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0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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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Y] 이창동vs고레에다 히로카즈, 베니스서 경쟁…8년 전 칸과 다를까

작성 2026.09.10 09:57 수정 2026.09.10 10:02 조회 4
이창동 고레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거장 이창동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작가주의 거장인 두 사람은 데뷔 시기(이창동 감독 1997년 '초록물고기', 고레에다 히로카즈 1995년 '환상의 빛'으로 데뷔)도 비슷하고,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시기도 겹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대담 자리를 통해 서로의 작품과 연출관에 대한 존경도 표해왔다. 영화를 만드는 일을 하는 동료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상을 두고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2일 개막한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룩백'으로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두 감독은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을 비롯한 본상 수상을 노린다.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인 '가능한 사랑'은 지난 6일 공식 상영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창동 감독의 페르소나라 할 수 있는 설경구, 전도연과 재회했으며 조여정, 조인성과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가능한 사랑 베니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공개와 동시에 영화제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당시 기준 공개된 9편의 경쟁작 중 가장 높은 4.2점의 평점을 받았다. 기립박수는 7분을 받았다. 평점과 기립박수는 수상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작품에 대한 반응과 현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척도다.

공개 이후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는 "트라우마와 존엄의 상실, 갈망, 계급적 질투를 심도 깊게 성찰하는 작품으로, 최고 수준의 출연진이 생명력을 불어넣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실내극"이라고 호평했고, 벌처(Vulture)는 "이창동 감독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강력하고, 매혹적인 영화를 만들어냈다"고 극찬했다.

가능한 사랑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룩백'은 하루 뒤인 지난 7일 공식 상영을 통해 공개됐다. '룩백' 은 잊지 못할 사계절을 함께 그리며 서로의 세상이 되어준 두 소녀의 애틋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인기 만화가 후지모토 타츠키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과 각본, 편집을 맡았다.

공개 이후 약 12분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언론에서도 호평 위주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평점 역시 '가능한 사랑'보다는 낮지만 상위 5편 안에는 들었다. 더 필름 스테이지(The Film Stage)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최고 걸작. 화려한 복귀를 알리는 작품"이라고 평했으며, 뉴욕 매거진(New York Magazine)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왜 현대 영화계의 위대한 휴머니스트인지 입증하는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룩백 포스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두 감독은 각각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불린다. 그런 만큼 내놓는 작품마다 세계 3대 영화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초청 및 출품됐다.

작품 공개 시기가 겹치면 영화제에 나란히 초청돼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2018년 칸국제영화제가 있다. 당시 이창동 감독은 '버닝'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으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버닝'은 당시 칸영화제 기간 중 발간되는 데일리 영화지 평점 부문에서 영화제 후반부까지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어느 가족' 역시 고평점을 받으며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룩백 스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수상의 영예는 '어느 가족'의 차지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버닝'은 경쟁 부문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고 국제비평가연맹상을 받는데 만족해야 했다.

8년이 지났다. 두 거장은 여전히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작품을 내놓으며 국제영화제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 이번에는 칸이 아닌 베니스에서 만났다. 인간과 삶에 대한 폭넓은 시선과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하며 '거장'의 칭호를 받고 있는 두 감독이 베니스에서는 어떤 낭보를 전해올지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감독의 신작은 내년 3월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가능한 사랑'은 한국 대표로 아카데미 출품이 확정됐고, '룩백' 역시 일본 대표로 아카데미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국제영화제에서의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지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은 적은 없다.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수상 결과는 폐막식이 열리는 오는 12일 알 수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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