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GPS 오차?"…'그날, 바다' 김지영 감독, 반론을 반문하다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4.17 19:17 수정 2018.04.18 07:35 조회 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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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세월호 다큐멘터리 '그날, 바다'를 연출한 김지영 감독이 영화를 둘러싼 반론을 반문했다.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 '그날, 바다' 상영보고회에 참석한 김지영 감독은 "개봉 후 반론을 제기하는 의견들을 챙겨보고 있다. 나는 지난 3년 반 동안 어둠 속에서 조사만 한 게 아니다. 중간중간 김어준 총수가 진행하는 '파파이스'에 출연해 수십만 청취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그리고 현재의 반론들은 조사 과정에서 검증을 마친 것들이다.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반론이 나와서 조금은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날, 바다'는 정부에서 발표한 AIS(선박자동식별장치)가 조작됐다는 가설을 내놓는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반론은 GPS오차, 좌표의 오차, 레이더의 오차 가능성이다. 

김지영 감독은 "특조위 조사관들과 우리 제작진들은 조금은 하대하는 것 같다. GPS오차, 좌표 오차, 레이더의 오차 가능성은 전문가를 통해서 다 검증했다. 몇몇 분들은 소모적이고 악의적인 반론을 제기하시는데 GPS와 레이더의 원리를 공부하고 해주셨으면 좋겠다."다고 일침을 가했다. 

함께 자리한 제작자 김어준 역시 "물론 상식적으로 기계 결함으로 GPS 오차와 AIS 오차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다. 그러나 올해 1월 네덜란드에서 정부가 발표한 AIS 데이터대로 모의실험을 수백 번 진행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그러한 항적을 그리지 않았다. 그러면 데이터를 의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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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급변침에 의한 단순 사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세월호의 침몰 원인은 고박불량, 복원성 상실, 과적 등이다. 

김어준은 "정부가 내놓은 침몰원인은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지 않은 것이다.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내놓은 침몰 원인이 부실하고 섣부른 단정이다. 적어도 과학적으로는 현재까지도 입증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주장하고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게 영화의 목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세월호가 왼쪽 앵커(닻)를 내린 채 운항했고, 해저 융기부에 앵커가 걸리면서 급회전을 반복했다는 가설을 내놓는다. 이에 대해서도 일부는 "닻을 내리고 운항했다면 내릴 때 소리가 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했다.

김지영 감독은 "닻을 내릴 때 소음을 제거하고 내릴 수도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대형 선박은 소형 선박과 다르다. 방음의 정도를 모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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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은 "우리가 닻을 이야기하는 순간 수많은 말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정서적으로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가설이다. 내가 가장 먼저 김 감독에게 반론을 제기했을 정도다. 우리는 제작 단계에서 쌍둥이 배를 통해 실험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중간에 배가 팔렸다. 닻을 내리는데 소리가 너무 커서 선원이 들을 수밖에 없다는 걸 누가 아느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쌍둥이 배는 없어졌고, 세월호의 닻은 중간에 잘렸다. 인양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인양 과정 중 닻을 자를 이유는 없다고 하더라. 배가 침몰할 당시의 상황을 알 수가 없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물론 영화에 담긴 게 불완전할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과학적 검증을 거친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반론에 대해서는 적어도 영화가 제시하는 만큼의 근거를 가지고 해주시길 바란다. 반론은 반가운 일이고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지영 감독은 상영보고회를 마무리하며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 너무 오랫동안 조명받지 못했다. 관객뿐만 아니라 언론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그날, 바다'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AIS를 추적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침몰 원인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과 증거로 접근하는 추적 다큐멘터리 영화로 개봉 5일 만에 전국 20만 관객을 돌파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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