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6일(토)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강신효 "'러시안 소설'과 신연식 감독이 나를 바꿔 놓았다"

작성 2013.09.24 20:30 조회 7,003
강신효

[SBS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태어나 처음으로 이거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연기였고, 배우였죠"

신인 배우 강신효의 얼굴에선 청춘의 빛과 그림자가 스쳐 지나간다. 이 느낌은 첫 주연작 '러시안 소설' 속 캐릭터 '신효'에서 기인할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연출한 신연식 감독이 배우의 실제 이름을 캐릭터에 가져다 쓴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영화 속 신효와 실제의 신효, 분명 두 인물 사이엔 적잖은 공통분모가 있다.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러시안 소설'은 27년 간의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보니 '문학의 전설'이 되어 있던 한 젊은 소설가 지망생 '신효'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문학과 영화의 절묘한 결합으로 평단의 찬사를 받은 수작이다.

'신효'는 우상인 소설가 김기진 선생에게 자신이 쓴 글을 보여주고 싶어 그의 아들 '성환'(경성환 분)을 조른다. 성환은 '못 해주는 게 아니라 안되는 것'이라며 부탁을 거절한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건 꿈과 열정의 크기가 현실과 좌절보다 크기 때문이다. 비록 '이룰 수 없는 것' 이라 해도 꿈을 꾸는 청춘은 분명 아름답다. 강신효는 영화에서 그 아름다운 모습을 뜨겁게 연기해냈다.

러시안 소설

'러시안 소설'은 강신효에겐 매우 특별한 작품이다. 연기 스승인 신연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기도 하고,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 배우에게는 쉽게 오지 않을 주연 데뷔의 기회였다.

"신연식 감독님에게 1년쯤 연기 수업을 받았어요. 10개월 정도 배웠을 때 어느 날 "좀 쉬자"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한 달 뒤 '러시안 소설' 시나리오를 내미시며 "영화 한번 찍어보자"고 하셨어요. 처음엔 그저 얼떨떨했어요"

영화와 소설을 또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방대한 이야기 구조도 그렇고,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신효'라는 캐릭터도 다소 버겁게 느껴졌다. 강신효는 시나리오를 여러 번 정독해도 "이게 뭐지?"라는 막연한 느낌만 들었다고 했다.

"사실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서 못 하겠다고 말하려고 했어요. 두 달 정도 리딩하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촬영 전날에도 무서워도 잠이 오질 않았어요. "어떻게 연기해야 해요?"라고 물으면 감독님은 늘 "그냥 해~"라고만 하셨어요. 연기에 어떤 틀을 제시하지 않고, 배우가 가진 매력을 스스로 끌어내게끔 하는 게 감독님 스타일인데 그건 연기 수업 때나 영화 촬영 때나 똑같았어요"

러시안

자유방임에 가까운 신연식 감독의 스타일은 배우의 매력을 극대화 시켰다. '러시안 소설'이라는 작품이 가진 개성과 매력도 큰 몫을 차지했겠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강신효를 비롯한 신인 4인방은 정형화되지 않은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제 연기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오죽했으면 '이 영화가 묻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작년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가족과 친구들이 내 연기를 보고 실망하진 않을까 걱정부터 됐어요. 그런데 관객의 뜨거운 반응은 물론이고 상까지 받으니 놀라울 따름이었죠. 사람들 말처럼 내가 잘한 건가 싶기도 했고요"

'러시안 소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한국영화감독조합 감독상을 받으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 영화 속에서 열연을 펼친 강신효 역시 클래식한 외모와 신인답지 않은 당찬 연기력으로 영화 관계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186cm의 훤칠한 키에 탄탄한 몸매의 소유자인 강신효는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축구를 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관두게 되면서 어린 시절부터 막연히 꿈꿨던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축구를 관둔 뒤 크게 방황하면서 부모님 속을 많이 썩혀드렸어요 . 그러면서 '내가 뭘 하면 잘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됐고, '배우'의 꿈이 떠올랐어요. 부모님의 응원 아래 대학(세종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고, 이렇게 배우의 길을 가고 있네요"

강신효

강신효는 신연식 감독과의 만남과 영화 '러시안 소설'이 자신에게는 '인생에 다시 없을 행운'과 같다고 표현했다.

"'러시안 소설'을 하기 전과 하고 난 후 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어요. 주연으로서 한편의 영화를 이끌어간 경험이 배우로서 나를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들어준 것 같달까요. 촬영을 마치고 회식을 하면서 든 생각인데 어른들이 '누구나 인생에 귀인이 한 두명 정도 찾아온다'고 하잖아요. 저에겐 신연식 감독이 그 귀인이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도 함께 하고 싶어요"

신연식 감독 역시 강신효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품고 있다. 앞선 인터뷰에서 감독은 강신효에 대해 "아직은 미완의 대기지만, 분명 30대가 되면 놀라운 매력과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꿈꾸는 배우상에 대해 이야기해달라는 질문에 강신효는 "오랫동안 꾸준히 관객과 만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연기의 즐거움에 대해서는 "내가 어떤 캐릭터화 됐을 때 관객들이 그것을 봐주는 게 좋다. 또 촬영이 끝나고 그 캐릭터에서 빠져나와 다시 나로 돌아오는 과정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서로를 향한 신뢰를 확인한 신연식 감독과 강신효는 오는 10월 개봉하는 '배우는 배우다'에서 또 한번 호흡을 맞춘다. 신연식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 작품은 강신효에게도 특별한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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