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수)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홍종현이 말한 #아이라인 #악역 #달의연인

작성 2016.11.14 09:25 조회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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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현

[SBS연예뉴스 | 손재은 기자] 진한 아이라인, 금빛 귀걸이, 화려한 의상… 이 모두를 걷어낸 배우 홍종현이 낯설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속 왕요는 온데간데없었다. 진중하고도 진중한 성격에 순둥 순둥한 매력의 소유자가 왕요를 연기하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겠구나 싶었다. 그 역시도 고개를 끄덕였다.

홍종현을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종영한 지 시일이 지난, 겨울 문턱에 만났다. 이번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 즐거웠던 한편에 어려웠던 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안방극장에 자신의 이름을 오롯이 새겼기 때문인지 어딘가 모르게 만족감과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Q. 드라마가 종영했다. 촬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지만 진짜 끝났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
A. 사실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많이 걱정한 부분이 있었다. 악역을 맡았다는 것 때문에 도전 같은 느낌이었다. 워낙 원작 드라마가 인기 많아서 부담감도 있었고, 악역을 해본 적 없어서 걱정스러웠다. 메이크업같이 외적인 것도 파격적이었으니까. 그런 것들이 걱정이 되더라. 걱정하고 우려했던 것보다 반응도 좋은 것 같아 다행이다. 그래서 안심도 되고 종영한 게 아쉽고 후련하기도 하다. 이번 드라마 같은 경우 캐릭터(왕요)가 후반부 안쓰러웠던 기억도 있어서 짠하다.

Q. 악역이라는 부분이 굉장히 부담이었나 보다. 그럼에도 출연한 이유가 있나?

A. 악역을 하고 싶었다. 김규태 감독님 작품을 많이 보고 좋아했다. 시작할 때 대본이 다 나온 상태가 아니었지만 전해 들었을 때 왕요가 나쁘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후반부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고 하더라. 캐릭터 변화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 것들이 매력 있었다. 그런 매력에 끌려서 하면 얻는 게 많을 것 같았다.

홍종현

Q. 사전 제작이라 본방 사수하면서 모니터를 했겠다.
A. 거의 본방 사수했다. 내가 찍은 것 보고 영상만 봐도 촬영할 때 기억이 나서 객관적으로 봐지지 않더라. 후반부에 왕요가 무너져 갈 때쯤 그 때 느낀 감정이 되살아나서 불쌍해했다. 나쁘고 굉장히 밉고 하지만 마냥 미워할 수 없었다.

Q. 다른 것보다 아이라인이 정말 강렬했다. 지금은 지운 모습이 어색하지만…
A. 처음에 거부감은 아닌데 어색해했다. 모델 할 때 화보나 컬렉션 할 때 심하게 메이크업한 적이 많아 화장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는데 드라마에서 하니까 왕요한테 잘 어울릴까 하는 걱정은 있었다. 적응이 되고 나중에 없으면 어색하더라. 화면으로 통해서 볼 때도 괜찮았다. 클로즈업샷이 다른 배우들에 비해 없었지만 처음에 화장도 진하고, 눈빛도 강렬하고 그런 모습이 크게 잡히니 부담스럽긴 했는데 나중에는 왕요만의 사나워 보이고 야비하고 빈정거리는 표정이 잘 잡힌 것 같다.

Q. 흔히 배우들이 악역을 하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한다. 도전을 해보니 어땠나.
A. 기존에 해봤던 것이 아니라서 초반 시작할 때 중요한 것은 자신감 당당함이었다. 못된 말과 행동을 해도 죄책감 같은 것을 보여주기 싫었다.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으니까, 누구한테 그렇게 한 적 없으니까, 연기니까 괜찮아 하면서 나만 느끼면서 했다. 그래야 극 후반에 왕요가 무너져 갈 때 갭이 커서 무너지는 모습이 더 극대화될 것 같았다. 그래서 형제들을 죽일 때조차 일말의 망설임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아, 왕은(백현 분)에게 화살을 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스케줄이 안 맞아서 백현과 따로 찍었다. 같이 찍지 못하니 백현이 어떤 표정으로 화살을 맞을지 모르니까 걱정스러웠는데 걱정했던 것보다 잘 나온 것 같다. 비열하게 잘 죽인 것 같다. 물론 그 덕에 백현 팬들에게 욕 많이 먹었지만.(하하)

Q. 왕요 캐릭터를 만들었던 과정이 궁금하다.

A. 사실 액션 스쿨을 다니며 승마는 계속 배우고 있었다. 캐릭터 잡아 갈 때 주변인들 관계를 많이 생각했다. 가장 큰 게 엄마였다. 황제 만들기 위해 교육을 시킨 인물이니까. 왕요 스스로가 왕이 아닌 자리를 생각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왕이 될 사람이라 이유 같은 것을 많이 만들었다. 엄마에서 비롯된 여성을 생각하는 마음 말이다. 그래서 왕요가 왕욱(강하늘 분)이 배신했을 때 연화(강한나 분)를 버릴 수 있어서 좋았다. 연화와 로맨스가 없는 건 아쉬웠지만 냉정하게 말하는 게 왕요를 살린 것 같았다. 차를 마시는 자세라든지 정석적으로 기품 있고 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다.

홍종현

Q. 촬영하면서 유독 신경 썼던 신이 있을 것 같은데…
A. 죽는 장면도 신경을 썼고 준비했다. 사실 왕이 되고 난 후부터 신경을 썼다. 극 초반에는 왕요가 이런 성향 사람이다 보여준 것 같고 후반부는 감정의 변화를 보여줬다. 왕의 자리에 올랐을 때, 주변에 믿을 사람들 없을 때 거기서 오는 불안감, 엄마와도 사이가 멀어지지 않냐. 이 친구가 왜 사람이 아니라 미신 같은 것에 의지 할 수밖에 없었는지 심적으로 망가지고 그런 과정이 특별한 신이었다. 걱정이었던 것은 빨리 진행돼 매끄럽지 않으면 어쩌나 했는데 그런 걱정은 덜었다. 꽹가리 치는 신, 죽은 줄 알았던 신들을 신경을 썼던 기억이다. 마지막 신 경우 작가가 전화해서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있냐 물어보더라. 종현이 왕요를 연기했으니 왕요가 어떤 말을 할 것 같냐 물어서 대답했는데 그것들을 대사에 넣어서 수정해 줬다. 그 덕에 몰입해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만족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A. 초반 부분이 아쉽다. 긴장된 모습이 보이더라. 사실 왕요가 절벽에서 떨어지기 전에 궁에서 잡혔다가 도망치는 모습이 있었는데 촬영을 못했다. 그 장면을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 신이니까 욕심이 났다. 그 아쉬움이 있었다.

Q. 악역 연기에 점수를 준다면?
A. 60점 정도. 많이 준 거다. 열심히 했으니까 절반은 넘게 주고 더 열심히 하라고 절반만 넘게 줬다.

Q. 또래 배우들이 많이 출연해 촬영장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들었다.
A. 아무래도 많다 보니 시끌벅적 왁자지껄 했다. 좋았다. 현장에서 내 또래 배우들이 대거로 출연하는 작품이 없는 것 같다. 사전 제작이고 하니까 촬영 기간 다른 드라마보다 길었고… 많이 의지를 하기도 했고 편한 마음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촬영이 끝나고도 중간 중간 모였고 회식도 했다. 물론 시간 되는 사람만 모였지만. 단톡방도 아직 있다. 다들 각자 활동하고 있지만 서로 연락하고 지낸다. 확실히 끈끈한 것이 있다.

Q. 이준기와 붙는 신이 가장 많았지 않았나.

A. 그랬던 것 같다. 처음에 (이)준기 형이 선배고 하니까 어려웠는데 감사하게도 편안하게 해줬다. 나중에는 편안하게 물어보고 했다. 성격이 쿨하고 에너지도 있다. 밝다. 현장에서 준기 형이 있으면 분위기가 좋아졌다.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나중에는 나를 편하게 해주려 배려해 준 것 같다.

홍종현

Q. 강하늘과는 동갑내기 친구인데…
A. 사실 촬영 전 (김)우빈에게 (강)하늘 이야기를 들었다. 우빈이 영화 '스물'을 찍고 나서 하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늘 역시 우빈한테 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인지 리딩할 때 처음 만났는데 생각보다 어색함이 없었다. 동갑내기 친구고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공감대도 많고 친해졌다.

Q. 김우빈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김영광 이수혁 김우빈과 절친 4인방으로 알려져 있다. 일적으로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의지가 되기도 할 것 같다.
A. 모델 했던 친구들이 비슷한 시기에 드라마 시작했다. 아직까지 서로 각자 영역에서 잘하고 있다는 게 재미있다. 일적으로 고민되거나 헷갈려 하는 것이 있을 때 물어본다. 그냥 편안하게 이야기 한다. 새로 들어가는 작품에 대해. 물론 정보 공유도 한다. 공감대가 많으니까 많이 편하다. 의지하는 것도 많고 하다.

Q. '달의 연인'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A. 시청자들이 홍종현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는 점이 가장 큰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그런 것에 대한 해소도 있을 것이다.

Q. 모델에서 연기를 시작한 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A. 데뷔한 지는 9년 정도 됐다. 모델 하다가 배우 생활을 하기 시작한 것은 7년 된 것 같다. 그동안 대표작이 없고 하여 조바심 같은 것이 있었다. 항상 그래 왔다. 좋아하는 일이고 성격도 급하고 욕심도 많은 편이어서 급하게 생각 안 하려 노력했다. 원하는 것은 빨리 잘돼서 그런 것보다는 하고 싶을 때까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저절로 따라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려 했다.

홍종현

Q. 한 작품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면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궁금하다.
A. 하고 싶은 역은 많다. 만약 악역을 한다면 악한 악이었으면 좋겠다. 쐐기 박을 수 있는… 왕요보다 더한 악역은 없을 것 같지만.(웃음) 만약에 반대로 생각해 새로운 모습을 생각한다면 재미있고 밝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사실 내가 몸쓰는 액션을 좋아해서 액션이 많이 들어간 연기도 해보고 싶다. (사이코패스 역도 잘 어울릴 것 같은 말에) 과거 카메오로 사이코패스로 나온 역이 있는데 그 역을 많이 기억해 주기도 한다. 그런 역도 재미있을 것 같다.

Q.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홍종현 하면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A. 보통 다른 배우들은 어떤 배우로 남고 싶다고 이야기 하냐?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 일을 하는 것은 내 욕심이 커서 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흠. 사람이 기대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같은 대본을 읽고 연기하더라도 다 다르게 나오지 않나. 대중들은 내가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걸 보니까. 그런 것들을 보고 나를 기억할 때 나만의 느낌을 기억해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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