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3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하정우 감독의 남다른 연기 디렉팅 "순간 감정을 쏟아달라고…"

김지혜 기자 작성 2015.01.12 16:19 조회 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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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출신 감독의 연기 디렉팅을 어떨까. 영화 '허삼관'을 연출한 하정우 감독이 자기만의 스타일을 밝혔다.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한 하정우는 "배우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하지원은 언론시사회에서 "하정우 감독님은 누구보다 배우의 마음을 잘 아시는 분이었다. 배우가 현장에서 편하게 놀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말한 바 있다. 

하정우와 하지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 이래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두 배우는 동갑내기지만 연기 경력은 하지원이 앞선다. 감독인 동시에 같은 배우인 하정우가 오랜 경력의 하지원에게 연기 디렉팅을 하기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을 터다. 

허삼관

하정우 감독은 "하지원 씨에게 전개에 따른 촬영의 흐름을 개의치 말고, 그날 기분대로 연기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이어 "오늘 울어야 하는 신이 있다고 해서 집에서부터 그 감정을 가져 와서 연기하기보다는 순간 순간의 감정을 써주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옥란 캐릭터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느낌의 연기를 뽑아내기 위해 지원씨가 연기 및 표현 방법을 최대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해주길 바랐다. 그렇게 한다면 하지원의 옥란이 잘 완성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배우 하지원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판단이었다. 하 감독은 '허삼관'의 촬영 전 하지원의 전작을 보며 그녀의 연기 스타일을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대신 배우의 부담과 긴장감을 덜어주기 위해 현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정리했다. 하정우 감독은 "카메라 리허설까지 마친 상황에서 배우를 불렀다. 다른 것에 에너지를 뺏기지 않고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이러한 배려는 하지원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이어졌다. 하지원은 이번 영화에서 마을 절세미녀는 물론이고 세 아들을 둔 억척 엄마까지 미모와 관록을 드러내는 연기로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허삼관

하정우의 연기 디렉팅은 아역의 호연을 이끌어내는 데도 큰 효과를 봤다. 일락 역의 남다름, 이락 역의 노강민, 삼락 역의 전현석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을 웃겼다 울렸다 한다. 이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역시 하정우 감독의 섬세한 디렉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정우 감독은 삼락 역의 전현석 군을 예로 들며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친구였다. 특유의 표정과 목소리로 나를 놀라게 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폭염 아래서 촬영하다 보니 컨디션이 난조를 보일 때도 있었는데 그때는 한 템포 쉬어갔다. 아역이기 때문에 당일 컨디션을 매번 체크해가며 좋은 연기를 뽑아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허삼관'은 가진 건 없지만 가족들만 보면 행복한 남자 허삼관(하정우 분)이 11년 동안 남의 자식을 키우고 있었다는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웃음과 감동의 휴먼 드라마. 하정우, 하지원을 필두로 조진웅, 김성균, 이경영, 전혜진, 장광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이 작품은 오는 14일 개봉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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