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7일(수)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단 1회 뿐이었지만, 반응은 폭발적"…'전설의 수사' 박경식·한지원 PD의 이유 있는 자신감

작성 2026.10.07 13:53 조회 4
전설의수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웨이브(Wavve) 추리 예능 '전설의 수사'가 시청자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80년대 벌어졌던 실제 강력사건의 현장을 재현해, 현재의 과학수사기법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전설의 수사'는 업로드 단 일주일 만에 총 시청 시간 8만 시간, 시청 유저 12만 명을 돌파하며 단편 콘텐츠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첫 화가 올라오고 일주일이 지나도 다음 회차가 올라오지 않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게 진짜 한 편짜리였냐", "다음 회차는 대체 언제 나오냐"라는 시청자들의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출신의 박경식 PD와 Mnet '쇼미더머니' 출신의 한지원 PD가 합작한 '전설의 수사'는 당초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된 파일럿 성격의 단편 예능이다. 그러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구현된 극강의 리얼리티, 그 속에서 범인을 추리하는 재미, 수사관으로 변신한 넉살·궤도·최미나수의 뜻밖의 케미, 그리고 AI 기술이 결합한 파격적인 연출로 "단편으로 끝내기엔 너무 아깝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전설의 수사'를 만든 제작사 스토리웹의 서울 상암동 사무실에서 박경식, 한지원 PD를 만나 프로그램 뒤에 숨겨진 이야기와 시즌제 확장을 향한 솔직한 포부를 들었다.

▲ "진짜 억울한 사건은 80년대에 있었다"…롤플레잉 아닌 '진짜 수사'

'전설의 수사'는 픽션이 아닌 '실제 사건'에서 출발한다. 박경식 PD는 유튜브 채널 '범죄자의 편지를 읽다'를 진행하며 얻은 깨달음이 기획의 발판이 됐다고 전했다. '범죄자의 편지를 읽다'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제 사건 당사자들의 자필 편지를 읽으며, 범죄 심리를 분석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1980년대는 과학수사가 미진해 자백만으로 범인을 잡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억울한 사람들이 나오더라고요. 요즘은 CCTV, DNA, 지문 등 과학 수사가 발전해 증거가 명확하다 보니, 억울한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요. 과학기술 수사가 발전하지 않았던 80~90년대에 증거 대신 자백으로 범인을 잡았던 사건을 찾아서, 그걸 지금의 과학수사 기법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전설의 수사'가 시작됐어요. 그런 리얼리티 속에서 과거와 현대의 간극도 느끼고, 과학수사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발판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박경식 PD)

프로그램은 실제 경찰 교육에서 쓰이는 모의 현장수사 및 연극 재연 기법을 응용했다. 실제 사건 현장을 고스란히 옮겨온 세트 안에서 수사관으로 변신한 출연진(넉살, 궤도, 최미나수)은 사전 단서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지문 채취, 혈흔 분석, 족흔적 등 실제 경찰 감식 키트를 활용해 범인을 추적한다.

전설의수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방송을 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제작진이 정교하게 만든 세트 안에서 출연진이 범인을 추려 나가는 모습이 유명 추리 예능 '크라임씬'을 떠오르게 한다는 비교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PD는 "출발선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단언했다.

"'크라임씬'은 출연진 내에 범인이 있고 서로 속이고 속이는 롤플레잉(역할극)이 핵심이라면, '전설의 수사'는 출연진이 한 팀이 되어 외부의 진짜 범인을 잡아나가는 과정이에요. '크라임씬'은 추리하는 재미, 각자가 속이고 속이는 재미가 가장 우선순위라면, 저희는 증거를 통해 범인을 잡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게 가장 큰 차이죠. 허구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다른 예능과 달리, 저희는 판결문과 실제 수사 기록에 기반해 사건 사이사이 구멍을 증거로 채워 넣어야 해서 출연진도 현장에서 엄청난 난이도를 느껴요."(박경식 PD)

▲ 초저예산의 한계를 뛰어넘고 살린 리얼리티

제작진은 몰입감을 위해 세트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한지원 PD는 "출연진이 촬영임을 잊고 사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중고마켓까지 뒤져 실제 사용감이 있는 80년대 소품을 구해왔다"고 전했다.

피해자나 유가족 등 사건 속 인물을 연기한 배우들의 열연도 빛을 발했다. 당시 경찰 수사망을 혼란에 빠뜨렸던 정황을 그대로 재현한 배우의 연기 덕분에 출연진조차 단서를 찾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전설의수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수사 규칙 역시 실제 경찰 수사 시스템을 치밀하게 반영했다. 현실의 1분은 수사 시간 1시간으로 환산되며, 방문 조사와 현장 탐색에 따라 시간이 차감된다. 현장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면 그 앞에 증거 번호표를 세우고, 최소 3개 이상의 증거를 모아야 용의자를 구속 수사할 수 있다. 구속 수사 진행 시 48시간이 차감되는 대가로 용의자 신문조서가 제공되는데, 수사관들은 이를 검토해 검찰에 송치할지 혹은 석방 후 다른 용의자를 추적할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 잘못된 송치로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 8일이 추가 차감되며, 30일 안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는다. 제한 시간 30일 안에 정확한 물증으로 진범을 밝혀 송치해야 하는 것이 '전설의 수사'의 메인 미션인 셈이다.

이처럼 세밀한 수사 가이드라인에 대해 박 PD는 "구속 수사 시 신문조서 작성에 소요되는 48시간이나 검찰 송치 및 확인 기간 8일 등 실제 수사 절차와 시스템을 철저히 계산해 30일이라는 제한 시간을 도출했다"며 정교한 리얼리티에 공을 들였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제작비 사정은 넉넉지 않았다. 박 PD는 "정확하진 않지만 '크라임씬' 제작비의 절반, 어쩌면 3분의 1 수준일 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당초 계획했던 VR·XR 장비 도입도 예산 한계로 무산됐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바로 'AI 영상 기술'이었다.

후배 PD들이 AI로 구현해 낸 1980년대 사건 현장 재연 영상은 사건의 이해도를 높이고 압도적인 시각적 몰입감을 더했다. 박 PD는 "'그알'에서 사건 재연 영상을 찍으려면 1박 2일 동안 잠도 못 자고 찍어야 했는데, 그걸 AI가 완벽하게 구현해 준다. AI로 만든 80년대 시절 영상과 인물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정말 놀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전설의수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넉살·궤도·최미나수의 미친 케미, 그리고 '진짜 전문가'들의 든든한 조력

출연진 구성 역시 기존 추리 예능과의 차별화를 최우선으로 두었다. 박 PD는 "기존에 추리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자주 나왔던 인물들은 일부러 배제했다"라며 "유튜브 등에서 보드게임을 즐기며 센스 있는 입담을 보여준 넉살을 가장 먼저 떠올렸고, 과학수사라는 포맷에 맞게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를 모셨다. 마지막으로 대중성 확보와 신선함을 위해 최미나수를 최종 발탁했다"라고 밝혔다.

촬영 현장에서 세 사람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지원 PD는 "최미나수 씨는 과감한 행동력으로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궤도 씨는 과학 전문가로서 명확한 역할을 해냈다. 넉살 씨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둘을 아우르며 유쾌한 케미를 완성했다"라고 덧붙였다.

시간이 차감되는 압박 속에서도 세 사람의 합은 빛을 발했다. 박 PD는 "현장을 찾은 서바이벌 전문 성우분이 '셋이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죽이 잘 맞는다'고 감탄했을 정도"라며 "첫 촬영이라 현장에서 놓친 지점이 있었지만, 만약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면 한층 발전된 수사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전설의수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여기에 수사관들의 추리를 단단하게 받쳐준 '전설의 전문가' 삼총사의 섭외 과정도 눈길을 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이문국 전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장, 혈흔형태분석전문가 이상윤 교수가 기꺼이 합류했다.

박 PD는 "표창원 소장님은 기획 단계부터 첫 번째로 떠올렸고, 이문국 선생님은 20대 어린 나이에 형사반장으로 현장을 누비며 80년대 수사 생태계를 가장 잘 아시는 대선배라 모시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상윤 교수님은 과학수사 분야의 독보적인 '젊은 피'이자 '그것이 알고 싶다' 등에서도 혈흔 분석을 맡아온 베테랑 전문가라 연락을 드렸는데, 다들 흔쾌히 섭외에 응해주셨다"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전설의 수사관들은 세 명의 초보 수사관의 수사를 지켜보다가 전혀 감을 못 잡을 때 조금씩 힌트를 제공한다. 다만 베테랑 전문가들이 지나치게 개입하면 출연진의 주도적 수사가 흐려질 위험이 있기에, 제작진은 개입의 선을 조절하려 애썼다.

박 PD는 "표 소장님도 연신 힌트를 주고 싶어 하셨지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입니다'라며 타이밍을 제어했다"라며 "전문가들의 역할은 현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보다, 편집상 출연진이 헤매고 있을 때 시청자에게 먼저 과학적 정보를 전달해 답답함을 해소해 주는 가이드였다. 출연진이 한계에 부딪힐 때까지 충분히 기다렸다 힌트를 제공하다 보니, 시청자분들도 현장의 답답함을 함께 느끼며 더욱 몰입하신 것 같다"라고 웃으며 비하인드를 털어놓았다.

▲ 미제 사건 해결까지…"시즌제로 반드시 돌아와 보완하겠다"

'전설의 수사' 제작진이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예능적 재미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미제 사건이나 잘못된 자백으로 억울하게 처리된 과거 사건들을 현대 과학수사로 재조명해, 놓쳤던 단서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박 PD는 "'그알' PD 시절 미제 사건을 많이 해결하지 못했던 아쉬움과 사명감이 남아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 훗날 DNA로 이춘재를 잡았듯, 우리가 방송을 통해 다룬 실제 사건이 어떠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단편 방송 후 쏟아진 피드백을 바탕으로 시즌제에서는 스토리텔링 요소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수사관들이 사건의 인과관계와 범행 동기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진술조서' 시스템을 정교하게 다듬고, 한 사건을 2부작으로 나누어 연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지원 PD는 "추리 콘텐츠 매니아층은 반응이 매우 활발하다.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수용하며 발전해 나가는 포맷인 만큼, 꼭 시즌제로 이어져 다음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박경식 PD 역시 "파일럿을 끝내면 보통 지치기 마련인데, 이번 작품은 피드백을 받을수록 '이렇게 바꾸면 훨씬 더 재밌어지겠다'는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출연진도, 제작진도, AI도 모두 더 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시즌제 확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사진=웨이브 '전설의 수사'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