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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Y] 우리 가수들, 이쯤되면 ‘평화 사절단’ 맞지요?

강경윤 기자 작성 2018.09.21 13:54 수정 2018.09.21 13:58 조회 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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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백두산 천지를 배경 삼아 남북 정상들이 가수 알리의 '진도 아리랑'을 함께 감상하는 장면을 불과 1년 전에는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지난 2월 평창 올림픽 북측 공연부터 3차에 걸친 남북평화회담 기념공연까지 우리 가수들이 남북이 오랫동안 이어왔던 해묵은 긴장을 해소하는 평화사절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지코를 비롯해 에일리, 알리, 마술사 최현우, 작곡가 김형석 등이 특별 수행단 자격으로 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다.

이번 평양행은 특별수행단의 라인업부터 남달랐다. 그간 조용필, 주현미 등 중견 가수들이 북측에서 공연을 펼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번에는 힙합 가수 지코와 미국 교포 출신 가수 에일리 등 젊은 가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지코

지난 18일 만찬 첫날부터 우리 측 가수들은 활약을 펼쳤다. 만찬 첫날 지코는 “우리나라의 핫한 가수”라는 소개를 받으며 랩을 펼쳤다. '풋 유얼 핸즈 업'(Put Your Hands Up)은 '손을 들어'라는 우리 말 가사로 바꿨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정화 탁구팀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사실 지코도 '굉장히 낯선 순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북한 사람들은 약간 멍한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코가 우리 대중문화의 현주소를 생생히 전달한 셈이었다.

에일리는 인기리에 방송됐던 드라마 '도깨비' OST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선곡해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주민들의 한국 드라마 사랑은 공공연한 비밀. 이날 에일리의 선곡은 북한 주민들도 언젠가 우리 드라마를 당당히 볼 수 있는 자유로운 문화 교류의 시대를 미리 소개한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가장 감동을 준 건 방북 마지막 날 백두산 천지에서 가수 알리가 부른 '진도 아리랑'이었다. 이국적인 금발의 헤어스타일을 한 알리었지만, 이날 그가 열창한 아리랑의 구성진 가락은 남북 정상가 한겨레임을 느끼게 해주는 최고의 선곡이었다.

알 리가 '진도 아리랑'을 열창하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흐뭇하게 노래를 감상했고,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는 가볍게 선율을 느끼며 박수로 화답했다.

지난 17일 청와대가 가수들이 포함된 특별 사절단 명단을 공개했을 당시 “보여주기식 외교 행정”이라는 비판이 일부 있었다. 하지만 지코, 에일리, 알리 등 우리의 대중가수들은 이번 평양 방문을 통해 남북 평화 역사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코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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