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최세용의 괴물의 시간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9일 방송된 SBS '괴물의 시간'에서는 살인기업 CEO 최세용을 추적했다.
이날 최세용의 친동생은 최세용에 대해 "사람을 죽이고 이런 걸 못할 사람이다. 누가 맞는 것만 봐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여린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1976년, 경북 영주에서 7형제 중 하나로 태어난 최세용은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서울 영등포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힘들게 일하는 것보다 손쉽게 돈을 버는 방법을 먼저 알게 된 그는 절도를 시작하게 되었고 1983년, 16세에 특수절도로 징역 장기 1년, 단기 10월, 18세에는 특수절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1세에는 폭력과 절도로 또다시 징역형이 확정되었다. 그렇게 수년간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게 된 최세용은 교도소에서 공부를 하며 검정고시로 고등학교까지 마쳤다.
그리고 33세에는 수족처럼 부리는 공범들을 조종하는 범죄를 설계했다.
최세용에 대해 그를 아는 이들은 "직접 나서서 범죄를 저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01년 청송 교도소에서 김성곤, 김종석과 만나 함께 범죄를 저지르게 된 최세용. 괴물의 시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최세용 일당과 얽힌 사망자와 실종자는 7명. 그중 2008년 1월 실종된 강수영 씨는 살인 기업의 첫 타깃이었다.
필리핀에서 처음부터 납치 강도, 인질 강도 사건을 계획했던 최세용 일당. 강 씨 사건은 후속 사건의 예행연습이기도 했다.
불법 대출업자 전 실장과 함께 출국했던 강 씨. 전 실장은 피해자와 접촉해서 대출을 받게 하고 달러로 환전, 최세용 일당은 마닐라에 도착한 이들을 마중 나갔다.
그리고 이들은 전 실장이 보는 앞에서 강 씨를 살해했다. 이는 전 실장을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기 위해 올가미를 씌우려는 행위였다.
2013년 인천에서 검거된 전 실장은 최세용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그에 대한 극한의 두려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변 사람을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집요하게 집착한 최세용.
전 실장은 최세용이 부탁한 위조 여권을 조달하기 위해 피해자 송동환을 섭외했다. 지능이 조금 낮은 송 씨에게 국제결혼 알선을 미끼로 유인해 최세용과 만나게 했고, 최세용은 그에게서 여권을 빼앗았다.
이어 최세용은 당시 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그를 팔아넘겼다고 했지만 수사 관계자들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고아에 연고가 없었던 송 씨는 최세용과 만난 후 생활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아 그에게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어디에서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최세용의 공범 중 한 명인 뚱이는 그와 처음 만났을 때 17세의 필리핀 유학생이었다. 호텔사업 하는 사람으로서 자신 소개했던 최세용은 이후 뚱이에게 "우리는 현상금 사냥꾼이다. 한국에서 죄를 짓고 들어온 사람들을 잡아서 국내에 송환해 주고 그 대가를 받는 현상금 사냥꾼이다"라며 함께 일을 하자고 했고 뚱이는 큰 잘못이 아닌 줄 알고 범죄에 가담했다.
이후 최세용의 송환 소식에 동료 재소자에게 두 명을 살해했다고 고백한 뚱이. 그렇게 홍석동 씨와 공무원 김 씨와 관련한 사건이 밝혀졌고 뚱이의 제보로 이들의 시신을 찾을 수 있었다.
최세용이 머리라면 자신은 의지가 없는 도구였다는 뚱이는 "나에게 이유를 알려준 건 없었다. 그냥 넌 죽여야 된다 그러면 해야 했다. 너무 무서웠다"라고 했다.
최세용은 뚱이를 영원한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서 가장 살인을 연출했고, 그렇게 뚱이는 일당을 쉽사리 배신할 수 없었다.
최 씨 일당의 피해자 공무원 김 씨는 연금 수령자였다. 이에 최세용은 매달 피해자 명의 계좌로 들어오는 연금을 2년 동안 161회에 걸쳐 5천만 원 가까운 돈을 계속 사용했다. 만약 이를 공범들이 알았다면 혼자 쓰게 두지 않았을 것이다.
궁극적 목표는 돈이었던 최세용. 그는 필리핀에서 리조트를 짓고 사업가처럼 사는 게 꿈이었다.
일본 원정 사건 때 범죄 수익금 국내에 조달하는 역할을 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하던 당시 최세용에게 동생 명의의 여권 가져다주는 역할을 했던 최세용의 아내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그와 함께 생활했지만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안양 환전소 살인 사건을 통해 치밀하고 계획적인 스타일임이 드러난 최세용. 그리고 그의 공범인 김성곤은 최세용이 자신의 약점을 잡아서 벗어날 수 없었다며 그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세용은 그의 말이 거짓이라 주장했다.
이에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는 "김성곤은 분노 조절 장애도 있는 성격이 험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최세용은 침착한 성격이었다. 그런데 뒤에서 교사한 사람이 더 나쁜 사람 아니냐"라고 말했다.
종종 자신의 지식을 뽐낸 최세용. 이에 그와 오랜 시간 편지를 주고받은 한 기자는 "지식을 뽐내는 것은 자신을 감추기 위한 위장 전술, 여러 가지 어두운 면을 감추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최후변론에서 자신을 극형에 처해달라던 최세용. 하지만 그는 이후 탄원서를 통해 자신의 범죄를 축소했고 의견서를 통해 선처를 호소했다. 그렇다면 그가 진정 사형을 원했을까.
이에 전문가들은 최세용의 모든 것은 자기에 대한 변명, 거짓 진술일 수 있다고 했다.
자기가 가장 유리한 변명이나 거짓말을 곧잘 했던 최세용. 그는 아직도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또 다른 피해자 윤철완 씨에 대해서도 김종석의 단독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최세용 검거 한 달 전 자살한 김종석은 유서를 통해서도 최세용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하지만 최세용은 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그리고 취재 중이던 어느 날 최세용과 오랜 시간 편지를 나눈 기자에게 최 씨 일당의 공범 김 모 씨가 편지를 보내왔다. 뚱이가 증언했던 홍 씨와 김 씨 시신이 나온 곳에 윤 씨도 매장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는 친절하게 약도까지 그려서 당시 수색하지 못한 위치가 시신을 숨기기에 가장 이상적인 위치라며 그곳에 윤 씨가 매장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과거 집주인이 허락하지 않아 일부만 수색했던 경찰. 이에 방송은 집주인에게 허락을 받아 추가 탐사를 진행했다. 땅 속의 깊이를 가늠해 이상 지점을 발견하는 탐사를 통해 이상 지점이 발견되었고 추가 정밀 탐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
정밀 탐사와 추가 발굴을 위해서는 한국과 필리핀 정부 간의 사법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최 씨는 여전히 김종석의 단독 범행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재심 내지 가석방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는 최 씨에 대해 수사 관계자는 "거짓말을 하면서도 자기 거짓말을 스스로 확신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라고 했다.
편지를 통해 살인자, 죄인에서 신인,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힌 최세용. 이에 담당 형사는 "제정신 아닌 거 같다. 반성문을 써야지 정신을 못 차렸구나 싶다"라며 분노했다.
한 번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은 최 씨.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는 그에게 참혹하게 희생된 드러나지 피해자들이 더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최세용. 하지만 괴물의 시간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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