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30일(목)

스타 스타는 지금

‘썰전’ 전원책의 ‘선택적’ 분노조절 실패와 반쪽짜리 사과

작성 2017.01.06 12:32 조회 1,680
전원책 썰전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신년토론회 패널로 출연한 변호사 전원책이 논란에 사과했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신년토론회'에서 상식 밖 태도로 진행자와 패널, 시청자들을 모두 당황시킨 지 하루 만이다. 전원책은 JTBC '썰전' 200회에 출연해 “토론회에서 조금 자제하지 못했다.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은 물론이고 불편해하신 시청자 분들에게도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에 시청자들의 비판이 크게 잦아들었다. 방송 출연 전 소셜 라이브 방송에서 JTBC 아나운서에게 “예정된 게 아닌데 왜 방송하느냐.”며 고함을 친 '꼿꼿함'의 대명사 전원책의 평소 행동을 비교해 보면 이례적일 만큼 유연한 사과였음은 분명하다. 이어진 MC 김구라의 노련한 농담, 패널 유시민 작가의 가벼운 내용의 조언까지 '하차 논란'까지 빗발쳤던 시청자들의 날선 반응을 어느 정도 눙치기에 가능했던 예능적 흐름이었다.

예능 맥락에서 사과는 자연스러웠을지언정 모든 논란을 해소한 건 아니다. 특히 전원책의 이어진 말은 뒷맛을 씁쓸하게 한다. 전원책은 “진술하는 방법은 나빴지만 내 역할을 안 해주면 또 어떻게”라고 덧붙였다. 전원책은 토론회에서 자신의 발언은 정당했거나 '보수 논객'의 역할에 충실했음을 강조하면서 토론 태도만 부족했음을 주장했다. 그의 사과의 범위는 토론 과정에서 상대방을 지적하면서 소리를 쳤거나 말을 잘라먹는 등 기술적인 실수였음으로 국한시켰다.

진행자 손석희의 만류에도 전원책이 고함을 쳤던 부분은 2차적 문제였다. 토론 태도 못지않게 그가 유독 이성을 잃었던 토론의 지점과 그 맥락도 시청자들을 공감을 사지 못했다. 방송계 대표 정치패널로 활동하는 전원책이 갑작스럽게 이성을 잃을 정도로 분노조절을 실패했던 부분은 크게 두 가지 부분이었다. 주제는 자유시장경제와 복지였다.

전원책 변호사는 신당을 창당한 유승민 의원에게 '보수신당의 정강정책은 정의당에나 어울리는 사회 민주주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 의원이 “보수가 시장경제만 옹호해야 한다는 논리는 재벌이 전파한 것”이라면서 “영국 보수가 살아난 이유는 지주계급에서 상인으로 넘어가다 하층민 계급까지 보호해서 살아남았다.”고 반박했다. 개혁, 복지에 대한 보수의 가치차이가 드러난 부분이었고, 토론은 새로운 지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보수의 미래적 가치에 대한 유의미한 논쟁과 토론은 따라오지 못했다. 전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보수가 갖는 이념적 선명성에서만 목소리를 높이며 “그건 진정한 보수당이 아니다. 정의당에서나 하는 것”이라며 논쟁을 마무리 지었다.

이어진 전 변호사와 이재명 시장의 토론은 더욱 뜻밖이었다. 전원책은 “작년 말 국가부채가 몇 조인지 아나.”란 질문을 이 시장에게 던졌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질문은 토론의 묘미를 살렸다. 하지만 이 시장이 복지를 위한 법인세 인상 여부에 대해 언급하자 전 변호사 뜬금 없는 분노를 터뜨렸다. 전원책은 이 시장이 언급한 부분 중 법인세 실효세율 부분만 물고 늘어졌다. 그는 이재명에게 “그런 이상한 수치를 들이밀지 마라.”, “왜 거짓정보를 가져와 이야기를 하나.”며 토론 진행이 더 이상 힘들 지경으로 분노를 터뜨렸다. 결국 해당 이슈의 논쟁은 전원책의 통제 불가한 투덜거림으로 끝이 났다.

전원책 썰전

보수, 진보 진영의 유력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두 패널이 참가한 토론회의 내용으로 치면 매우 아쉬운 전개였다. 두 후보의 검증의 장이 될 뻔했던 토론회는 전원책 변호사의 '선택적' 분노조절 실패에 그 의미가 급격히 바랐다. 방송과 토론의 경험으로만 따지면 전혀 부족하지 않았던 전원책가 왜 이 중요한 토론회에서 토론 실패자의 역할을 자처하려고 했는지 다소 의아하다는 평도 받는다.

토론회 이후 인터넷에서는 2012년 대선 1차 토론회 당시 전 변호사가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 토론을 평가하면서 전문가들 중 유일하게 '우세했다'고 평가한 부분이 다시 회자되기도 했다. '전 변호사가 합리적 보수주의자 패널로서 그 역할에 합당하냐'는 의심이었다.

그럼에도 전 변호사가 방송을 통해 내온 일관된 주장과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보와 지식은 후한 평을 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1년 여전 '썰전'에 전원책이 캐스팅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여기 있으리라 짐작된다.

'말'의 힘은 상당하다. '썰전'뿐 아니라 보수논객으로서 토론회에 여러 차례 출연했던 전원책이 하는 말은 의도했던 것 이상으로 시청자들에게 크고 깊은 울림을 준다. 동시에 그가 내뱉은 말의 의도도 여러 갈래로 해석될 수 있다. 토론은 말과 말의 치열한 대결이자 논박의 과정이다. “나는 답을 가지고 있으니 너희는 대답을 해라”는 이른바 '답정너' 식 주장은 언제든 다시 논란거리로 떠오를 수 있다.

ky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