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7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꼬꼬무' 살인자가 된 살인자의 딸···'악의 대물림'이라는 잔인한 굴레

작성 2026.02.27 06:01 조회 298

꼬꼬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악의 대물림은 끊어낼 수 없을까

26일 방송된 SBS '꼬리의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악의 대물림'이라는 부제로 충격적인 사건을 조명했다.

8년 동안 여섯 건의 성폭행을 저지른 연쇄 성폭행범 안용민. 그는 성폭행 사건으로 8년형을 받고 수감 생활을 했다. 그리고 2019년, 출소 후 1년 만에 아내를 살해한 살인범으로 다시 체포되었다.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던 안용민. 그런데 그의 딸 안은경이 경찰서를 직접 찾아와 "제발 아버지를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안은경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글까지 올리며 안용민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에 안용민은 딸에게 저주를 퍼붓는 편지를 보내고 "너도 나처럼 똑같이 당할 줄 알아라"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보복의 두려움 속에서도 안은경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지나치지 말아 달라"는 호소를 했고 결국 안용민은 2020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되었다.

그리고 1년 뒤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진짜 사건이 벌어졌다.

2021년 2월, 용인의 한 소방서로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는 다급한 신고 전화가 왔다. 이에 구급대가 급히 출동했지만 결국 8살의 샛별이가 사망하고 말았다.

그런데 신고 내용을 들었을 때부터 심상찮았다고 느낀 경찰은 현장을 찾은 뒤 충격에 빠졌다. 사망한 아이는 온몸이 피멍으로 뒤덮여 있어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이었던 것. 그리고 경찰은 최초 신고자인 샛별이의 이모 부부를 긴급 체포했다.

이모 부부는 샛별이가 말을 안 들어서 조금 때렸다고 주장했지만 현장에는 학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법의학자는 이 사건에 대해 "아동학대에서 이런 건 처음 본다"라며 머리와 얼굴에 집중된 학대의 흔적이 보통의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보기 힘든 형태라고 지적했다.

보통 아동학대 사건에서는 남들이 볼 수 없는 곳을 때리는데 샛별이는 달랐던 것. 또한 조사를 통해 샛별이가 사망 직전 결박당하고 물고문이 더해져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의 범인의 정체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샛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범인인 샛별이의 이모는 바로 안용민의 친 딸 안은경이었던 것.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샛별이가 죽을 줄은 정말 몰랐다며 과거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던 것처럼 똑같은 일을 반복한 안은경. 어느새 그는 그토록 증오하던 아버지를 닮은 딸이 되어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샛별이가 사망하기 2시간 전 촬영된 영상이 공개되었다. 영상 속에서 안은경은 샛별이에게 두 손을 들라고 반복해서 요구했다. 그리고 샛별이는 손을 들고 싶어도 들지 못하는 모습으로 안은경에게 간절하게 빌고 또 빌었다.

이를 본 법의학자는 "갈비뼈가 이미 부러진 상태다. 기침도 크게 못하고 소리도 못 지르는 상황인데 계속 죄송하다고 반복하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안은경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70여 개의 학대 영상에는 안은경이 샛별이를 발가벗겨 거실에 앉히고 투명인간 취급하는 모습부터 샛별이에게 강아지 배설물까지 먹이는 엽기적인 행동이 포착되어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안은경은 갈비뼈가 부러진 샛별이가 팔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자 꾀를 부린다며 4시간 동안 폭행했고 제대로 걸을 힘도 없는 샛별이를 욕조에 들어가게 한 뒤 물속으로 샛별이의 머리를 강하게 눌러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물고문까지 했다.

부검 결과, 식도에서 치아가 나온 샛별이. 이에 대해 법의학자는 샛별이가 물고문을 견디다가 이를 삼킷 것이라 추정해 안은경이 샛별이에게 가한 학대의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하게 했다.

법의학자는 "그냥 봐도 죽을만한 애를 물에 집어넣으면 안 죽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라며 "아동학대 케이스 중 제일 질이 나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인죄로 송치된 안은경은 왜 아이를 죽였냐는 질문에 "기자든 형사든 너무 정해놓고 질문하는 거 같다.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은 하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라며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안은경이 지인에게 보낸 79통의 편지 속에 안은경이 그토록 하고 싶다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이혼 후 샛별이를 홀로 키운 안은경의 동생인 샛별의 친모. 샛별의 친모는 인테리어 공사를 이유로 안은경의 집에 샛별이를 맡겼다. 그리고 그 후 안은경은 샛별이 빙의 증상을 보인다며 귀신을 쫓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사실 안은경은 무속인이었던 것.

아동 유기 방조 방임죄로 기소된 샛별의 친모는 안은경에게 학대를 부추기고 안은경의 행동을 지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샛별이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도 의지할 수도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등교를 하지 않았던 시기에 샛별이는 지옥 같은 현실을 홀로 견뎌야 했다.

전문가는 안은경에 대해 "자기가 악을 처단하는 전지전능한 사람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다. 조카를 돌보는 상황이 스트레스였을 거다. 그래서 아이가 하는 아이다운 행동도 자기에 대한 반항 저항 모욕으로 해석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필요했던 게 빙의다. 아이가 빙의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폭행의 명분이 생긴 것. 자기는 나쁜 사람이 아닌 오히려 남을 구원하는 사람이라고 여겼다"라며 "폭행이 나쁘다는 것을 알기에 폭행의 명분을 만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학대를 수용하고 순응하는 샛별이가 안은경에 비는 모습이 오히려 안은경에게는 트리거가 되었을 수도 있다며 "때려도 되는 아이가 된 거다. 나의 행동은 이 아이를 구원하기 위한 거고 이 아이는 나쁜 아이다.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이 아이가 나쁜 아이라고 느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했을 가능성은 0%라며 "하지만 막상 아이를 때리는 순간에는 죽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 학대의 명분이 생긴 순간부터 자신을 제어하지 못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가장 닮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어 버린 안은경. 그는 살인죄와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아이. 그리고 그 뒤에는 가해자가 된 피해자가 있었다.

실제로 가정 폭력 가해자 중 절반 이상이 과거 가정폭력 피해자. 폭력의 굴레를 끊고 싶지만 대부분 스스로 노력하는 방법뿐, 도움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주변의 아이들을 더 살피고 언제든지 과거의 학대 경험을 털어놓을 창구가 마련된다면 악의 대물림이라는 잔인한 굴레를 누군가는 끊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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