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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똥배우의 변신’은 무죄입니다

강경윤 기자 작성 2012.11.21 09:40 조회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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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SBS SBS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배우 윤상현이 스스로 똥배우였던 과거를 고백했다. '똥배우'는 중견배우 박근형이 지칭한 기본적인 연기력도 없으면서 인기만 좇는 일부 젊은 연기자들이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 2TV '승승장구'에 출연한 윤상현은 “박근형이 지목한 똥배우가 바로 나”라고 이실직고 했다. 잘생긴 분식집 사장에서 우연한 기회에 배우에 도전한 윤상현은  첫 드라마 데뷔작 SBS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에서 온갖 시련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강신효 감독님이 내가 자꾸 꿈에 나온다며 주연으로 캐스팅 했다. 감독님에게 연기 지도를 받다가 모진 말도 많이 들었다. 결국 술에 진탕 취해서 '도저히 못하겠으니 다른 배우를 찾아달라'고 호소했지만 감독님의 설득에 드라마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본 리딩부터 윤상현의 수모는 시작됐다. 배우와 스태프들의 따가운 눈총 속에서 대본리딩을 한 윤상현은 박근형으로부터 “뭘 이런 애를 데리고 왔냐.”며 호통을 쳤다.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으나 윤상현은 한 장면에서 40~50번 NG를 내 스태프들의 미움을 독차지 했다.

윤상현은 "카메라 감독님이 착하고 선비 같은 분인데 나한테만 와서 인상을 쓰고 눈을 부릅떴다. 감독님이 와서 “이번에 대사하지마.”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연기를 더 못하게 됐다"며 암담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연기를 포기하지 않게 한 건 윤상현이 감당해야 했던 현실적인 이유였다. 당시 상당한 빚을 지고 있던 윤상현은 돈을 벌기 위해서 호흡이 길고 출연횟수가 많은 연속극을 내심 바랐고, 결국 MBC 드라마 '겨울새'에 출연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서 절치부심했던 윤상현은 찌질한 마마보이 역할을 당차게 해내며 제작진으로부터 처음으로 칭찬을 받았다고 했다. 윤상현은 “내 분량이 끝나면 선배들이 하는 모습들을 계속 관찰하면서 연기를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후 윤상현은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연기인생에서 전성기를 맞았다. 윤상현은 “'내조의 여왕'으로 갖고 있던 빚을 모두 청산했다. 인기가 많아지자 스스로 우쭐해졌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혼자 산에 올라가서 마음을 추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상현은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 단 9작품 만에 자신의 영역을 구축했다. 현재 윤상현의 인기에는 그간 맡았던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한 몫 하긴 했지만, '똥배우'의 수모에도 좌절하지 않았던 윤상현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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