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1일(화)

영화 스크린 현장

영화계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미쟝센단편영화제가 주목한 '딥 포커스'

작성 2025.10.20 15:52 조회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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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쟝센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가 단편영화 더 나아가 영화산업에 대한 담론의 장 '딥 포커스' 토크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미쟝센단편영화제는 한국영화계를 이끌 신인 감독과 배우들의 등용문이자 국내 유일의 장르 단편영화 축제로, 올해 제21회를 맞아 지난 20년의 성과와 정신을 계승하면서 다시 동시대 젊은 창작자들과의 역동적인 만남을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영화제의 취지와 의도를 담은 토크 프로그램 '딥 포커스'가 새롭게 런칭, 10월 18일(토)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딥 포커스' 프로그램은 한국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폭넓게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토크 프로그램으로,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이 참여한 단편 옴니버스 '극장의 시간들'의 특별상영과 연계하여 영화 창작의 본질과 비밀을 탐구하는 '창작자 토크' 그리고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전과 대안을 모색하는 인더스트리 토크로 구성됐다.

앞서 진행된 '창작자 토크'는 '극장의 시간들'을 연출한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이 참석,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집행위원인 이상근 감독의 모더레이터로 진행됐다. 오랜만에 단편영화를 작업한 소감에 대해 세 감독 모두 창작자의 '자유'에 대해 언급, "직업이 아닌 작업으로서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이종필 감독의 말에 윤가은 감독 역시 크게 공감하며 "촬영 현장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장편 작업을 할 땐 앞서 계획된 것들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계획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현장에서 비교적 유연하게 대처하는 작업을 해본 적이 있나? 생각했던 것 같다. 이번엔 기존의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도전하듯 촬영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미장센

이어 극장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면서 극장의 위기론이 부각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장건재 감독은 "영화산업의 위기설은 매체나 산업, 시장이 바뀔 때 늘 있어왔다. 매 시기마다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고민하지 않았나. 지금은 유통의 질서나 플랫폼 등의 변화를 맞이하면서 또 다른 양상의 위기가 대두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1 창작자,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의 '태도'는 언제든 변하지 않는 것 같다"고 창작자로서의 입장을 전했다.

또한 윤가은 감독은 "개별적이고도 공동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극장뿐이다. 개인이 아닌 공동의 경험이 될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극장의 마법이 아닐까. 시간이 흘러도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은 아주 귀중할 것이고, 이 경험을 관객분들이 계속 좋아해 주실 거라 믿는다"는 소신을 전해 큰 공감을 자아냈다.

인더스트리 토크 'What's Next?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제언'에는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주관사인 씨네21(주) 대표이사 장영엽의 진행 하에 김성수, 장재현 감독 그리고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 이영주 CJ ENM 영화 사업전략팀장, 이현정 쇼박스 영화사업본부장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영화 산업의 현실 진단으로 시작된 토론에서 장재현 감독은 '진통기'라고 표현하며 "규모, 형식 등 다방면으로 변화가 있는 상태다. 이 진통기를 어떻게 겪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부정적으로 바뀔 수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도 있는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영주 팀장 역시 "산업 전반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 체질이 개선될 것인지 혹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것인지 중요한 기점"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에 이현정 본부장은 "위기일 수도 있지만 변화의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서 시장은 계속해서 변해왔다. 10년 전에도 한국영화의 위기는 있었다. 하지만 그 뒤에 영화가 넘버원이 되는 시기를 맞이하지 않았나.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온몸으로 체감한 시기를 지나 변화만 잘 된다면 재미있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표했다.

또한 "이젠 안전한 투자는 없다. 역으로 규모와 상관없이 매력만 있다면 투자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변화의 긍정적인 점을 언급하며 "과거 흥행 공식을 버리고 호기심을 끌 수 있고 영화만의 매력이 충분한 작품에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산업의 변화가 신진 창작자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조언에 미쟝센단편영화제의 역할이 더욱 크게 대두된 상황. 김성수 감독은 "미쟝센단편영화제는 기존의 감독들이 미래의 감독들을 발굴하는 영화제다. 유명한 감독과 영화 대신, 이미 그런 영화를 만든 감독들이 새로운 감독들에게 무엇을 만들었는지 묻는 영화제다. 이런 방식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앞으로도 한국영화의 놀라운 산실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영화제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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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장재현 감독은 "지난 20회 동안의 미쟝센단편영화제 부재는 'I Love Short'이었다. 하지만 21회부터 'What's Next?'로 바뀌었다. 과거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은근하게 산업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대놓고 등용문이 되길 바란다"는 선배 감독으로서의 든든한 포부를 전했다.

김원국 대표 역시 "미쟝센단편영화제를 통해 만나게 되는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신진 창작자들에게 기회는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을, 그리고 이현정 본부장은 "신인 감독들에게 지금의 변화는 큰 기회"라고 전하면서 "미쟝센단편영화제는 특히 좋은 기회다. 개인적으로도 한 섹션만 보고 가려고 했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몇 개의 섹션을 더 봤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진 감독들이 많구나 느꼈다. 이러한 플랫폼을 잘 이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한국영화의 새로운 얼굴과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영화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을 약속한 미쟝센단편영화제는 오는 10월 19일(일)까지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되며, 10월 20일(월)에는 네이버 1784에서 폐막식을 진행한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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