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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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정체성"…브아걸, 4년 만의 화려한 '리바이브'(종합)

작성 2019.10.28 17:50 수정 2019.10.28 18:22 조회 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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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아이드 걸스

[SBS연예뉴스 | 강수지 기자] 오랜만의 인사는 언제나 반갑다. 좋은 노래와 무대로 사랑받던 이들의 귀환은 더더욱 반갑다. 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제아, 나르샤, 미료, 가인, 이하 브아걸)가 공들인 리메이크 앨범으로 4년 만에 컴백했다.

브아걸은 2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CGV 청담씨네시티 엠큐브에서 새 앨범 '리바이브(RE_vive)' 발매 기념 음감회(음악감상회)를 개최했다.

'리바이브'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가요사를 빛낸 윤상, 심수봉, 어떤날, 엄정화, 이은하, 베이시스, god, 김광진, 임현정, 조원선의 명곡 10곡을 브아걸의 색깔로 리메이크해 담은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서로 다른 분위기의 '원더우먼'과 '내가 날 버린 이유' 등 두 곡이다.

이날 나르샤는 "열심히 준비했으니 추억을 곱씹으면서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새 앨범에 '언니들이 또'라는 수식어를 붙여 활동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 브아걸, 4년 간 어떻게 지냈나

나르샤는 "기분이 알록달록하다. 어색하기는 한데 적당한 긴장감은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며 음감회의 문을 열었다.

이어 멤버들은 저마다 근황을 이야기하며 반가운 인사를 했다. 미료는 "PC게임을 좋아한다. 4년 동안은 매일은 아니지만 게임을 즐겨하면서 게임 방송도 했다. 유튜브 채널도 하고 있다. 유튜브에 '미료'라고 검색하시면 된다. 구독, 좋아요 부탁드린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미료가 유튜브 이야기를 하자 제아 또한 이에 질세라 "'제아월드'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웹 예능과 상담 콘텐츠로 활동을 했고, 최근에는 제주로 이사를 갔다. 제 인생의 가장 큰 이슈다. 그리고 브아걸 앨범, 솔로 앨범 등을 준비했다. 앨범 준비를 위해 거의 한 달째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독 개인 활동이 없었던 가인은 "제가 20살 때 데뷔를 했는데 지금까지 십몇년 일하면서 한 번도 휴식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긴 휴식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집 밖에도 거의 안 나가고 반려견 키우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온전히 저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달리려면 쉬어야 하는구나', '쉬는 것이 에너지가 되는구나' 하고 느꼈다"고 밝혔다.

방송 활동을 꾸준히 해 온 나르샤는 "9년 만에 다시 제 이름을 건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브랜드대상 후보에 올랐다"고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근황을 공개했다. 이어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구독, 좋아요, 알람 설정 부탁드린다. 앨범 준비도 했다"고 말하며 프로 유튜버다운 면모를 보였다.

특히 가인은 컴백이 늦어진 이유로 자신을 꼽으며 이른바 '셀프 디스'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가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해서 앨범 발매가 늦어졌다"며 "이제는 말썽을 안 부리려고 한다. 제가 막내이기 때문에 언니들을 잘 모셔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멤버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자 나르샤는 "가인이를 기다려주다 보니까 저희 평균 나이가 37세가 됐다. 다른 팀들은 평균 나이가 17세인데 말이다"라고 말하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제아는 "너무 '에지'있다"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또한 가인은 "4년 전(복귀 전)에는 말썽을 많이 부리고 소속사 분들이 긴장하면서 제 연락을 받았다"고 회상하며 "이제 나이도 들고 성숙해졌으니 열심히 방송 활동하고, 성숙하게 활동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 브아걸 색깔 입힌 명곡들…윤상·김현철 등의 편곡까지

새 앨범에는 두 타이틀곡 '원더우먼', '내가 날 버린 이유'를 비롯해 '결국 흔해 빠진 사랑얘기', '애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하늘', '사랑밖엔 난 몰라',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초대 (Feat. 엄정화)', '편지' 등 다채로운 장르의 10곡이 수록됐다.

'원더우먼'은 펑키한 기타 연주, 일렉트로닉한 편곡의 곡이다. '내가 날 버린 이유'는 슬프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발라드 곡으로 멤버들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돋보인다.

미료는 "옛 곡들이지만 보컬 조합과 팀 정체성을 담아서 신곡 못지않게 준비해 앨범을 만들어봤다. 그동안 퍼포먼스 위주의 곡들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저희가 그동안 바라 온 목소리 위주의 앨범을 만들게 됐다"고 리메이크 앨범 제작 이유를 밝혔다.

리메이크 앨범에 대한 이야기는 4년 전부터 나왔고, 제작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2년 전부터 진행됐다. 준비는 1년 반가량 걸렸다. 제아는 준비 과정을 회상하며 "거의 죽다 살아났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신곡도 준비가 어렵겠지만, 리메이크 작업이 가수, 스태프 등 모두에게 부담인 작업이더라.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며 "곡 리스트 선정하고, 편곡 단계 등 힘든 게 많았지만 뿌듯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가인은 "신곡은 곡 가이드를 받는데, 리메이크 곡은 원곡이 있다 보니까 저희 색깔로 해석을 해서 노래를 녹음해야 했다. 그런 과정이 힘들었다. 원곡을 자꾸 따라가게 되는 것 같기도 해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브아걸은 원곡의 뮤지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나르샤는 "원곡의 뮤지션분들을 저희가 언제, 어떻게 만날 수 있는 분들일까 싶다"며 "곡 리메이크도 허락받기 힘들었다. 한 번에 해주신 분들도 있고 여러 번 고사 끝에 허락해주신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곡자라면 (리메이크 허락에 대해)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생각의 시간이 당연히 필요했을 것 같다. 결국에는 브아걸을 믿고 허락을 해주셔서 원곡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번 앨범에는 윤상, 김현철, 이민수, G.gorilla, 라디, 적재, 영광의얼굴들, 곽진언, SUMIN(수민), 케이준 등 역량 있는 뮤지션들이 편곡자로 참여했다. 제아는 "편곡만 부탁하는 게 참 어려웠는데, 보컬들이 밥숟가락만 살짝 얹을 수 있게 편곡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편곡자들을 향한 고마움도 전달했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 "뮤직비디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이어지는 내용으로 꾸며진 두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다. '아브라카다브라' 등 브아걸의 히트곡 다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황수아 감독이 이번에도 뮤직비디오의 메가폰을 잡았다.

'내가 날 버린 이유' 뮤직비디오는 핼러윈을 테마로 구성됐다. 뮤직비디오에는 세 자매의 유령(제아 나르샤 가인), 잭-오-랜턴(할로윈 호박 등불) 설화의 잭, 한 남성 등 5명이 등장한다.

가인은 "세 자매의 유령이 하나로 연결돼 있고, 세 유령은 잭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한다"며 "잭 설화가 하드코어적이더라. 내용을 찾아보시면 뮤직비디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뮤직비디오의 내용을 설명했다. 미료는 "한 남성이 세 자매 유령 가운데 첫째를 사랑했고, 제가 연기한 잭은 가인이를 사랑했다"고 부연했다.

'원더우먼' 뮤직비디오 속 브아걸 네 멤버는 화려하게 꾸며진 파티룸에 검은색 턱시도를 입고 등장한다. 그 주위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드래그 퀸(여장 남자)들이 함께한다.

가인은 "두 뮤직비디오를 한 주에 찍었다. 연기가 어려운 '내가 날 버린 이유'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곧바로 '힙'한 느낌의 '원더우먼' 뮤직비디오를 찍으려니까 모두 조울증이 올 뻔했다. 상반된 느낌이 있다"고 유쾌하게 토로했다.

드래그 퀸 섭외와 관련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나르샤는 "드래그 퀸분들 가운데 공연 문화 예술에서 엄청난 활약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섭외하기 힘든 분들을 어렵게 모셨다. 스케줄상 참여하기 어려운 분들이 많았는데 스케줄 다 빼서 참여해주셨다"며 "주인공은 저희가 아니라 드래그 퀸분들이다. 저희는 일개 조연이다.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달했다.

이어 가인은 성별 표현에 대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기보다는 이미지적으로 다른 걸그룹들과 차별성을 두려고 했던 것"이라며 "보이시하게, 혹은 중성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곡 제목도 '원더우먼'이고 정체성이 다 여성인 인물들만 뮤직비디오에 나와서 오해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희는 그런 뜻이 전혀 아니다. 노래 가사처럼 사랑에 빠진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것일 뿐이다. 묘한, 중성적인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혹여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항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 벌써 14년 차…유쾌한 장수 비결 "비즈니스 관계"

지난 2006년 1집 '유어 스토리(Your Story)'로 데뷔한 브아걸은 어느덧 데뷔 14년 차를 맞았다. 이날 브아걸은 함께 한 세월만큼이나 편안한 분위기, 유쾌한 입담으로 음감회를 이끌었다.

팀 장수 비결에 대해 나르샤는 "'오래가야지', '14, 15년 해 먹어야지' 그런 생각을 한 멤버는 없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멤버들이 정해진 본인 역할을 열심히 해줬고,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시간이 흐른 거다. 각자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친하게 지내지 않는 것이 좋다. 모든 관계는 적당한 게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활동하는 친구들 모두 적당히 지내라. 저희는 지금도 비즈니스 중이다"고 후배들에게 재치 있는 조언을 했다.

오랜만의 컴백 소식만큼 향후 활동에도 관심이 모인다. 제아는 "준비에 고생을 많이 했다. 소속사 대표님께 '6개월 후에 새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향후 계획은) 앨범 반응 보고, 오늘이 지나가 봐야 알 수 있게 될 것 같다. 오늘 오후 6시 이후에 새 앨범 발매 계획이 결정될 것"이라며 "아무쪼록 사랑해주시길 바란다"고 입담을 발휘했다.

이에 가인은 "저는 내년 초에 솔로 준비 중인데 이것도 회사 상황을 봐야 될 것 같다. 얼마나 투자받을 수 있을지, 오늘 앨범 발표된 후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 상황이 안 좋으면 한 6년 정도 쉬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브아걸 새 앨범 '리바이브'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발표된다.

[사진=미스틱스토리]

bijou_822@naver.com, joy822@partn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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