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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 가족 보살핌 없이 홀로 알츠하이머 투병"…국민청원 올라와 '충격'

강선애 기자 작성 2021.02.07 09:52 조회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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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1960~70년대 큰 인기를 얻은 영화배우 윤정희(77, 본명 손미자)가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데 프랑스에 가족의 보살핌 없이 홀로 방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5일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7일 현재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실명이 가려진 상태다.

청원인은 글에서 윤정희의 상태에 대해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각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에 있다"라고 밝혔다. 윤정희는 지난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75)와 결혼해 슬하에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중인 딸 백진희 씨가 있다.

윤정희

청원인은 "필요한 약을 제때에 복용하지 못할 경우, 특히 당뇨약의 경우 치명적인 사태가 올 수도 있어서 심히 염려가 된다"며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서 자기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직계 가족인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간병인도 따로 없고, 프랑스 정부 보조 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세 번 와서 청소를 해주고 간다. 형제들과의 소통은 아주 어렵고 외부와 단절이 된 채 거의 독방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형제들이 윤정희를 방문하려 해도 딸이 "감옥의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주었다"며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은 찾아볼 수가 없다"라고 호소했다. 또 배우자는 "자기 아내를 안본지가 2년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윤정희의 남편 백건우에 분노했다. 그는 "자기는 더이상 못하겠다면서 형제들한테 윤정희의 간병치료를 떠맡겼다"며 "그러다가 2019년 4월 말에 갑자기 딸을 데리고 여의도에 나타나서 아침에 자고 있는 윤정희를 강제로 깨워서 납치하다시피 끌고 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백건우가) 언론에 자청해서 인터뷰를 했다"며 "감추어도 모자랄 배우자의 치매를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 의식 불명 또는 노망상태인 것처럼 알렸다"고 전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파리에서 오랫동안 거주했지만 한국 영화에 대한 애착은 끊임이 없고, 한국을 사랑하며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윤정희는 노후를 한국땅에서 보내길 원한다고 항상 얘기했다"며 "윤정희가 직계 가족으로부터 방치되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박탈된 현 상황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제대로 된 간병과 치료를 받으며 남은 생을 편안히 보냈으면 하는 게 청원자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밝혔다.

윤정희는 1960년대 문희·남정임과 함께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며 당대를 풍미한 배우다. 약 32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대종상 여우주연상 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3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 3회를 수상하는 등 연기력도 인정 받았다. 마지막 작품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다.

백건우는 지난 2019년 내한공연을 하며 아내의 병세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은 연예계에 소문만 무성했던 일인데, 백건우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실로 알려지게 됐다. 백건우는 딸과 함께 한 인터뷰 자리에서 "윤정희에게 10년 전 시작된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각해졌고, 딸의 옆집으로 옮겨 간호를 받고 있다"라고 말한바 있다.

윤정희와 백건우는 결혼 후 40년간 잉꼬부부로 유명했다. 윤정희는 전세계 각지에서 열린 백건우의 연주에 늘 동행했고, 언제 어디서든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다정한 모습이었다. 진위 여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윤정희의 현 상태를 폭로한 이번 청원글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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