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월)

방송 촬영장 핫뉴스

[아듀!피고인②] 촘촘한 전개, 짜릿한 엔딩.."고구마면 좀 어때"

강선애 기자 작성 2017.03.22 09:13 조회 445
기사 인쇄하기
피고인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피고인'은 사이다를 마구 뿌리진 않았어도 뒷이야기를 궁금케 만드는 마약 같은 드라마였다.

SBS 월화극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이 지난 21일 방송된 18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당초 16부작의 드라마였으나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과 좀 더 완성도 높은 결말을 위해 2회 연장, 총 18부로 끝을 맺었다.

'피고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묵직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이 탁월했다. 아내와 딸을 죽인 사형수라는 누명을 쓰고 구치소 감방에 갇힌 대한민국 최고의 강력부 검사 박정우(지성 분)가 사이코패스 재벌 2세인 차민호(엄기준 분)와 치열하고 절박하게 싸우는 내용을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촘촘한 전개로 그려냈다.

시청자는 '피고인'의 이야기에 처음부터 강력하게 매료당했다. 이는 첫 회 14.5%를 시작으로 방송 7회 만에 시청률 20% 돌파, 마지막 회 28.3%까지 상승한 시청률 성적표만 봐도 시청자의 뜨거웠던 지지를 가늠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인기 요인은 지성-엄기준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 상상 이상의 기막힌 반전, 한 시간을 순삭(순간 삭제)시키는 흡인력 강한 스토리 등 다양한 이유가 꼽히지만, 그중에도 중독성 강했던 엔딩이 큰 몫을 차지한다. 박정우가 매번 차민호에게 당하고, 감방에서 나올 수 있을 듯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듯싶으면서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등 일명 '고구마 전개'가 펼쳐져도, 다음 회를 안 볼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엔딩이 '피고인'의 모든 회차에 존재했다. 예측불허의 엔딩에 시청자들은 수많은 추측과 상상을 쏟아내며, 다음 회차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곤 했다.

피고인

그중 압권은 극 중 이성규(김민석 분)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고백한 6회 엔딩이었다. 박정우가 항소심에서 패하고 자신이 아내와 딸을 죽였다고 오해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순간, 뒤에서 “형이 왜 죽어요? 내가 했는데”라고 말하는 이성규의 자백은 안방극장에 큰 충격을 선사했다. 그동안 감방 내에서 천사 같은 얼굴로 박정우를 챙기던 막내 이성규의 모든 것에 의심을 품게 만든 짧지만 강한 엔딩이었다. 방송 이후 시청자는 수많은 가능성을 제기하며 향후 전개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피고인'을 집필한 최수진-최창환 작가는 친남매로, 이번 작품이 함께 한 첫 작품이다. 누나 최수진 작가는 다른 작품에 보조작가로 함께 한 적이 있으나, 메인 작가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생 최창환 작가 역시 '피고인'이 입봉작이다. 신인작 가라고 말할 수 있는 두 사람은 첫 작품부터 연장을 이끌어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렇게 2회분이 연장됐음에도 불구하고, 고구마 전개는 있어도, 스토리가 늘어지지는 않았다. 다소 과하거나 개연성이 떨어지는 지점이 있더라도, 이는 베테랑 연출자인 조영광 PD의 탁월한 연출력과 지성, 엄기준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충분히 보완될 수 있었다.

'피고인'은 액션, 스릴러, 휴먼, 가족, 코미디 등 모든 장르가 버무러진 종합선문세트 같은 드라마였다. 이는 천재성을 발휘한 신인 작가들의 필력, 이를 쫀쫀한 영상으로 만들어낸 실력 좋은 PD의 연출, 이 모든 걸 연기로 탁월하게 표현한 배우들의 열연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한편 '피고인' 후속으로 오는 27일부터는 이보영, 이상윤, 권율, 박세영 주연에 '펀치' 제작진이 함께하는 '귓속말'이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