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5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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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배우 김선영 “‘위키드’ 하면서 자기연민 버렸다”

작성 2014.06.26 10:06 조회 8,035
김선영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뮤지컬 '위키드'에서 초록마녀 엘파바는 선을 지키기 위해서 마녀가 되기로 결심한다. 엘파바가 1막 마지막 넘버인 '중력을 거슬러'(Defying Gravity)를 부르며 무대에서 떠오르면 관객들은 엘파바의 단호하고 선한 의지에 가슴 벅찬 감동이 스며든다.

'위키드' 한국어 공연에서 초록마녀 엘파바 역할을 맡은 김선영은 이미 캐릭터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겉모습과 달리,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여성적 매력이 짙은 엘파바의 모습이 김선영에게서 스쳐 보였다.

지난 5월 2일 엘파바 역으로 투입된 김선영은 벌써 2달 가까운 시간을 에메랄드 시티에서 살았다. 중간 투입인 탓에 긴장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새로운 글린다로 합류한 김소현에게 김선영은 “이렇게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처음”이라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는 걸 보면 말이다.

“(김)소현이 보다 그래도 한달 더 먼저 무대에 올랐으니까 이제는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긴 것 가아요. 지금까지 글린다를 총 3명 만났는데 소현이는 가장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배우예요. 극중 글린다와 엘파바는 만나기만 해도 으르렁 대는 그런 역할인데, 소현이 눈만 보면 자꾸 애틋해져서 겉으로는 싸우고 마음으론 응원하고….(웃음) 요즘 힘들어요.”

'위키드'를 통해서 든든한 조력자를 만났다고 말하는 김선영과 김소현은 데뷔 시기와 나이가 비슷한 동료다. 2004년 '지킬 앤 하이드'에서 만난 적이 있고, 지난해 김소현이 김선영에 이어 '엘리자벳' 여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른 인연도 있다. 간간히 전화통화로 안부를 묻는 사이이긴 했지만 '위키드'를 통해서 두 사람은 더욱 끈끈해졌다. 엘파바와 글린다가 그러하듯 말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소현이가 '포굿'을 할 때 닭똥같은 눈물을 흘려요. 그 모습만 보면 저도 눈물이 나서 겨우 참아요. '위키드'를 하면서 소현이의 진심과 외로움, 애틋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김선영

김선영의 말 한마디에는 '위키드'를 향한 애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위키드'는 직접 공연을 봤던 작품이었는데 그 자체가 일단 정말 좋았어요.그냥 좋은 작품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저를 굉장히 많이 움직였어요. 엘파바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부분이 저를 통해서 한번 해보고 싶었고요. 어찌보면 조금 늦은 것 같지만 엘파바를 만난 건 최고의 타이밍이었던 것 같아요.”

진심이었기 때문일까. 김선영의 엘파바는 다른 배우들보다 더 감정적 몰입도가 컸다. 이는 엘파바가 왜 마녀가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득력과도 비례했다. 그녀의 공연을 본 시어머니는 “얘야, 정말 잘하더구나.”라며 말을 잇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들은 그런 게 있어요. 무대에 서는 게 행복하면서도 '스트레스 받아', '힘들어'라며 자기연민에 빠지기 쉽거든요. '위키드'를 하면서 자기 연민에 빠질 때 배우들은 한없이 나약해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보호하려면 스스로는 더 없이 강해지죠. 저에게 엘파바는 매일 새로움을 깨닫게 하는 캐릭터예요.”

김선영은 엘파바를 통해서 배우로서 한층 더 성숙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하루하루 주어진 것에 대해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며 산 것 같아요. '위키드' 무대에 오르면서 이 작품이 왜 사랑을 받고 많은 배우들이 하고 싶어하는지를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아직 다음 계획이 잡힌 건 없지만, 다른 배우들과 서로 격려하면서 엘파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표현하고 싶어요. 엘파바는 김선영이 보여줄 수 있는 에너지의 정점에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김선영의 엘파바를 볼 수 있는 '위키드'는 오는 7월 31일까지 샤롯데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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