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0일(목)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40년 연기에도 "덜덜 떨린다"는 김혜수…'지금 불륜'으로 터뜨린 블랙코미디의 매력

작성 2026.08.20 16:22 조회 6
김혜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1985년 데뷔 이래 무려 40년의 세월 동안 배우로서 대중을 울고 웃겼던 김혜수. '국민 배우'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수많은 명작을 남기며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을 것 같은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가, 다시 한번 파격적인 변신으로 대중의 마음을 강력하게 뒤흔들고 있다.

최근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이하 '지금 불륜')는 행복한 가정을 팔아온 인기 인플루언서 부부와 진흙탕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가 불륜조차 하찮아지는 감당 불가한 비밀로 얽히면서 폭주하는 블랙 코미디다.

이 작품에서 김혜수는 성공한 인플루언서 '경희' 역을 맡아 강렬한 의상과 헤어스타일로 화려한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완성함과 동시에, 때론 거친 말투까지 쓰며 저돌적인 캐릭터의 특성을 살렸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대환장 사건 속에 혼돈에 휩싸이면서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단단히 중심을 잡으려는 캐릭터의 에너지가 김혜수 특유의 매력으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지금 불륜'이 총 8부작 중 5회까지 공개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화려한 외피 뒤에 숨겨진 경희의 민낯을 치열하게 그려낸 김혜수를 만나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혜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불륜이 문제가 아니야?'…대본 보는 내내 '어머?' 연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파격적인 작품 타이틀이다. 김혜수는 대본을 처음 접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특유의 유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러 대본 중 제목부터 퀵 줌(Quick Zoom)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불륜이 문제가 아니라고? 그럼 뭐가 문제야?'라는 호기심이 생겼죠. 전 이 제목도 장치라 생각했어요. 불륜으로 시작하지만 극한의 상황 속에서 여러 인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 그게 작가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본 대본 중 '지금 불륜'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밝힌 김혜수는 치밀하게 짜인 사건 전환과 서스펜스에 매료됐다고 털어놓았다.

"소재 자체는 불륜, 사고, 자식 문제 등 다소 익숙할 수 있어요. 하지만 치밀하게 인간의 민낯까지 끌고 가는 구성이 정말 좋았죠. 제가 본 대본 중에 가장 흥미로웠고, 정말 잘 쓰여진 블랙코미디라 생각했어요.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건이 전환되는데 그게 작위적이지 않고 독특했어요. 읽으면서 계속 '어머? 어머?' 하면서 빠져들었죠."

김혜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화려한 의상은 캐릭터의 장치일 뿐…밑바닥 출신 인플루언서의 치열함 표현"

김혜수가 연기한 '경희'는 100만 팔로워를 가진 인테리어 전문 유튜버로, 밑바닥 지하방부터 시작해 가족을 상류층 타운하우스까지 끌어온 치열한 가장이다. 화려하게 치장하는 경희의 겉모습 뒤에 숨겨진 생존 본능을 표현하기 위해 비주얼적인 고민도 깊었다.

"경희의 화려한 외관은 일종의 '장치'예요. 외부의 시선을 계속 의식하며 살고 상류층에 입성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경희는, 결국 상류층에 입성하지만 여전히 겉도는 듯한 내부적 불균형을 가졌죠. 그런 화려한 외피를 가진 인물이 예기치 못한 사건 앞에서 어떻게 민낯을 드러내는지, 그 수위를 조절하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김혜수는 성공한 유튜버라는 역할 연구를 위해 직접 국내외 셀럽과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를 찾아보며 분석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유튜브를 진짜 많이 봤어요. 특히 인테리어나 패션, 요리 분야에서 성공한 인플루언서들의 공통점과 대중에게 어필하는 매력이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연구했죠. 경희는 감각적인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남편과 아이, 가족의 공간까지 모두 공개하며 성장 과정 자체를 브랜딩해 세일링한 인물이에요. 동시에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트렌디함도 놓칠 수 없었기에, 성공한 셀럽들의 의상을 참고해 비슷하게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김혜수 개인의 화려함이 아닌, 경희라는 캐릭터의 두드러지는 외피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김혜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억지스럽지 않은 웃음의 여운…블랙코미디 특유의 세심한 조율 고민해"

'지금 불륜'은 제목 그대로 '불륜이 차라리 나을 정도'의 예측 불가한 사건들이 두 가정에서 쉴 새 없이 펼쳐지는 블랙코미디다. 가정을 지키기 위한 인물들의 절박한 몸부림과 가식, 위선이 엉키며 극적 긴장감을 자아낸다. 김혜수는 이 작품의 블랙코미디적 매력을 높이 평가했다.

"저는 시청자 입장에서 블랙코미디 장르를 참 좋아해요. 하지만 장르를 좋아하는 것과 배우로서 직접 참여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죠. 이 작품은 각 인물들이 가정을 지키려는 이유와 방식이 저마다 다른데, 그 부조리함에서 오는 웃음이 억지스럽지 않고 깊은 여운을 남겨서 참 매력적이었어요. 잘 쓰인 대본이라 욕심이 날 수밖에 없었죠. 이런 장르를 연기할 때는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계산하며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요. 대본을 수없이 보며 공부했는데도 놓친 게 있어 아쉬운 마음이에요."

대본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를 화면에 구현해 내는 것은 배우의 몫이다. 대중은 배우가 완성한 장면을 보고 작품에 빠져든다. 김혜수는 '지금 불륜' 현장에 대해 대본의 재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모든 요소가 긍정적으로 맞물려 작동한 곳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7부에 등장할 아수라장 장면을 이번 작품의 '정점'으로 꼽았다.

"7부는 주요 인물 4명이 한자리에 모여 폭발하는 아수라장을 보여줘요. 대본으로 볼 땐 정말 재밌었지만 막상 연기하려니 겁이 나기도 했죠. '단 한 장면을 이렇게 과감하게 끌고 간다고?' 싶을 만큼 작가의 선택이 파격적이었거든요. 다들 각자 치열하게 준비해 온 아이디어를 리허설에서 맞춰보며 호흡을 조정해 나갔는데, 상대 배우와 함께하며 만들어낸 시너지가 정말 긍정적으로 작용한 현장이었습니다. 아마 7부가 이번 작품의 정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경희의 남편 재홍 역을 연기한 김지훈, 이웃집 부부 수정 역의 조여정, 보성 역 김재철 등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지훈 씨는 재홍이라는 복잡한 캐릭터를 단순히 이기적이거나 철없기만 한 인물로 보이지 않게 본인의 매력과 역량으로 훌륭히 채워냈어요. 정말 고민 많이 해서 준비해왔죠. 어느 순간부터는 김지훈이 연기하는 재홍이 아니라, 그냥 재홍처럼 보였어요. 그런 부분이 좋았죠. 여정 씨가 연기한 수정도 조여정이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고, 재철 씨 역시 특유의 이미지를 깨고 부조리한 블랙코미디의 정점을 보여줬죠. 이렇게 실력 있고 성실한 배우들과 치열하게 합을 맞출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김혜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칭찬이 아니라 관찰… 스스로에겐 여전히 엄격한 오답노트 써"

김혜수는 현장에서 동료와 후배들을 아낌없이 격려하는 '따뜻한 선배'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아낌없는 찬사에 대해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제가 상대를 칭찬한다기보다는, 관찰을 많이 하다 보니 느낀 그대로 표현하는 것뿐이에요. 연기 잘하는 배우를 보면 부럽고 경이롭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반응이 절로 나오는 거예요. 후배라는 개념보다는 다 같은 '배우 대 배우'예요. 현장에선 저도 똑같아요. 다들 괜찮은 척하지만 실은 덜덜 떨며 준비하고, 모니터 속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며 힘들어하죠. 그 불안한 마음을 너무 잘 아니까 서로 힘을 실어주게 되는 거예요."

오랜 세월 톱스타의 자리를 지켜온 배우임에도, 김혜수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자극하고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는 데 주저함이 없다. 휴대폰 메모장에 인상 깊게 본 배우의 이름이나 캐릭터명은 물론, 눈길을 사로잡은 연출가나 작가, 평론가의 이름까지 꼼꼼히 기록해 둔다. 배우로서 나아질 수 있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하며, 스스로에게는 당근보다 엄격한 채찍을 가하는 셈이다.

"제가 부족한 걸 아니까, 제가 자극받고 싶은 거예요. 배우로서 제 취약점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그 부족함을 모른 척할 수가 없거든요. 빠르게, 눈에 띄게 성장하지는 못하더라도 남들은 모르는 1mm라도 나아지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래서 끊임없이 절 돌아보며 오답노트를 만듭니다."

▲ "결국은 인간의 진짜 민낯에 관한 이야기…후반부 절정으로 치달을 것"

마지막으로 김혜수는 '지금 불륜' 남은 회차의 관전 포인트로 인물들의 한계 없는 '민낯의 향연'을 꼽았다.

"사건이 점점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모든 인물들의 민낯이 수위 높게 드러날 겁니다. '내가 민낯을 봤다'고 생각한 순간, 또 다른 상황이 터지면서 인간이 얼마나 다양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죠. 불륜이라는 화두로 시작하지만, 극한 상황에 내던져진 인간들이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지, 끝까지 흥미롭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총 8부작으로 기획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순차 공개된다.

[사진 제공 =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