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부산국제영화제, 코로나19 딛고 개막…기대와 우려의 열흘

김지혜 기자 작성 2020.10.21 17:25 수정 2020.10.21 17:31 조회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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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를 딛고 오프라인으로 개막했다.

영화의 포문은 개막 선언과 개막작이 상영되는 개막식으로 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개·폐막식이 따로 열리지 않는다.

일정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총 10일이다. 규모는 대폭 축소했다. 올해 상영작은 68개국 192편이다. 매년 평균 300편 내외의 영화를 상영해왔던 것을 생각하면 큰 차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상영작은 줄었지만 초청 작품의 질은 높아졌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칸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 여파에 오프라인 개막을 포기하고 베니스영화제가 규모를 축소해 개최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로 수작이 몰렸다.

칸

칸국제영화제는 올해 영화제를 포기하면서 뒤이어 열리는 베니스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칸이 선정한 영화들을 상영해주길 요청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칸국제영화제의 선정작 56편 중 23편을 상영한다.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 가와세 나오미의 '트루 마더스', 왕가위의 '화양연화' 복원판, 디즈니와 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소울', 프랑수아 오종의 '썸머 85', 연상호 감독의 '반도' 등이 상영된다. 뿐만 아니라 앞서 열린 베를린, 베니스영화제의 수상작과 초청작들을 상영할 예정이다.

영화 상영은 영화의전당 6개관, 남포동 롯데시네마 6개관 등에서 이뤄진다. 상영 횟수도 편당 1회 상영으로 제한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예매 경쟁이 치열하다. 개폐막작을 비롯해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및 월드 프리미어 영화들은 티켓이 매진됐거나 매진이 임박한 상태다.

지난 9월 14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 당시 영화제 측은 "코로나19가 심화되면 최악의 경우 영화제를 취소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지만 다행히 지난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됐다.

부산

그 결과 영화제 측은 극장에 입장하는 관객 수를 전체 좌석의 25%로 늘려 잡을 수 있게 됐다.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의 경우 최대 500석을, 실내 극장은 최대 120석을 제공한다.

영화인과 관객을 잇는 핵심 행사인 '관객과의 대화'도 열리게 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선정작 192편 중 140여 편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다. 특히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와이드 앵글 부문 등의 선정작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부산을 찾아 모두 45번의 관객과 대화가 열릴 예정이다.

'미나마타 만다라' 하라 카즈오, '시티홀' 프레데릭 와이즈먼, '먼바다까지 헤엄쳐 가기' 지아장커, '트루 마더스' 가와세 나오미 등 거장 감독들은 온라인으로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할 예정이다.

영화 상영 외 비즈니스 및 포럼, 2020 아시아필름어워즈, 아시아콘텐츠어워즈 시상식 등은 온라인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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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이후 대부분의 국제영화제가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규모를 50% 가까이 줄여 소규모 개최한 것을 생각하면 부산국제영화제는 최대 규모로 열린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결정에 전 세계 영화인들은 지지의 의사를 표하며 '무사 개최'를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는 "스물다섯, 아직 청춘인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적으로 축복받은 땅이자 영화의 나라인 한국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격려했고, 봉준호 감독은 "올해도 변함없이 관객 여러분들과 만나게 된 부산국제영화제가 더욱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며 응원을 전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왔다고 해도 이 정도 규모로 오프라인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영화제가 치러져야 할 명분은 확실하지만 진행 방식에 대한 위험과 아쉬움은 도사리고 있다. 열흘의 기간 동안 영화제 측은 철저한 방역 및 거리두기 등을 시행하며 '안전한 개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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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측은 모든 행사를 방역 자문단과 협의해 진행한다. 모든 티켓팅은 온라인으로 하며, 예매된 사람만 입장 가능하다. 취재진에게도 일일 출입증을 발급하지만, 가급적 온라인으로 취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할 폐막작은 일본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폐막일 오후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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