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 에디터] 냉동창고 살인 사건, 사건의 진짜 내막은?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얼어붙은 거짓 시나리오 - 파주 냉동창고 살인 사건'이라는 부제로 60대 여성이 영하 25도의 냉동창고에 갇혀 사망한 끔찍한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9월 4일, 경기도 파주의 한 대형 카페 주차장 구석에 놓인 냉동 컨테이너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영하 25도로 설정된 이 냉동 컨테이너에서 발견된 시신은 전날 실종 신고가 접수된 60대 여성 이 씨.
피해자는 27시간 동안 냉동창고에 감금되었고 이에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이후 해당 냉동창고가 있던 카페의 사장인 39세 신 씨가 긴급 체포되었다.
사건 당일 피해자와 처음 만났던 신 씨는 만난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피해자를 냉동 창고에 감했고 방치했다. 이에 신 씨는 우발적인 범행이었으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냉동창고에서는 피해자의 시신과 함께 10개의 상자가 발견됐는데, 이 안에는 액면가 500억 상당의 위조된 백화점 상품권이 담겨있었다.
폭행이나 흉기로 인한 외상은 전혀 없는 시신의 사인은 저체온사. 신 씨는 위조품이 발각되자 당황해서 피해자를 감금했다고 주장했다.
상품권과 관련 없는 일을 했던 피해자. 그런데 다음 날 범인 신 씨가 검거된 장소는 고인의 사무실이 있는 장소였다.
그리고 검거 당일 신 씨의 곁에는 3명의 남성이 함께 했는데 이들 중 1명인 최 씨는 사건 당일 피해자를 파주까지 데려가 신 씨에게 연결해 준 사람이었다.
사건 당일 밤 피해자에 대해 실종 신고를 했던 가족들. 이에 경찰은 신고 직후 휴대전화 위치로 피해자의 행적을 추적했지만 신 씨의 카페를 특정하긴 힘들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신 씨는 피해자를 감금한 후 파주 일대를 돌며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껐다 켰다를 반복하며 위치를 조작하기도 했던 것.
또한 해당 사건의 담당 검사는 "신 씨는 피해자의 위치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다른 수사기관이나 관련자들에게 잘 모른다고 하거나 다른 데로 갔다고 했다. 특히 오전에 이미 헤어졌다며 구체적으로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검사는 "피해자가 상품권을 가지고 없어졌다며 거래 파기에 대한 위약금이나 수수료 조로 최 씨에게 금원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며 "최 씨에게 어떻게 책임지냐? 어떻게 할 거냐라며 위약금을 요구했는데 이는 이런 취지의 범행 계획이 머리에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검찰 측은 신 씨가 사전에 범죄 계획을 검색한 내역, 제삼자에게 범행 내용에 대해 설명한 통화 녹음 파일 확인을 확보하고 있음을 밝혔다.
사건 전 최 씨 일행은 피해자와 함께 다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그들의 일행 중 또 다른 한 명도 체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상품권 깡 시장에서 그렇게 이례적으로 큰 금액은 아니다. 많게는 2,300억 원까지 세탁한 사례가 있다"라며 "투자 리딩방 사기, 로맨스 스캠 조직, 불법 도박 시장까지 자금을 양성화시키는 것이 목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에 신고를 못 하거나 이럴 가능성이 있을 중개인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라며 "상품권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사기를 쳐도 피해자들이 쉽게 신고를 하거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정보를 얻거나 차분하게 계획을 세웠던 것 같다"라고 신 씨의 범행을 분석했다.
최 씨는 신 씨와의 상품권 거래를 앞두고 상품권을 확인하겠다고 했고, 신 씨는 상품권 확인을 위해 고령의 여성을 보내라고 했다. 이에 최 씨는 피해자에게 상품권 대리 확인자 역할을 부탁했다.
그리고 신 씨는 피해자에게는 핸드폰을 자신의 차에 두고 내리라고 하며, 자신의 핸드폰으로 최 씨와 영상통화를 하며 상품권을 보여주겠다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최 씨도 신 씨에게 속았던 걸까?
수사기관은 최 씨가 누구인지, 신 씨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한 질문에 수사 중이라 답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남기며 다만 최 씨가 신 씨의 범행 계획을 알고도 피해자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본인의 자산에 비해 사업으로 인한 대출 채무가 많았던 신 씨. 일거에 해결할 방법을 계속 모색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을 과시하는 욕구를 가진 신 씨는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극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타개할 방법을 구상하면서도 그 구상 안에 누군가의 생명은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에 전문가는 "피해자를 냉동창고에 방치함으로써 본인의 손에 피를 안 묻히고 사망하게 했다. 피해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본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단순한 도구나 절차로 봤을 것이다"라며 피해자를 고령의 여성으로 타켓팅한 것 자체가 손쉽게 제압할 상대를 고른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매수인 최 씨 측은 위험부담을 진 게 없다고 본다. 매수인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본인이 단속되거나 검거될 여지를 전혀 남기지 않았다. 피해자를 내세웠을 뿐인데 피해자는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불법성이 있는지 위험성이 있는지 모르고 현장에 갔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며 피해자를 대신 내세우는 일운 범죄 조직의 수법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검찰은 이번 사건으로 고액의 상품권이 정식 발행처를 거치지 않고 유통이 된다는 것, 이를 사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보이스피싱이든 불법 도박이든 추적이 불가능한 방법으로 돈을 세탁하려는 수요와 공급이 있는 것 아닌가 판단했다고 밝혀 해당 사건의 진짜 내막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길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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