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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외로웠을까"…설리母, 후회의 눈물 공감 일으킨 이유

김지혜 기자 작성 2020.09.11 08:24 수정 2020.09.11 10:29 조회 8,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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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걸 이제야 안다는 게 후회스러워요"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을 그리는 엄마의 눈물에 시청자도 눈시울을 붉혔다. 걸그룹 f(X)로 데뷔해 큰 사랑을 받고 홀로서기 후 본인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대중들의 관심과 질타를 한 몸에 받았던 설리에 대한 조명이 이뤄진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10일 밤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에 출연한 설리의 어머니 김수정 씨가 '딸 진리'를 추억하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선 김수정 씨는 홀로 설리를 키우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과거를 회상을 했다.

김수정 씨는 "7살 때 이혼하고 직업 전선에 뛰어야 했다. 설리 유치원을 보낼 돈으로 학원을 보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부산 연기학원을 갔더니 학원 대표님이 너무 좋아하더라. '서울에서도 먹히겠다'는 생각으로 서울로 갔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 정도 했더니 수업료도 거의 끝났고 경비도 많이 들어 포기하려고 할 때 설리가 눈물을 흘리면서 '더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 버티기 힘들었던 한 달 후 드라마 '서동요'에 캐스팅됐다"고 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설리의 재능을 눈여겨봤다. 김수정 씨는 "기사를 보고 SM에서 연락이 왔다. 'SM의 간판스타 연예인으로 키우겠다'고 해서 어린 시절부터 숙소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수정 씨는 "SM과 처음에는 가수 계약을 안 했다. 배우 계약만 했다. 그런데 갑자기 키가 크면서 아역배우로서의 입지가 애매해졌다. SMS에서는 '우리 회사가 잘하는 게 뭡니까 아이돌로 가자'고 했다"고 걸그룹으로 데뷔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설리

20대 초반에 13살 연상의 최자와의 열애설이 불거지면서 설리는 많은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설리의 엄마 역시 딸의 연애를 반대했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도 멀어졌다.

딸의 연애를 반대한 이유에 대해서는 "갑자기 13살이나 많은 남자들이 나타났다는 건 갑자기 계단을 너무 많이 상승한 거다. 노는 문화, 술 문화, 음식 문화, 대화의 패턴 모든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중간 과정이 다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씨는 "자기가 만난 남자친구를 내가 허락 안 하니까 화가 많이 난 거 같다. 그때 많이 서운해하더라"고 했다.

그 후 설리는 경제적 독립은 물론 마음의 독립을 선언했다. 김수정씨는 "자기는 고생을 한 것 같고 이만저만하게 돈을 벌었으니 그 돈이 얼마인지 알려달라고 하더라. 다음 정산부터는 내역서를 쓰고 돈을 타 써야 한다고. 그때 바로 우리 사이가 끝난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설리의 연애는 순탄치 만은 않았다. 대중의 관심은 두 사람의 연애에 집중됐고, 설리 역시 심적으로 불안한 날이 많았다.

급기야 '응급실 사건'이 발생했다. 김수정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2016년에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손목을 그었다고 하더라. 응급실에 가서 곧 기사가 나갈 건데 놀라지 마시라고 연락을 하더라. 다 수습이 됐다고 했다. 병원에 직접 가보겠다고 했더니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다친 걸로 기사가 나가고 있는데 그러면 커버가 안된다고 했다"며 "병원에 가보지도 못해서 집에서 일주일을 울었다"고 말했다. 당시 설리는 최자와의 결별로 불안해하던 시기였다.

김수정 씨는 "아마 본인만의 발악이었던 것 같다. 모든 게 불안했을 것 같다. 사랑하는 남자는 떠난 것 같지. 엄마는 옆에 없지. 여러 가지 것들이 감당하기 어려웠겠다. 그리고 진심으로 누가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었겠다 생각이 든다"며 눈물을 흘렸다.

설리는 생전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일을 해서 저를 성숙하다고 생각하시더라. 힘들다고 이야기해도 들어주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하며 외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수정 씨는 설리가 떠난 집에서 딸의 흔적들을 발견하며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김수정 씨는 "설리의 집에 약봉지가 너무 많이 있었어요. 소화하지 못할 만큼의 양이었다. 가수 무대가 굉장히 공포스러워서 공황장애가 왔고 우울증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걸 이제 내가 안다는 게 후회스럽다"고 눈물지었다.

1994년생인 설리는 2005년 12세에 아역 배우로 데뷔해 2009년 그룹 에프엑스(f(x) 멤버로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펼쳤다. 그룹을 탈퇴한 후에는 배우 활동을 병행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그러나 25살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설리 엄마의 눈물에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한 이유는 설리의 외로움을 조금도 보듬지 못한 우리네 마음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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