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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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의 재발견? 감사했지만 한편으론 속상했다” (인터뷰)

강경윤 기자 작성 2013.02.02 08:32 조회 9,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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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


[SBS SBS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은 배우 윤은혜를 두고 하는 말일까. 윤은혜는 지난 17일 종영한 MBC 드라마 '보고싶다' 마지막 촬영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질 정도로 정신적, 체력적으로 모든 걸 쏟아 부었다. 그리고 윤은혜는 연기력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대중적인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 종영 이후 만난 윤은혜는 여전히 건강이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윤은혜는 “4개월 동안 지칠 새 없이 촬영에 임했다. 장염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마지막 창고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최근까지 부종이 심하고 가슴이 답답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은혜는 '보고싶다'에서 건강이 염려될 정도로 살인자의 딸 이수연을 상처 많은 감성을 폭넓은 감정으로 표현해야 했다. 윤은혜는 “대본이 워낙 디테일해서 눈물씬에서도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눈물이 맺힌다' 등 표현이 다양해야 했다.”면서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수연이란 캐릭터가 가진 상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윤은혜는 '보고싶다'를 통해 연기력이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은혜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들은 윤은혜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정말 감사했죠. 더 솔직히 말하면 스스로 속상한 부분이 있기도 했어요. 윤은혜 연기의 '잘했다', '못했다' 두가지 시선만 있는 것 같아서요. 사실 재발견이라는 건 그만큼 저에게 기대치가 없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잖아요. 수연의 눈물연기에 대해 해주신 호평은 감사하지만 그런 수연의 모습은 매 작품마다 있었거든요. 제가 혹시 어떤 캐릭터를 잘 표현하지 못했더라도 조금은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윤은혜


윤은혜는 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그 캐릭터에 완전히 이해하려고 한다. 자신과 그 인물의 공통점을 찾고 스스로 그 인물이 된 것처럼 모든 걸 맞추게 될 때야 비로서 연기할 때도 자연스럽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4개월 동안 자신이 연기했던 수연과 인간 윤은혜 역시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부분은 비슷해요. 상처를 받았을 때 무너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일을 겪더라도 좋은 쪽으로 이겨내는 사람이 있거든요. 저도 수연처럼 상처를 받았을 때 좋은 쪽으로 결론을 내려고 해요. 그리고 수연과 마찬가지로 상처를 받으면 잘 잊지 못해요. 전 사람관계에 있어서 상처를 받는 편이에요. 인간관계는 어렵죠. 내 행동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받아들여질 땐 너무 무의미해 지니까.”

윤은혜는 쾌활하고 톡톡 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더욱 감성적으로 예민했고 완벽주의적인 성격도 강했다. 하지만 '보고싶다'에서 윤은혜는 그동안 애써왔던 것, 들고 있던 무거운 짐을 조금을 내려놨기에 박유천, 유승호 등과 멋진 호흡을 만들어냈다.

“무거운 짐들을 많이 내려놨어요. 사실 그 전에는 주변의 기대를 다 채워줘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촬영장에서 많이 예민했어요. 스태프들이 잘못해도 내 책임이 되는 것 같아서 죽을 것 같이 힘들고 죄송했거든요. 지금은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도 즐기면서 봐주시지 않을까 라는 편안한 마음이 있어요.”

'보고싶다' 촬영은 늦가을에 시작돼 한겨울을 지나 끝이 났다. 그리고 지금, 봄기운이 조금씩 감돌고 있다. 이는 7년 여의 윤은혜의 연기인생과 닮았다. 그동안 윤은혜가 열정과 목표를 치열하게 달려가기만 했다면, 이제 윤은혜는 '보고싶다'를 기점으로 조금 여유가 생겼다.

“연기는 할수록 재밌다기 보다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뭣 모르고 도전했던 것들이 너무 좋은 경험이었으니까 다음 작품에 낯을 더 가리게 됐고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것들도 다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배우로서 30대가 빨리 되고 싶었어요. 변화된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겼으니까 비중 보다는 재밌는 작품, 매력적인 역할, 마음이 동하는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올해 서른이 된 윤은혜는 마음의 짐을 덜고 좀 더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녀의 다음 도전이 더욱 기대된다.

사진제공=더하우스컴퍼니 엔터테인먼트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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