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영화 덕후의 놀이터③] 심은경은 어떻게 '익무 여신'이 되었나?

김지혜 기자 작성 2016.04.08 12:46 조회 3,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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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익스트림 무비에는 '익무 여신 갤러리'가 있다. 정기적으로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가운데 수년간 붙박이로 존재하고 코너다. 이 공간은 오롯이 배우 심은경에 관한 자료로 가득하다.

심은경은 세상 어떤 영화도 칭찬과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익무에서 조건 없는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이 세계에서 '여신'으로 통하고 있지 않은가. 

'익무 여신'의 탄생은 김종철 편집장의 안목과 관심에서 비롯됐다. 2007년 공포영화 '헨젤과 그레텔'(감독 임필성)을 본 김종철 편집장은 범상치 않은 한 배우를 발견했다. 

"연기를 잘하는 아역 배우는 크게 두 부류인데 기계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와 본능적으로 잘하는 배우가 있다. 심은경은 후자였다. 영화를 보는데 본능적으로 이 친구는 좋은 배우가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실제로 만나본 그녀는 어린 나이(당시 14살)답지 않게 진지했다. 게다가 영화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남달랐다"

익무

이후부터 심은경의 행보를 예의주시했다. 영화 '불신지옥'(2009), '퀴즈왕'(2010), '로맨틱 헤븐'(2011)에 잇따라 출연하며 연기에 대한 남다른 재능을 보여줬고, '써니'(2011)를 통해 대중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익무에 심은경의 갤러리가 생긴 것도 그 무렵이다.

김종철 편집장은 "당시만 하더라도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 배우의 가치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익무인들에게 (세뇌)작업을 했다. 계속해서 심은경이 출연하는 영화, 연기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다. 특정 배우에 대한 선호를 드러내는 게 회원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었지만, 그녀가 성장하면서 보여주는 것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 '써니', '수상한 그녀'가 잇따라 터지면서 누구나 인정하는 '익무 여신'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전했다.

심은경에 대한 익무의 사랑은 일방적인 것은 아니었다. 2013년 영화 '수상한 그녀'의 개봉 즈음 심은경이 사이트에 인증 글을 올리며 익무인들의 사랑과 관심에 응답하는 대사건이 일어났다.

익무

"그 전까지 익무인들 사이에서 "명색이 '익무 여신'인데 우리 사이트에 글 하나 없어?"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 글을 통해 우리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녀 역시 우리의 애정과 지지를 알고 고마워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심은경 양에 대한 익무인의 애정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됐다"

대다수의 익무인들은 심은경을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 특히 배우로서의 선택과 행보에 무한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따끔한 비판과 따뜻한 응원도 아끼지 않는다.

김종철 편집장은 최근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심은경에 대해 "연기자가 되고 싶은 배우인데 어린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둬 대중의 기대치도 너무 커졌다. 그 가운데 드라마, 영화가 연이어 잘 안 되면서 침체돼 있을 것 같다. 시나리오를 신중하게 고르되 스스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나 강박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연기했으면 한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익무

최근 '널 기다리며' 개봉을 앞두고 심은경을 다시 한 번 인터뷰했다는 김종철 편집장은 심은경이 내심 클로이 모레츠를 경계하고 있더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요즘 사이트 내에서 클로이 모레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서양의 익무 여신으로 추대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심은경 양이 그 글들을 본 모양이다. 자신도 클로이 모레츠를 좋아하니 익무 여신이 바뀌어도 이해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익무 여신이 심은경이라면 익무 남신은 누굴까. 김종철 편집장은 이 질문에 공식적으로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배우나 감독은 아니지만 새롭게 익무인들의 추앙을 받는 인물이 있긴 하다. '데드풀'이 최근 큰 사랑을 받으면서 번역가 황석희 씨가 익무남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역시 익무 유저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더 견고한 팬덤을 형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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