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3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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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TD] 왜 우리는 '환승연애4'를 보고도 덜 아팠을까

작성 2026.01.22 15:30 조회 275

환승연애4

<편집자주> [OOTD]는 오늘의 착장을 뜻하는 'Outfit Of The Day'를 'Ott Of The Day'라는 약자로 변형한 것으로 '오늘의 OTT'라는 의미입니다. OTT 콘텐츠 추천이나 OTT 주요 이슈 등을 전하겠습니다.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TVING 오리지널 '환승연애 시즌4'가 21화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10월 첫 공개 이후 4개월. 출연자들은 유한한 대중의 관심을 가장 치열하게 붙잡아 두었다. 각오는 했겠지만, 이토록 오랜 시간 '이별'과 '미련'과 '새 마음'을 통째로 공개하는 일은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는 싸움이다. 심리적으로 쉽지 않은 시간을 통과했을 출연자들에게 먼저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끝이 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은 조금은 가벼워질 자격이 있다.

최종화에서 결혼을 고민할 만큼 진지했지만 헤어졌던 지현과 원규는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재회는 없다"고 단단히 선을 그었던 지연은 우진의 꾸준한 설득과 정성 앞에서 마음을 열었다. 8주년을 앞두고 민경과 장기연애를 끝낸 유식은 방송 내내 수줍은 미소를 감추지 못하게 했던 현지와 새 커플이 됐고, "다음 생에 만나자"며 현지를 향해 절절한 감정을 쏟아냈던 백현은 햇살 같은 미소의 윤녕과 '환승'의 종착역에 함께 섰다.

환승연애4

환승연애4

11명 중 8명이 커플이 되어 문을 나섰으니, 숫자만 보면 '대성공'이다. 플랫폼 런칭 이후 유례없는 화제성을 견인했다는 찬사 속에 제작진이 포상 휴가를 떠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런데 이상하다. 성공의 샴페인이 터지는 순간, 골수 시청자들의 마음은 유독 씁쓸하다. "다른 연애 프로그램은 몰라도 '환연'은 본다"고 자부했던 이들에게 이번 시즌의 환호는 낯설고 이질적이다. 지표와 반응은 확장됐는데, 본질은 희미해진 느낌이랄까. '환승연애'는 성공했지만, 정작 '환연애'만의 미학은 실종됐다는 말이 나온다.

'환승연애'가 여타 연애 리얼리티와 궤를 달리했던 지점은 이별 이후의 모습에 주목했다는 데 있다. 시즌1에서 보현과 호민이 보여준 첫사랑의 처절한 마감, 시즌2에서 해은이 화장대 앞에서 눈물을 삼키며 이별을 직감하던 과정은 시청자에게 보편적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그 힘은 거창한 연출에서 나오지 않았다. 화면 밖에서 주저앉은 호민에게 조용히 우산을 씌워주던 손길, 코코와 민재의 관계를 굳이 연애로 몰아가지 않고 우정의 결로 담아내려 했던 편집의 태도였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 작은 배려들이 '환승연애'를 '도파민'이 아니라 '감정'으로 기억하게 했다.

하지만 시즌4는 시작부터 결이 달랐다. 출연자들의 섬세한 감정과 서사의 행적을 따라가기보다, '새로운 만남을 성사시키겠다는 결연함'이 먼저 보였다. 제작진은 X에 대한 미련보다는 새로운 사랑에 반응하려는 출연자들 위주로 구성되었고, 그 정점에는 '엑스(전 연인) 2명 동시 출연'이라는 무리수가 있었다.

환승연애4

엑스 2명이 동시에 출연하는 비현실적인 구성은, 프로그램의 관심이 출연자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환승연애' 는 시청자들이 과거의 개인적인 기억들을 떠올리며 출연자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함께 울고 웃도록 했지만 이번 시즌은 '엑스 2명의 구도'로 설계해 시청자들이 출연자들을 비교하고 판단하는 위치에 서도록 만들었다. 이는 '환승연애'가 추구해 오던 보편적인 연애의 결에서 한참 벗어난 기획이었다.

제작진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시즌3에서 재회 커플들이 속출하며 "이럴 거면 재회연애지 왜 환승연애냐"는 비판이 커졌다. 시즌4가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재회를 원천 차단하려고 했다는 의도가 읽힌다. 문제는 그 구조적인 안전장치가 프로그램의 가장 귀한 자산이었던 보편적인 감정을 깎아먹었다는 점이다. 감정과 몰입이 있어야 할 곳이 비현실적인 장치로 채워지니 서사는 얇아지고, 설명이 늘었다. 감정의 공백이 커질수록 패널들의 해설은 길어졌다.

환승연애4

이번 시즌에서 엑스들의 민감한 감정 대립을 지나치게 적나라하게 노출한 장면들이 여러 차례 나왔다. 연애와 이별은 질투와 비겁함과 후회 같은 '못생긴 감정'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그 못생김을 반복해서 확대 재생하는 방식은, 결국 누군가에게 비난이 쏟아질 출구를 열어놓는 일과 같다. 설령 그것이 '진짜 모습'이었다 하더라도, 제작진에게는 보여주는 방식의 책임이 남는다.

'환승연애'가 많은 과몰입러를 양산하고 콘텐츠들로 재생산되며 화제를 모은 이유는 출연자의 선택이 재회든 환승이든 그 이면을 끝까지 응시하려 했던 모습에 있다. 그게 '환승연애'가 갖는 차별점이었다. 우리가 그 긴 시간을 기꺼이 내어줬던 이유다.

환승연애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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