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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Y] "영화 보다는 연극"이라는 황정민의 '오이디푸스'

강경윤 기자 작성 2019.01.24 15:45 수정 2019.01.24 16:03 조회 1,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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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영화 '국제시장', '베테랑'으로 쌍천만 배우로 등극한 황정민이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해 '리처드3세'로 10년 만에 연극에 도전했던 황정민은 2019년의 시작을 연극 '오이디푸스'로 하기 위해 구슬땀을 흐리고 있다.

황정민은 연극 '오이디푸스'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자식을 낳을 저주의 신탁을 받고 태어난 비운의 오이디푸스 왕 역을 맡았다.

연극 개막을 5일 앞두고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연습실에서 만난 황정민은 "비극의 원류와도 같은 2500년 전 작품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공작', '곡성', '부당거래'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낸 황정민이지만, '오이디푸스'에서 비극적인 운명 앞에서 절규해야 하는 오이디푸스 연기는 쉽지 않다.

황정민은 "연극을 처음 할 때 '오이디푸스'는 교과서와도 같은 작품이었다. 연극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황정민의 '오이디푸스'를 어떻게 바라봐 줄지 고민이 된다. 또 매번 최선의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연습을 하면서 어떻게 기술적으로 연기의 컨디션을 유지할지를 고민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난해 '리처드 3세'로 황정민과 한차례 호흡을 맞췄던 서재형 연출은 배우들에게 꼼꼼하게 연기를 주문하기로 유명하다.

'오이디푸스'에서 자신의 아들이 남편을 죽이고 자신과 결혼하게 된다는 비극적 운명을 가진 이오카스테 역에는 배해선이, 오이디푸스의 외적, 내적 고통을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전달하며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코러스 장 역에는 박은석이 캐스팅됐다. 코린토스 사자 역과 크레온 역에는 중견 배우 남명렬과 최수형이 각각 맡는다.

1995년 연극 '오이디푸스'에 이어 다시 한번 오이디푸스 무대에 서는 남명렬이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남명렬은 "서재형 연출은 배우들의 연기에서 오른발, 왼발 중에 어떤 발을 먼저 뭘 내딛을지 고민할 정도로 디렉션이 디테일 하고, 미학적인 시선이 아주 정밀한 연출가다. 이번 작품은 한 마디로 그런 서 연출의 무대 미학과 배우 황정민의 열정과 에너지가 결합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오이디푸스'일 것"이라고 설명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황정민은 "20대 초중반 연극을 할 때 관객이 없어서 무대에 서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진짜 유명해지면 이런 날이 없겠지'라며 스스로 다짐과 약속을 했다. 영화도 좋지만 연극이 더 좋다. 무대에서 1시간 반 동안 연기를 할 때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극을 많이 못했던 건 덜 유명했기 때문이다. 유명해지려고 영화를 많이 한 게 아니겠나."라며 마음의 고향인 무대에 돌아온 설렘을 드러냈다.

황정민의 연극 '오이디푸스'는 서울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약 한 달간 공연된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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