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크린 현장

"난 공주님 아냐"…윤여정, 명품 드레스 250벌 거절한 사연

김지혜 기자 작성 2021.04.29 17:31 수정 2021.04.29 17:53 조회 3,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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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윤여정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위너'가 됐을 뿐만 아니라 레드카펫에서도 '패셔니스타'로 각광 받았다.

이날 윤여정이 입은 남색 드레스는 두바이에 기반을 둔 브랜드 마마르 할림(Marmar Halim)의 것이었다. 여기에 보네타 베네타(Bottega Veneta)의 구두와 로저 비비에(Roger Vivier)의 클러치를 매치에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시상식 룩을 완성했다.

최근 SBS 웹콘텐츠 '문명특급'와의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협찬을 안 받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안 해준다. 늙은 사람이 입으면 안 산다고. 그래서 다 내가 사 입는다"는 솔직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윤여정을 패션계가 홀대할 리 없었다. 수많은 명품 브랜드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상식에서 윤여정의 스타일링을 담당한 홍콩 출신의 유명 스타일리스트 앨빈 고는 미국 뉴욕포스트 '페이지 식스'와의 인터뷰에서 드레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앨빈 고는 윤여정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할머니 같다. 그녀는 자신이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조차 스스로 알지 못한다. 그것이 그녀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윤여정

이어 "윤여정이 내게 '나는 (시상식에서) 눈에 띄지 않아도 된다. 큰 보석도 필요 없고 엄청난 옷(crazy clothes)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나는 이 말을 절대 잊을 수 없다"라며 "나는 지금까지 엠마 왓슨, 틸다 스윈튼, 우마 서먼, 다코타 존슨, 마고 로비 등 수많은 셀러브리티들과 일해 왔다. 나는 지금껏 유명한 셀러브리티들과 연예인들이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업계에서 50년간 일 해온 톱셀러브리티인 여배우가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미국 배우조합상부터 호흡을 맞췄다. '오스카 바로미터'로 불리는 시상식에서 수상에 성공하자 각종 의상과 하이퀄리티 주얼리, 클러치백 등 250여 개의 명품 브랜드에서 윤여정에 의상을 제공해주겠다고 러브콜을 보내왔다.

엘빈 고는 "나는 끊임없이 브랜드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브랜드 측 사람들은 윤여정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입히기 위해 돈까지 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윤여정은 그런 것들에 관심이 없었다"고 전했다.

윤여정의 선택은 마마르 할림의 네이비색 드레스였다. 가격은 100~300만 원 선으로 명품 브랜드의 드레스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의 옷이었다.

앨빈 고는 "윤여정이 선택한 옷은 그녀가 평소에 자주 입던 실루엣이었다. 가벼운 천에 앉고 서는 것이 편안하며 쉽게 구겨지지도 않는 편안한 의상이었다. 그 옷을 입고 윤여정 역시 '좋다'고 만족해했다"며 "사실 원래 드레스의 디자인에는 패널(드레스를 더욱 풍성하게 보이게 다른 천을 드레스 자락에 끼워 넣는 것)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윤여정은 드레스가 너무 화려하게 부풀어 보이는 걸 원하지 않았고 우리는 패널을 다 꺼냈다. 윤여정은 공주님 같은 겉모습으로 보이는 것에 관심이 없다. 자신의 나이에 걸맞게 보이길 원하는 배우다"고 설명했다.

연기뿐만 아니라 패션에서도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윤여정은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의 수상 소감을 한 수상자로 꼽힘과 동시에 레드카펫 패셔니스타로도 꼽혔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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