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7일(수)

뮤직

[스브수다] 정대현 "B.A.P 시절은 화양연화...'행로'는 새로운 출발"

강경윤 기자 작성 2025.08.27 11:41 조회 165
기사 인쇄하기
정대현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B.A.P 출신 가수 정대현이 돌아왔다. 화려했던 청춘의 무대와 긴 공백을 지나 다시 마이크를 잡은 그는, 이번 신곡 '행로'에 담긴 마음을 "나 자신을 먼저 응원하고 싶었다"는 말로 정리했다. 반짝임과 기다림 모두를 겪은 그의 목소리는 더욱 묵직해졌다.

지난 5월 싱글 'Stay'에 이어 약 3개월 만에 발표한 두 번째 디지털 싱글 '행로'는 음악을 향한 그의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작업 기간은 한 달 남짓으로 짧았지만, 정대현은 "막힘없이 이어졌다"고 했다.

정대현

정대현: "'행로'라는 단어가 흔하진 않잖아요. 저도 처음엔 낯설었는데, 결국 '누군가의 길을 응원한다'는 뜻이에요. 사실은 모두를 응원하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저를 먼저 응원하고 싶었어요. 그게 지금 제게 가장 절실했거든요."

이번 곡은 B.A.P 리더 방용국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오랜 시간 음악적 동행을 해온 만큼 작업은 더욱 수월했다.

정대현: "형이 '행로'라는 제목을 추천했어요. 처음엔 낯설었는데, 요즘 영어 제목이 많잖아요. 오히려 우리말이 더 신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미도 좋았고요. 형은 제 음악적 나침반이에요. 원석 같던 저를 발굴해 줬고, 지금도 제 음악을 가장 잘 아는 유일한 사람이죠."

정대현이 이번 곡을 통해 노래하고 싶은 건 바로 '청춘'이다. 네 달 남짓한 짧은 연습생 생활 끝에 데뷔해 어느덧 13년 차가 된 그는, 자신의 청춘과 지금 세대가 살아내는 청춘 모두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정대현: "저는 이제 서른셋이고, 제 청춘과 20대·10대 청춘은 다르잖아요. 저도 저희 윗세대의 청춘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듯이요. 그런데 요즘 청춘들은 내일 걱정보다는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살아가는 느낌이더라고요. 저는 불안이 많아요. 미래에 대한 압박도 크고요. 그래서 이번 곡에서는 '오늘 살아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정대현

그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은 단연 B.A.P 시절이다. "그때는 형형색색 무지개 같았어요. 화려했고, 아름다웠죠. 힘든 일도 있었지만 인생에서 그렇게 완벽한 시절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팀 활동 이후의 시간은 쉽지 않았다. 뮤지컬 무대에도 도전했지만 그는 "원하는 만큼의 반의 반도 가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욕심이 컸던 것 같다"면서도 "그 실패가 결국 지금의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데뷔와 동시에 신인상을 휩쓸며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B.A.P는 지난해 팬콘서트 'CURTAIN CALL'(커튼콜)에 이어 아시아 투어 'Farewell, Earth (페어웰, 어스)'로 팬들과 재회했다.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인한 공백, 군 복무, 솔로 활동 등으로 멈췄던 걸음을 다시 내디딘 순간이었다. 정대현 역시 무대 위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대현

"멤버들과 KBS 아레나홀에서 공연을 했어요. 마지막 콘서트보다 더 큰 공연장이었는데, 객석이 꽉 찼어요. 무대에서 울었어요. 예전엔 왜 그렇게 숨겼는지 모르겠는데, 이제는 숨길 수도 없더라고요. 정말 심폐소생 같은 순간이었어요. 저는 무대에서 살아 있다는 걸 가장 크게 느껴요."

그러나 동시에 아쉬움도 남았다. "팬들은 좋게 보셨겠지만, 제가 완벽히 해내지 못했다는 이질감이 남았어요. 그 아쉬움이 오히려 다시 나아가게 하는 추진력이 됐죠."

정대현은 B.A.P 활동 시절을 돌아보며 소속사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말했다.

정대현: "지금은 가릴 게 없어요. 이미 지난 과거고, 우리가 부끄러운 건 아니에요. 오히려 우리를 껄끄럽게 여기는 건 그들이죠. 대표님만큼은 우리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신 분이었어요. 그때는 살벌했지만, 결국 단단해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번 주 밴드 버스킹 공연으로 팬들을 만나는 정대현은 분명한 음악적 목표를 말했다.

"늘 인정을 받고 싶어요. 더 인정받고 싶고요.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평생직장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가수라는 일이 제게 평생직장이 되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팬분들이 돈과 시간을 써서 저를 보러 와주시잖아요. 그게 얼마나 큰 일인지 알기 때문에, 제가 성공하고 살아남는 게 그분들께 보답하는 길이에요."

정대현의 신곡 '행로'는 그래서 단순한 싱글이 아니다. 화려했던 청춘과 쓰라린 실패, 긴 공백과 성찰을 지나 다시 걸어가는 그의 길. '행로'는 그 길 위에서 자신을 먼저 응원하며, 동시에 청춘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격려다.

정대현

사진=백승철 기자

ky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