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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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198곡 저작권' 가수 라비에게 묻다

강경윤 기자 작성 2021.06.03 19:05 수정 2021.06.04 09:42 조회 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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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

[SBS 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재능과 성실함, 동시에 갖기는 어려운 성질의 것들이다. 가수 라비(29·김원식)는 그런 면에서 특별하다. 재능이 뛰어난데다가 성실하다. 저작권 협회에 등록된 198곡의 자작곡이 라비의 특별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3일 라비는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Roses)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 역시 라비는 전곡 작사, 작곡에 이름을 올렸다. 더블 타이틀곡 '꽃밭'은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는 눈에는 봄의 생기가 돈다는 감정을 '꽃'과 '꽃밭'에 비유한 곡이고, '카디건'은 사랑하는 이를 카디건이라는 사물에 투영해 표현한 트렌디한 노래다.

라비는 이번 앨범에 특별한 메시지를 담기보다는 대중성 있는 사운드에 초점을 곡들로 채웠다. 앨범의 성패에 대한 부담감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었을 터. 레이블 그루블린 설립 3년 차를 맞은 라비에겐 더욱 그러했다.

"내가 잘해야 좀 더 든든한 구석이 될 수 있으니까 부담감은 없을 순 없었어요. 성과도 당연히 신경을 안 쓸 수 없고, 콘텐츠 적으로도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자랑스러운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욕심도 늘 있으니까요."

라비가 설립한 그루블린에는 래퍼 콜드베이, 칠린호미, 가수 시도 등이 소속돼 있다. 그는 지난 연말에는 대마초로 한차례 물의를 일으킨 나플라도 품에 안았다. 논란과 비판이 있었지만 라비는 적극적인 영입으로 레이블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려 했다.

"'언젠가 레이블을 만들어야겠다'란 생각을 처음부터 가졌던 건 아니었어요. 좋아하는 음악이나 장르들이 음악을 하다 보니, 점점 더 그런 생각이 선명해졌어요. 제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을 때 회사를 만들었어요. 제가 좀 더 챙겨주고 싶은 사람들과 제가 바라는 에너지의 집단을 구성하고 싶었거든요."

수장으로서의 부담을 딛고 라비는 이번 앨범에서도 과감한 시도들을 했다. 라비는 지난 '쇼미더머니'에서 가장 주목받은 아티스트 원슈타인을 비롯해 블랭, 안병웅, 제이미, 시도 등 실력파 뮤지션들의 피처링으로 참여시켜 한층 더 트렌디한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라비

라비라는 가수에게 빼놓을 수 없는 건 9년 간 꾸준히 내놓은 곡들이다. 실력이나 성실함 그 둘 중 하나만 가지고서는 이룰 수 없는 성과다. 저작권 협회에 등록된 곡들만 198곡. 아이돌 저작권 순위 1위에 올라섰다. 라비는 이 놀라운 기록에 대해 묻자 솔직함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솔직히 부담스러운 점도 있어요. 왠지 돈 많은 것처럼 보일까 봐요.(웃음) 숫자가 키워드가 되면 좀 부담스럽죠. 사실 남준(RM)이나 지드래곤 선배님 같은 분도 있는데 제가 이름 붙이긴 상당히 민망해요. 그런데 동시에 재밌기도 해요.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요. 올해 안에는 정규앨범을 내고 싶어요."

저작권에서 시작된 대화는 자연스럽게 정규 앨범 계획으로 이어졌다.

"굉장히 바쁘지 않아요?"란 걱정 섞인 질문에 라비는 "바쁘다."라고 멋쩍게 웃으면서도 "음악 작업은 그냥 어제도 오늘도 매일 하는 것"이라며 올해 안에 11곡을 담은 정규앨범을 내놓겠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이미 '로지스' 작업을 하면서 정규앨범에 들어갈 상당한 곡들을 이미 작업해뒀다는 소식도 살짝 귀띔하기도 했다.

문득 그가 지난해 '라디오스타'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한 때 내는 곡 수만큼 성과가 없는 것 같아서 우울하기도 했지만, 라비라는 가수가 200곡째에 히트하는 가수일 수도 300곡째에 히트할 수도 있으니 안 가보면 모르지 않나."라던 그의 진심 어린 고백이.

"가끔 저희들끼리 그런 말을 하거든요. '대체 저스틴 비버와 크리스 브라운은 언제 촌스러워질까.' 늘 새롭고 여전히 세련됐으니까요. 그런 걸 생각해보면 내가 얼마나 음악을 했는지 나이가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나를 둘러싼 환경이나 사는 방식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도 촌스럽지 않은, 음악 안에서는 영원히 새로운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가수로 남고 싶어요."

라비는 3일 오후 6시 미니4집 '로지스'를 발표했다. 이번 앨범에는 '꽃밭'과 '카디건'(Feat. 원슈타인) 등 더블 타이틀곡을 비롯해 'CHEE$E'(Feat. BLNK, 안병웅), 'RED VELVET'(Feat.제이미), 'ROSES', '어느점'(Feat. 시도), 'I DON'T DENY' 등 7곡이 수록됐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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