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뭄바이 테러, 그곳에 갇힌 한국인들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8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불타는 뭄바이-테러에 갇힌 한국인들'이라는 부제로 2008 뭄바이 테러를 조명했다.
2008년 11월 26일 밤, 인도 경제의 심장 뭄바이 곳곳에서 총성이 울려 퍼졌다. 최고급 호텔부터 기차역, 카페 등 사람들이 밀집한 공간에서 동시다발적 테러가 일어난 것.
이에 뭄바이 최고급 호텔인 타지마할 호텔에는 한-인도 기업인 친선협회에 참석한 한국인들을 비롯해 투숙객과 직원 등 천여 명이 고립되었다.
인도판 9.11이라고 불리기도 한 뭄바이 테러는 무려 60시간 이어진 무차별 테러였다. 당시 주 뭄바이 총영사관 영사 강기택도 그곳에 함께 했다.
최대한 오랜 시간 최대한 많은 피해를 남기는 뭄바이 테러가 계속되는 가운데 타지마할 호텔 연회장에 19명의 한국인을 비롯한 100여 명의 손님들이 함께 대피하여 있었다. 그리고 당시 대한무역공사의 김정현 씨는 먼저 귀가한 4명의 한국인들에게 연락을 해 그들의 안위를 확인했다.
먼저 자리를 떠나 구관 커피숍으로 향했던 4명의 한국인들. 이들이 커피 한 모금을 마신 순간 호텔에 테러범들이 등장했고 그렇게 한국인 4명은 커피숍에 또 다른 외국인 손님들과 함께 갇히고 말았다.
그리고 호텔 커피숍에 있던 한국인 4명은 그곳에 숨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한 궁리를 했다.
객실을 돌며 무고한 이들을 살해하는 테러범들은 테러 지시자의 잔인한 명령을 그대로 따랐고 이들의 행동은 조직적이고 치밀했다.
총뿐만 아니라 수류탄까지 던지며 살상을 이어간 테러범들. 이에 인도 정부는 대테러 부대 블랙캣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뉴델리에서 출발해 뭄바이로 오는 블랙캣의 도착까지는 수시간 소요가 예상되는 바.
그때 호텔 직원들은 자신들만이 찾을 수 있는 개인 회원제 클럽 더 챔버스로 200여 명의 호텔 손님들을 대피시켰다.
호텔의 구조에 빠삭한 직원들은 언제든 탈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들은 손님들의 곁을 지켰다. 이들에게 손님들을 두고 떠난다는 선택지는 없었던 것.
심지어 호텔 직원들은 손님들에게 차가운 물수건을 건네고 샌드위치까지 만들어 건넸다. 그리고 이들은 "
걱정 마십시오 다 괜찮을 겁니다. 손님들을 지키는 것이 저희의 의무입니다"라며 손님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직원들만 있는 공간에서는 서로를 보듬으며 떨림을 참아냈다.
방화까지 시작한 테러범들에 연회장에서는 탈출을 계획했다. 당시 연회장에는 크리켓 대회를 위해 이곳에 온 전문 경호팀이 함께 했고 이들이 그곳의 모든 이들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해 앞장섰던 것.
그리고 잠시 후 비상계단을 통한 대규모 탈출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한국인들의 탈출 선두에는 강기택 영사가 있었다. 그는 "누군가 죽어야 한다면 그것은 나여야 한다"라는 생각 하나로 그렇게 했던 것.
테러 발생 5시간 만에 탈출한 사람들은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고, 이들의 탈출을 도운 전문 경호팀원들은 모든 이들의 무사 탈출에 행복감을 느꼈다.
그런데 탈출의 기쁨도 잠시 강기택 영사는 아직 호텔에 갇힌 4명의 한국인들의 무사 탈출을 기다리며 그곳에 남았다.
그리고 그때 챔버스에 있던 직원들도 손님들의 탈출을 도왔다. 특히 호텔 직원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손님들 앞을 막아서 인간 방패가 되었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인원이 탈출을 하던 그때 테러범들이 챔버스에 나타났다. 당시 챔버스에 남아있던 한 정치인이 전화로 뉴스 생중계 인터뷰를 했고 이 소식은 테러범들에게까지 전해져 챔버스를 공격하게 된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총성에 호텔 직원들은 탈출하던 손님들을 챔버스로 돌아가게 했다. 그리고 일부 직원들은 테러범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달려갔고 그 과정에서 7명의 무고한 직원들이 사망했다.
시간이 흐르고 호텔 카페 창문에는 소방대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소방차의 사다리차로 이들의 탈출을 돕고자 한 것. 창가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던 한국인 4명. 이들은 다른 이들의 탈출을 도운 후에야 카페를 떠났다.
그리고 강기택 영사는 한국인 4명의 안전을 확인한 후 다시 영사관으로 돌아갔다. 테러가 계속되고 있던 그때 뭄바이 곳곳에 있을지도 모를 한국인들의 안전이 걱정이었던 것이다.
다음 날 아침, 드디어 타지마할 호텔에는 블랙캣들이 진입했다. 그리고 테러 발생 60시간 후 모든 테러가 최종 진압되었다.
170여 명의 사망자, 300여 명의 부상자를 만든 뭄바이 테러. 테러범 10명 중 9명 사살, 1명은 체포되었는데 체포된 테러범은 고작 21살이었다. 돈을 위해 테러에 가담했다는 테러범의 자백.
어떤 이들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람들을 죽이고 또 어떤 이들은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애썼던 것이다.
그리고 방송은 당시 연회장의 손님들을 무사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었던 전문 경호팀의 한 사람에게 생존자의 감사 영상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를 본 경호원은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며 "저에게 그날 밤은 생명의 존엄함,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 그 자체였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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