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TV랩]김한길♥최명길, 폐암 선고도 이겨낸 24년차 부부의 사랑

강선애 기자 작성 2018.10.29 13:58 수정 2018.10.29 15:34 조회 4,853
기사 인쇄하기
김한길 최명길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가 폐암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에는 아내 최명길의 든든한 내조가 있었다.

지난 28일 방송된 tvN '따로 또 같이'에는 결혼 24년차 김한길-최명길 부부가 출연해 일상을 공개했다.

김한길은 최근 폐암 발병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샀지만, 신약 치료의 효과와 아내 최명길의 헌신적인 돌봄으로 건강상태가 많이 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에선 이런 최명길의 '내조의 여왕'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스튜디오에 함께 한 두 사람은 생전 처음 동반예능 출연에 어색해 했다. 김한길은 “정확히 말하면 24년 전 9월 15일이다”라며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을 소개했다.

김한길은 “우리가 그때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같은 시간에 프로그램을 하나씩 담당하고 있었다. 아내는 FM 음악프로그램, 전 AM 시사대담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아내가 낭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해서 제 프로에 초청해, 왜 결혼을 안했는지, 나 같은 남자는 어떤지 물었다”며 첫 만남부터 최명길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김한길은 “며칠 있다가 '몇시에 전화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밤 12시에 전화하면 받을 수 있다더라. 그날 밤 12시 정각에 정확히 전화했다. 무슨 일이냐고 묻길래 '최명길씨 나한테 시집오면 어때요?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라고 했다. 그랬더니 너무 좋아하더라”며 처음부터 화끈하게 프러포즈했던 자신의 젊은 날을 추억했다.

김한길은 “아내로서 최명길은 나한테 과분한 여자다”라고, 최명길은 “저한테 이 사람(김한길)은, 든든한 버팀목과 울타리”라고 말했다. 이렇듯 김한길과 최명길은 서로를 존중하는 부부였다.

이들 부부의 일상은 일찍부터 시작했다. 김한길은 오전 6시에 일어나 여러 종류의 신문을 약 2시간 동안 꼼꼼히 읽었다. 그 사이 최명길은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막내아들 무진을 깨웠다. 최명길은 “고기나 생선은 꼭 식탁에 올린다”며 아침부터 11첩 반상을 정성스레 준비했다.

최명길은 “제 일이 있을 땐 일주일에 5일씩 밖에만 있다. 그런 것들이 마음에 남아있어서 일이 없을 때 더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는 거 같다”며 아침식사를 정성껏 준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한길은 “장모님한테 감사해야하는 게, 결혼초부터 남자는 부엌에 발 들이면 안된다, 안주인은 하루에 세번 남편에게 따뜻한 밥을 먹게 해야한다, 그래서 아침에도 새로 밥을 해줘야 한다, 하셨다. 그게 장모님의 대원칙이었다”며 그런 장모의 말씀을 따라 매번 아침상을 따뜻하게 차려주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아침식탁에 모인 김한길-최명길, 고1 아들 무진은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으리으리한 아침상을 준비하는 반면 정작 최명길 자신은 아침에 입맛이 없어 잘 먹지 않았다. 이런 엄마에게 연어구이 한 점을 떼어 밥 위에 올려주는 아들 무진의 다정함이 주변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최명길은 이런 아들이 등교하는 것을 배웅하며 사랑의 의미를 담아 따뜻하게 포옹했다.

신문을 읽은 후 김한길은 독서를 시작했다. 외향적인 활동보다 가만히 앉아 끊임없이 뭔가를 읽기만 하는 김한길. 그는 “작년말부터 건강이 안 좋았다. 지금은 많이 회복됐지만, 사람들 만나는 걸 좀 절제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동안에 못보던 책들이 너무 많아서 그 책들 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남편이 책을 읽는 동안 최명길은 홈트레이닝으로 요가를 했다. 이후 남편이 입고 나갈 옷을 미리 꺼내 가지런히 침대 위에 놓았다. 김한길은 아내가 골라준 그 옷을 입고 외출준비를 시작했다. 최명길이 옷을 골라주고 이를 김한길이 입는 일련의 행동들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으로, 두 사람 모두 편해 보였다. 최명길은 “나는 잔소리를 전혀 안 한다. 그때그때 남편이 필요한 걸 먼저 찾아다 주는 편이다”고 말했다. 김한길 역시 “아내가 챙겨준 외출복을 군말 없이 입는다. 딱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꺼내준다”고 칭찬했다.

김한길은 최명길의 개인 모임장소까지 바래다 줬다. 두 사람은 자동차 안에서 과거 데이트시절에 들었던 음악들을 들으며 드라이브를 즐겼다. 최명길은 드라마 '명성황후'로 인연을 맺은 김성령, 김보미 등 동료들을 만났다. 그 사이 김한길은 사무실에서 또 독서에 빠졌다. 그는 “한 달에 20권쯤 본다”며 어마어마한 독서량을 전했다.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마트에서 함께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왔다. 김한길은 런닝머신 위를 걸었고, 최명길은 운동하는 김한길이 편하도록 알아서 주변을 세심하게 정리해줬다. 김한길은 “나이 먹을수록 아내가 꼭 있어야 한다. 굉장히 열심히 잘 챙겨주려 하니까, 내가 의존하게 되는 것도 있다”라며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한길은 또 “지난 몇달동안 건강도 안 좋았는데, 아내가 어린 아기 챙겨주듯 많이 챙겨줬다”며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이번에 '따로 또 같이'의 '따로'가 나한테 필요하다. 나도 홀로서기가 필요하다”며 지나치게 아내에게 의존해온 생활에서 조금은 벗어나고자 한다는 의지도 전했다.

이날 패널들은 최명길을 보며 “현모양처”라고 입을 모았다. 최명길은 김한길을 위해 잔소리 하나 없이 조용히 그의 곁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최명길은 사랑스러운 내조의 여왕이었고, 김한길은 그런 최명길을 향한 고마움을 그때그때 표현했다. 결혼 24년차임에도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이 여전히 신혼 같았다. 김한길이 폐암 선고를 받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이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이런 최명길이 곁에 있기 때문이었다.

[사진=tvN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