배우로 꼽힌다. "공연을 보고 나왔는데 어느새 다시 공연 예매 사이트에 접속해 있다."는 후기들도 많다. 관객들의 열성적인 지지와 응원, 이제는 배우로서 김준수를 설명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됐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커튼콜 때 잠깐 빼고는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잘 보이지 않아요. 가끔 '배우와 눈이 마주쳤다'는 후기들을 봤는데 잘 안 보여요. 조명의 역광이기 때문에 객석은 아주 어둡거든요. 실제로 객석이 보이면 연기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 1~2열 관객들이 희미하게나마 훌쩍거리는 모습을 보면 사실 힘이 많이 돼요. 저도 빠져서 연기하고 있지만, 제 연기에 납득해주시고 감동을 받는다는 게 참 감사하죠."

김준수는 인터뷰 중간에 "뮤지컬을 정말 사랑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어느덧 무대에 선 지 10년이 넘은 뮤지컬 배우가 됐지만, 관객으로서 느끼는 작품에 대한 순수한 애정은 여느 뮤지컬 팬들과 다르지 않다.

"공연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그게 라이벌 공연이라고 하더라도 상관 안 하고 보러 다녀요. 쉴 때는 주로 공연을 보고요. 공연 자체를 관객으로서 즐기는 팬이에요.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는 뮤지컬 공연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장르를 우선순위로 생각했었던 것 같네요."

김준수는 그간 초현실적이고 비현실적인 캐릭터와 장르를 주로 해왔다. 공교롭게도 그가 한 작품은 모두 '새드엔딩'을 맞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김준수는 앞으로는 유쾌한 웃음을 주는 작품도 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특히 폐업공장을 되살리는 찰리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킹키부츠'는 김준수가 한번 꼭 해보고 싶은 장르의 뮤지컬이다.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담은 '위키드'도 최근 그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본 작품 중 하나다.

"앞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상을 받고 싶다 그런 마음은 전혀 없어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드라큘라'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나잇대나 모습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매회 공연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런 마음으로 뮤지컬에 임하는 게 제 목표이기도 합니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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