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3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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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부산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 "죽일 생각은 없었어요, 공범은 세 명"···엇갈린 진술 속 '진실 게임'

작성 2026.07.03 04:29 조회 36
꼬꼬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부산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2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네 명의 유괴범 - 누가 거짓을 말하는가'라는 부제로 부산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의 그날을 따라갔다.

1994년 10월 부산의 한 가정집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딸을 찾고 싶으면 현금 200만 원을 준비하라는 납치범의 협박 전화.

유괴범을 찾기 위해 형사들이 수사에 착수했고, 아이가 사라지기 직전 20대 여성과 함께 갔다는 것을 본 목격자의 말에 주목했다. 특히 아이가 웃고 있었다는 이야기에 범인이 친인척일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다.

형사들이 유력 용의자로 특정한 인물은 사라진 아이의 이종사촌 언니 나경애. 하지만 나경애는 펄쩍 뛰었고 이에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는가 싶었다.

그런데 그때 경찰서로 나경애의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왔다. 딸의 방에서 부패한 악취가 난다는 것. 악취가 난 곳은 바로 나경애의 방안 쪽 이불 보자기. 그리고 그 안에서 유괴된 피해자 은지의 시신이 발견되어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제야 모든 범행을 인정한 나경애. 그런데 나경애는 "현우 오빠가 납치해서 돈만 빼내자고 했다. 죽일 생각은 없었다"라며 공범의 존재를 언급했다. 그가 밝힌 공범은 총 3명.

23세의 직장인 최현우, 그리고 자신의 친구인 대학생 신유리, 거기에 최현우의 친구인 23세의 정일수가 바로 그가 지목한 공범이었다.

나경애는 지존파 뉴스를 보고 호기심에 범행을 계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최현우가 처음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나경애를 제외한 셋은 부유한 집 자녀들인데 유흥비를 벌기 위해 유괴를 하기로 했다는 것. 처음엔 아이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지만 아이가 자신들의 정체를 발설할까 두려워한 신유리가 아이를 살해하자고 제안했고 이를 나머지 셋이 받아들였다는 것.

결국 아이를 살해하기 위해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나경애와 신유리는 망을 보았다고 했다. 최현우가 차 안에서 피해자를 교살한 후 정일수가 시신을 트렁크에 실었고, 다음 날 시신을 자신의 집에 유기하게 되었다는 것이 바로 나경애의 주장이었다.

이에 형사들은 공범 3명을 즉각 검거했고 이 사건은 대한민국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얼마 후 공범들이 억울함을 주장했다. 자신들은 모두 사건과 무관하며 사건 당일 알리바이도 있다는 것. 심지어 정일수는 나경애와 신유리를 검거 후 경찰서에서 처음 봤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며 알리바이 또한 조작된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들을 내놓았다.

엇갈린 진술에 해당 사건의 판사는 신중을 기해 사건을 심리하기로 마음먹었고 이에 현장 재검증을 실시했다.

그리고 나경애가 지목한 살해 현장이 실제로는 차량 통행량이 많아서 차를 1분도 세울 수 없는 곳임이 밝혀졌다. 이에 판사는 나경애를 추궁했고, 나경애는 살해 장소가 어딘지 모르겠다며 말을 바꿔 앞선 진술들에 대한 신빙성을 잃게 만들었다.

이후 공범 3인의 알리바이에 대한 추가 증거들이 등장했다. 특히 최현우의 경우 사건을 모의했다는 10월 9일 부산이 아닌 대구에 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나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에 부산 변호사 협회는 진상조사단 만들어 사건의 진상을 조사했다. 그리고 나경애의 뒤에 숨어 사건을 조작한 제3의 공범의 정체를 포착했다.

은지 사건 담당 경찰서에서 다른 사건으로 조사를 받은 참고인 오 씨는 최현우와 정일수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형사들이 최 씨와 정 씨에게 "진술이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다. 진술을 맞춰야 한다"라며 16개의 진술이 맞을 때까지 욕설을 하고 무차별 구타를 하는 것을 목격한 것.

이에 진상조사단은 나경애를 제외한 공범들 모두 경찰의 폭행으로 허위 진술을 한 것을 밝혀냈다. 또한 강압 수사에 의한 허위 진술을 한 참고인만 6명인 것을 밝혀냈다. 이에 세 공범의 알리바이는 조작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경찰들은 처음부터 세 사람의 말을 믿지 않았던 것.

또한 경찰들은 당시 중요한 물적 증거였던 이불 보자기를 제대로 보존하지도 않고 증거에 남은 지문과 DNA도 조사하지 않은 것이 밝혀졌다.

이에 진상조사단은 고문 경찰 14명을 고소했고 이 중 7명의 혐의가 인정되었고 그중 3명에게는 유죄 판결이 나왔다.

그런데 경찰뿐 아니라 검찰도 세 사람에게 폭행과 협박을 하며 진술을 조작한 것이 드러났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기자들은 경찰과 검찰의 추악한 행동을 폭로했다.

이에 검찰은 지인들을 통해 신문사와 기자들을 압박하고 심지어 일부 기자는 소환 조사를 하고 고소를 했지만 기자들은 굴하지 않았다. 기자들은 계속해서 공범들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증거들을 보도했다.

당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를 썼던 한 기자는 "무섭지 않았다.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것은 반드시 파헤쳐야 된다는 마음으로 기사를 썼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진실 공방 속에서 재판이 진행되었고 재판에 신청된 증인만 총 98명에 달했다. 이는 형사 재판 사상 최다 기록이었다.

그리고 1995년 2월 선고 공판을 앞둔 어느 날, 검사들이 박 판사를 찾아와 선고를 미뤄달라고 압력을 가했다. 그러나 박 판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이를 무시했다.

이후에도 재판을 막으려는 수많은 압력이 가해졌으나 박 판사는 굴하지 않았다. 그는 법원 옆의 작은 섬에 숨어 선고 시간을 기다렸고 시간에 맞춰 법정으로 들어가기까지 했다.

박 판사는 사촌 동생을 유괴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나경애에게는 사형을, 그리고 그 외 피고인 3인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재고할 여지가 없다며 곧바로 항소했다.

그리고 1995년 12월 8일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반성의 기미가 보인다며 나경애는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그리고 나머지 3인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의 노력 덕에 무고한 3인의 청년들이 억울함을 벗게 된 것.

그런데 박 판사는 해당 사건에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있다고 했다. 대체 나경애는 왜 죄 없는 세 사람을, 하필 그 세 사람을 끌고 들어갔냐는 것.

이에 방송은 30년 전 그날의 또 다른 진실을 추적했다. 사건 발생 5개월 전인 1994년 5월, 최현우와 우연히 만나 인연을 맺게 된 나경애와 신유리.

셋은 얼마 후 마산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경애는 신유리의 볼에 뽀뽀를 하는 최현우를 보고 좌절했다.

처음 최현우를 봤을 때부터 호감을 느꼈던 나경애, 하지만 최현우는 자신이 아닌 신유리에게 호감을 드러냈던 것. 특히 이전에도 나경애는 자신이 짝사랑하던 남자가 신유리를 좋아하는 일을 겪었고 비슷한 일이 반복되자 수치스러운 기분도 느끼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사실 나경애가 공범으로 지목했던 인물은 정일수가 아닌 박동수였는데 그가 바로 나경애가 짝사랑했던 남자였던 것이다. 그렇게 나경애는 짝사랑했던 남자들과 그들이 좋아했던 신유리에게 끔찍한 누명을 씌운 것이었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나경애의 진술을 분석해 부산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은 나경애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추정에 불과했다. 수사 초기 사건의 골든 타임을 놓쳐버려 해당 사건은 영원히 절반의 미제로 남게 된 것.

진실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 덕분에 세 공범은 억울한 누명을 벗었지만 만약 당시 검찰이 항소가 아닌 재수사를 택했다면, 경찰도 피의자들의 알리바이를 제대로 확인했다면, 나경애도 진실을 말했다면 은지의 죽음에 관한 진실이 모두 밝혀졌을 것이다.

이에 방송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잘못을 바로잡을 용기, 기꺼이 사과하고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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