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2'(극본 김바다, 연출 김재홍)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 막을 내렸다. 그 찬란했던 여정의 한가운데에는 강하경찰서 '강력1팀의 막내' 최경진 형사가 있었다. 시즌1의 어설프지만 사랑스럽던 막내에서, 어느덧 묵묵히 제 몫을 해내며 팀의 든든한 한 축으로 성장한 최경진. 이 인물을 완벽히 소화해 낸 배우 김신비는 여전히 작품이 남긴 깊은 울림과 강력1팀 특유의 훈훈한 온기 속에 머물러 있었다.
어느덧 캐릭터는 그의 삶 한편에 깊게 스며들었고, 마지막 촬영이 끝난 후에도 팀원들과의 열띤 단톡방은 쉼 없이 울려댔다. 두 번의 시즌을 거치는 동안 최경진과 함께 단단하게 성장하며 현장의 모든 순간에 진심을 다했던 김신비를 만나, 시즌2를 마친 소회와 배우로서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웃음으로 시작해 웃음으로 끝난 현장…"시즌2는 더 큰 사명감으로"
김신비에게 '재벌X형사' 시리즈는 생애 첫 시즌제 작품이라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두 번째 시즌까지 거치며 한층 돈독해진 강력1팀의 끈끈한 의리는 마지막 방송 순간까지도 이어졌다. 배우들과 주요 제작진은 한자리에 모여 마지막 회를 함께 관람하며 뜻깊은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1을 마쳤을 때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 이런 따뜻하고 좋은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스태프분들과 선배 배우들 모두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시즌2를 그대로 함께하게 됐으니 정말 귀하고 기적 같은 시간이었죠. 마지막 회도 다 함께 모여서 관람했는데, 눈물보다는 웃음소리로 시작해서 웃음소리로 끝났어요. 방송을 보면서 '저 장면 촬영할 땐 참 추웠지', '지문으로만 보던 대사가 영상으로 이렇게 구현됐구나' 하면서 끝날 때까지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촬영 현장에서도 늘 서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내고, 선배님들이 다정하게 조언해 주는 편안한 분위기였는데, 카메라 밖 회식 자리나 모임에서도 그 분위기가 일관되게 이어져서 매 순간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시즌1에서 의욕만 앞서던 귀여운 막내 형사 최경진은, 시즌2에 이르러 묵묵히 사건의 결정적 단서를 추적해내는 진짜 형사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김신비 역시 외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캐릭터가 가진 내면의 깊이와 직업적 사명감을 디테일하게 그려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을 거듭했다.
"시즌1에서의 경진이가 어설프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막내였다면, 시즌2에서는 그사이 시간이 흐른 만큼 조금 더 성숙하고 꼼꼼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경찰로서 사건 단서를 가져올 때도 단순히 '제가 해냈어요!' 하고 자랑하는 느낌이 아니라, 세밀한 분석을 토대로 한 결과를 정확하게 제시하려고 노력했죠. 이번 시즌에서는 직접 차를 몰고 운전하거나 혼자 현장 조사를 나가는 장면, 그리고 액션 신도 대폭 늘어나면서 진짜 형사다운 묵직한 내공을 담아내고자 했어요. 특히 유성원(유승호 분)을 잡기 위해 팀장님과 대화하는 장면에서 무의식중에 터져 나온 직업적 사명감 어린 대사들을 보며 '경진이가 꽤나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시즌2에서는 액션의 비중도 확연히 늘어났다. 특히 시즌2의 화려한 포문을 열었던 첫 회 등장 신에서 안보현, 강상준과 함께 선보인 긴 호흡의 합작 액션은 김신비에게 잊을 수 없는 도전이자 쾌감이었다.
"촬영 전부터 스턴트 액션 스쿨에 출석해 안보현, 강상준 선배님과 함께 연습했어요. 이렇게 긴 호흡의 액션 신은 처음이라 걱정도 많이 되고 설렘도 컸죠. 다행히 현장에서 무술감독님과 스태프분들이 안전에 정말 신경을 많이 써주신 덕분에 큰 사고 하나 없이 시원시원한 장면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극 중 최경진 형사는 특유의 빠른 눈치와 기지로 사건의 막힌 혈을 뚫어주는 활약을 펼치지만, 실제 김신비가 느낀 자신과 캐릭터의 닮은 점은 '반반'이었다. 그는 캐릭터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으로 '눈치'를 꼽으며 인간적인 엉뚱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저와 경진이의 싱크로율은 50% 정도라고 생각해요. 닮지 않은 나머지 50%는 바로 '눈치'예요.(웃음) 경진이는 상황 파악이 굉장히 빠른 편이잖아요. 반면에 실제 저는 빠를 땐 빠르고 느릴 땐 한없이 느린 편이에요. 친구들과 다 함께 식사하다가도 혼자 다른 생각에 잠겨 있으면 친구들이 물어보는 말에 잘 대답을 못 하거든요. 멀티태스킹이 잘 안되는 편인데, 경진이는 딴생각을 하다가도 직관적으로 바로 답을 할 수 있는 친구죠. 그 점은 저와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 안보현·강상준·정은채… 파도 파도 끝없는 '완벽한 팀워크'
두 번의 시즌을 함께 지나오는 동안, 배우들 사이의 신뢰와 애정은 한층 단단해졌다. 타이틀롤로서 늘 든든한 중심축이 되어준 안보현부터 현장에서 연기적 고민을 함께 나눈 강상준까지, 김신비에게 선배들은 닮고 싶은 귀감이이자 언제나 힘이 되는 지원군이었다.
"안보현 형을 알게 된 지 벌써 2년이 넘었는데, 늘 닮고 싶을 만큼 세심하고 멋진 형이에요. 키도 크고 잘생기셨는데 현장에서는 주변 사람들을 정말 세심하게 챙겨주시거든요. 제가 지나가는 말로 했던 작은 고민도 잊지 않고 기억해 두었다가 '너 예전에 이런 부분 고민했었지?' 하면서 다정하게 물어봐 주실 때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저도 언젠가 후배들에게 형처럼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품게 돼요. 사석에서 형한테 '저 정말 형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했더니 '나보다 훨씬 더 큰 사람이 되어야지, 왜 나처럼 되려고 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한마디에 또 한 번 반해버렸어요.(웃음) 강상준 형과는 극 중에서 함께 붙는 신이 워낙 많다 보니 소통을 정말 많이 했어요. 연기적으로 막히거나 고민이 생길 때마다 형한테 물어보면 섬세하게 방향을 잘 짚어주시고 도움을 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이번 시즌2에 강력계 팀장 주혜라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배우 정은채를 향한 마음 역시 특별했다. 평소 팬이었던 선배와 한 화면에서 호흡을 맞춘 순간들은 소중한 자산이 됐다.
"정은채 선배님의 캐스팅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시청자이자 팬으로서 너무 기대되고 설렜어요. 극 중 주혜라 팀장님은 묵직한 카리스마로 팀을 지휘하는 멋진 인물이지만, 은채 누나는 정말 사랑스럽고 장난기도 많으세요. 카메라가 꺼지면 저희를 마치 친동생처럼 따뜻하게 잘 챙겨주시는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막내로서 형·누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김신비는 촬영장의 모든 이가 '최상의 앙상블'을 만들기 위해 몰입했던 순간을 돌이켜보았다. 그중에서도 대본에 없던 즉흥 애드리브가 티키타카처럼 오갔던 한 장면은 '우리가 진짜 강력1팀이 되었구나'를 체감하게 한 최고의 순간이었다.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면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장면이 있어요. 진이수(안보현 분)가 억울한 살인 혐의에서 벗어나고, 강력1팀 다 같이 식당에 모여 식사하는 신이었죠. 대본상으로는 경진이가 두부를 가져와서 '형, 이거 드셔야 해요' 하고 먹여주는 부분까지만 적혀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서로 사전에 어떤 애드리브를 할지 공유하지 않고 슛에 들어갔어요. 제가 형 입에 두부를 밀어 넣어주자, 보현 형이 지문에도 없는데 바로 '응, 맛있다. 너도 운 더 좋아져야지' 하면서 저한테 그 두부를 되받아 먹여주시는 거예요. 저도 경진이답게 자연스럽게 받아서 먹었고, 그 순간의 호흡이 한 번에 '오케이'를 받았죠. 컷 소리가 나자마자 은채 누나랑 상준이 형이 '둘이 미리 약속하고 맞춘 거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안 맞추고 즉흥으로 한 거라고 하니 '어떻게 툭 던지는데 툭 받아내냐, 신기하다'며 다 함께 감탄했어요. 작은 신이지만, 강력1팀의 완벽한 합을 증명해 준 장면이라 가장 기억에 남아요."
▲ 배우로서의 성장, '재벌X형사'의 다음을 기약하며
두 시즌에 걸친 뜨거운 여정이 끝난 지금, 김신비는 아직 최경진이라는 인물과 강력1팀을 떠나보내지 못했다. 캐릭터와의 이별은 아쉽지만, 함께한 사람들과의 인연은 현재진행형이다.
"작품과 경진이를 온전히 떠나보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여전히 종영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고, 보내주신 큰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촬영할 때는 끝난다는 생각을 못 하고 온전히 즐기기만 하다가, 종영 일주일 전쯤 '아, 곧 촬영이 끝나는구나' 하는 실감이 불쑥 찾아왔어요. '어떻게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갈 수 있지?', '앞으로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현장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밀려왔죠. 하지만 촬영이 끝나고도 강력1팀 배우들과 감독님, 작가님과 사석에서 꾸준히 만나 밥도 먹고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강력1팀 단톡방은 지금도 말이 쉬지 않고 올라와서, 잠깐 딴짓을 하면 톡이 몇백 개씩 쌓여있을 정도예요.(웃음)"
생애 첫 시즌제 작품을 경험하면서 김신비는 단순한 캐릭터 소화를 넘어 배우로서 한층 깊어진 무게감과 책임감을 배우게 됐다.
"'재벌X형사'는 제 배우 필모그래피에서 생애 첫 시즌제 작품이라는 특별함이 있어요. 시즌1의 소중한 인연들과 다시 의기투합할 수 있어 감사함이 제일 컸지만, 한편으로는 연기자로서 책임감도 훨씬 무겁게 다가왔어요. 아무래도 친해진 만큼 현장에서 자칫 느슨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연기에 더 깊이 몰입하려고 노력했죠."
시즌2가 강력 1팀의 다음 수사를 예고하는 오픈 엔딩으로 끝난 만큼, 팬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시즌3' 제작 여부로 쏠리고 있다. 김신비 역시 다시 한번 강력1팀의 막내로 뛰어놀 날을 고대하며 한층 커진 야망(?)을 내비쳤다.
"만약 시즌3 제작이 확정되고 제안이 온다면 망설임 없이 꼭 참여하고 싶어요. 만약 다시 경진이로 참여하게 된다면, 시즌2보다 훨씬 더 성장하고 화려한 액션을 마음껏 펼치는 '최강 경진', '최강 막둥이'의 면모를 시원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 넓게 나아가되 돌아보며 가라…군 시절 시작한 연기
독특하면서도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이름 '김신비'. 그는 인터뷰 도중 자신의 이름에 담긴 뜻 깊은 내력부터 전했다. 한 번 들으면 단번에 각인되는 이름 뒤에는 삶을 대하는 철학이 담겨 있었다.
"고모부께서 지어주신 본명이에요. 펼 신(伸) 자에 견줄 비(比) 자를 써서 '넓게 나아가되, 앞만 보고 가지 말고 주변을 잘 살피며 가라'는 의미를 담아주셨죠. 어릴 땐 흔치 않은 이름이라 놀림도 받았지만, 성인이 된 후엔 많은 분들이 한 번 들으면 쉽게 기억해 주셔서 지금은 제 이름을 정말 마음에 들어 해요."
원래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던 그가 인생의 방향을 틀어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군대에서의 뜻밖의 경험 때문이었다. 스무 살 무렵 맞이한 그 작은 순간이 김신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입대했는데, 군복무 시절 한 선임의 제안으로 위문 공연 연극에 참여하게 됐어요.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나서 한 달 반 동안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뜨거운 감정이 몰아쳤죠. '이게 뭐지?' 싶을 만큼 굉장한 충격이자 경험이었어요. 결국 첫 휴가 때 나가서 바로 연기 관련 책들을 사서 읽었고, 전역하자마자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했어요. 처음엔 부모님 반대가 심하셨는데, 제가 밤낮없이 입시 준비를 하는 열정을 보시고는 결국 믿어주셨죠. 그렇게 서울예대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게 되었어요."
이후 대학 졸업 후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1년 반 동안 일을 병행하던 김신비는 선배의 단편영화 참여를 시작으로 독립영화판에서 차근차근 내공을 쌓았다. 혼자서 직접 프로필을 들고 40여 곳의 제작사를 돌린 끝에 얻어낸 드라마 데뷔작 역시 SBS 작품이었다. SBS 드라마와는 유독 남다른 인연을 자랑한다.
"소속사도 없던 시절, 혼자 프로필 투어를 다니다가 처음으로 연락을 받아 출연하게 된 작품이 바로 SBS '모범택시1'의 유데이터 직원 역이었어요. 그게 제 매체 드라마 첫 데뷔작이었죠. 그 뒤에 지금의 회사를 만나고 처음 선보인 작품 역시 SBS '치얼업'이었고요. 드라마의 시작을 SBS와 함께하다 보니 항상 감사하고 특별한 마음이 들어요."
동안 외모 덕에 그동안 주로 학생이나 막내 역할을 자주 맡아왔던 김신비. 그는 주어진 현실에 감사해하면서도,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싶은 유쾌한 욕심을 내비쳤다.
"'치얼업', '악귀', '재벌X형사'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시청자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해요.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제 외모를 보고 어리게 봐주셔서 그런 캐릭터들을 자주 만나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생각에 아주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물론 학생이 아닌 연령대가 있는 역할이나, 또 다른 색깔의 캐릭터를 만나는 것도 언제든 환영이에요. 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너무 많지만, 요즘 가장 만나보고 싶은 인물은 '허당미 있는 캐릭터'예요. 제가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볼 때도 허당스러운 매력이 있는 캐릭터가 그렇게 사랑스럽더라고요. 배우로서도 그런 매력적인 인물을 꼭 한번 연기해 보고 싶어요."
차기작 '내가 떨릴 수 있게'로 또 한 번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는 그는 마지막으로 '인간 김신비'로서, 그리고 '배우 김신비'로서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소박하지만 단단한 목표를 전했다.
"인간 김신비로서는 거창하고 거대한 꿈을 좇기보다는, 매 순간순간 삶 속에서 소소한 행복들을 계속해서 발견하고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배우로서는, 시청자분들과 관객분들에게 끊임없이 궁금해지는 배우, 다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늘 진심을 다해 노력하는 중이에요."
[사진=TPC 제공, '재벌X형사2' 스틸컷]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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