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크린 현장

박정민, 환희의 순간 하늘에 보낸 편지…故 박지선을 기리며

김지혜 기자 작성 2021.02.10 08:48 수정 2021.02.10 09:36 조회 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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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말과 표현이 쉬운 시대지만 누구에겐 이름을 언급하는 것조차 조심스럽게 여겨지는 순간이 있다.

박정민에게 박지선이 그랬다. 어쩌면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부정하고 싶었기에 말로 하는 애도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전 국민을 놀라게 했던 뉴스가 전해진 그날, 박정민은 가장 먼저 빈소로 달려갔다. 고인을 잘 보내주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지 모른다.

쉽지 않은 연예계 생활에서 존재 만으로 위로가 되는 친구 사이였다. 친구는 먼저 떠났고, 또 다른 친구는 세상에 남아 환희의 순간을 맞았다.

세상에서 가장 기쁜 날, 박정민은 단 한 사람의 이름을 떠올렸다. 찰나의 순간,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에도 깊은 고민이 엿보였다.

박정민

9일 오후 열린 제41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박정민이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박정민은 무대에 올라 "지금 이 순간 딱 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할 수 있다면 딱 한 분이 떠오른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할까 말까 고민을 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촬영할 때 괜찮냐고 물어봐 준 친구가 있다. 늘 제 안부를 물어주고 궁금해한 친구가 작년에 하늘나라로 갔다. 제가 아직 그 친구를 보내지 못했다. 만약 상을 탄다면 괜찮냐고 물어봐주지 못한 거에 대해 사과하고 하늘에서 보고 있는 그 누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더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전했다.

박정민의 추모는 담백했으나 묵직했다.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를 건네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미안함 그리고 회환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그리고 생의 의지와 열정을 다지는 말로 친구를 향한 추모를 마무리했다.

박정민의 진심은 분명 하늘에 가 닿았을 것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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