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가 불을 지핀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로 옮겨갈 전망이다.
개봉일 2,027개의 스크린에서 무려 1만 174회 상영, 상영 횟수 점유율 55.2%을 기록해 독과점 논란을 촉발한 '군함도'에 이어 '택시운전사'도 스크린을 과다 점유하고 있다.
지난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1,446개의 스크린에서 7,068회 상영됐다. 스크린 점유율은 27.5%, 상영횟수 점유율은 38.4%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주말에 접어들며 스크린 수와 상영횟수 점유율은 뛰기 시작했다. 이때는 '군함도'가 2주차에 접어들어 기세가 꺾이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했다.
'택시운전사'는 개봉 첫 주 토요일이었던 5일 전국 1,827개의 스크린에서 8,699회 상영(상영 횟수 점유율 46.0%)했다. 6일에는 개봉 이후 최다인 1,906개 스크린에서 8,929회 상영(상영 횟수 점유율 48.1%)됐다. 그 결과 양일간 전국 221만 관객을 동원했다.
독과점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는 스크린 수보다는 상영 횟수 점유율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시스템은 1개의 스크린에서 3편의 영화가 교차로 상영되는 경우 스크린을 3개로 합산한다. 그래서 국내 극장의 전체 스크린이 2,700개여도 일일 스크린 수는 5,000여 개 이상으로 잡히는 등 가변적이다.
스크린 수와 상영횟수에 비해 좌석점유율이 오르지 않았던 '군함도'에 비하면 '택시운전사'는 스크린 수, 상영횟수, 좌석점유율이 비례하는 '내실 있는' 흥행이었다.
개봉일 53.6%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던 '택시운전사'는 스크린과 상영 횟수율이 최고조에 달했던 5~6일 각각 71.7%, 67.7%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극장 스크린을 과점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관객이 들어찼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내실이 좋았다고 해서 한 영화가 극장 전체 상영 횟수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1년 중 가장 많은 국내외 영화들이 쏟아지는 여름 성수기다. 그런데 1등이라는 이유로 '택시운전사'는 멀티플렉스 극장 절반 이상의 스크린(교차 상영 포함)을 차지하고 1시간 간격으로 끊임없이 상영되고 있다. 앞서 몰매를 맞았던 '군함도'의 상황과 다를 바 없다. 관객들은 한 편의 인기 영화가 극장을 점령하고 있을 동안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2주차 평일인 7일과 8일 '택시운전사'의 좌석 점유율은 30%대로 떨어졌지만 스크린 수는 1,745개와 1753개로 소폭 하락한 수준이었다.
혹자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스파이더맨:홈커밍'가 국내 스크린을 점령할 때는 조용하다가 '군함도', '택시운전사'만 때린다고 말하기도 한다. 영화의 의미와 재미와 평가가 좋다고 해서 한 영화만 극장을 독식하는 상황이 타당한가. 착한 스크린 독과점은 없다. 독과점이라는 단어 자체가 '불공정'을 포함하고 있다.
물론 스크린 독과점은 '군함도'의 잘못도 '택시운전사'의 잘못도 아니다. 더 많이, 더 빨리 이익을 거두겠다는 극장의 조바심이 관객을 영화 '선택자'가 아닌 영화 '수용자'로 만들고 있다.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위시한 법률 규제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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