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0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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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인터넷 불법 입양…"큰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 필요해…선택권 없는 아기가 피해자"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4.07.14 07:24 수정 2024.07.18 13:04 조회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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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인터넷 불법 입양, 과연 피해자 없는 선의일까?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사냥꾼과 아이들 그리고 위험한 거래'라는 부제로 인터넷 불법 입양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해 3월, 한 임산부가 대구의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분만이 임박했던 임산부는 예정일보다 빠른 출산을 했고, 이에 아이는 미숙아로 태어나 치료를 해야 했다.

이에 먼저 퇴원한 산모는 일주일 뒤 호전된 아기를 데리러 병원을 다시 찾았다. 그런데 병원 관계자들은 산모를 보고 이상함을 느꼈다. 일주일 전 퇴원했던 산모와 지금 아이를 찾으러 온 이가 동일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것.

너무나 다른 체형을 보고 동일인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 관계자들. 이에 이 여성은 자신은 산모의 친언니라며 말을 바꾸었다.

결국 병원 관계자들은 대리모 의혹과 신생아 매매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여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 결과, 아이를 데려가려던 박 씨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임산부 정 씨에게 돈을 지급하고 자신의 명의로 출산하도록 했다. 그리고 출산 후 아이를 건네받으려 했던 것.

이에 박 씨는 자신은 양모라며 친모와 합의하에 아이를 입양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의 사건을 기사화한 기자들에게도 억울함을 호소하며 고소하겠다는 메일을 발송했다.

박 씨는 미혼모로부터 태어난 아이들이 쉽게 버려지는 뉴스를 접하고 마음 아팠다며 이들을 돕기 위한 선의에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친모에게 지급한 돈은 아기 매매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후원금이라는 것.

하지만 그는 선행으로 보기에는 의아한 내용의 주장도 펼쳤다. 친자를 낳을 경우 입양 안 아기를 미워하게 될까 봐 남편에게 정관 수술까지 하도록 하고 아기를 키우려 했다는 것.

박 씨는 모순되는 지점에 대한 질문을 회피하거나 거부했다. 그리고 경찰은 그의 디지털 자료에 대한 압수 분석을 통해 다른 혐의들을 포착했다. 박 씨는 3년간 비슷한 수법으로 신생아 4명을 매수하고 1명은 미수에 그쳤던 것.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약 1500만 원의 금품이 오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징역 5년이 선고된 박 씨. 그런데 법정에는 박 씨뿐만 아니라 그의 남편과 그의 친구도 함께 서게 됐다. 박 씨의 정체가 드러난 사건 당시 그의 남편과 친구 최 씨가 동행했다. 특히 최 씨는 정체를 의심받은 박 씨가 자신이 산모의 친언니라며 산모에게 전화를 걸겠다고 했을 때, 산모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 대해 한 기자는 신생아 거래는 드라마 같은 일인데 보이스피싱 조직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씨는 대부분의 범행을 본인이 주로 했다고 진술하며 공범의 역할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했다. 아동매매 전문 중개인 조직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이들의 역할과 구체적 범행 동기가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
이에 제작진은 박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 찾아갔으나 변호사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또한 아이의 친모도 답변을 거부했으며 박 씨 부부는 현재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며 항소를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제작진은 취재 중 박 씨가 친구 최 씨에게도 미혼모의 아기를 입양하게 도운 사실을 확인했다. 유산 후 힘들어하는 최 씨에게 인터넷에서 알게 된 한 여성의 아이를 입양하게 도운 것이다. 특히 그는 당시 친모가 출생 신고를 도와줄 수 없다고 하자 서류 등을 조작해 최 씨가 정식으로 입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박 씨는 과거 불임으로 힘들어하는 캐나다에 사는 부부의 입양을 돕기도 했다. 자신이 미혼모인 척하며 출산한 임신부를 찾아 자신의 명의로 진료를 받게 하고 출산 후 자신이 낳은 아이라며 불임부부에게 넘겼던 것.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미혼모의 아이는 박 씨 남편의 혼외자로 출생 신고를 해서 입양 절차에 문제가 없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캐나다 불임 부부에게 700만 원을 받고 친모에게는 약 300만 원을 건넸다. 이에 박 씨는 이는 거래가 아닌 선행이라 항변하고 있다. 본인이 도와주지 않고 미혼모들이 아이를 키웠다면 아동들이 더 위험했을 것이라며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입양 보내면 아이들이 더 잘 살 수 있는 거 아니냐는 것.

또한 박 씨는 과거 돈 때문에 대리모를 한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피스텔 계약금 마련을 위해 5,50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대리모 계약을 해 불임 부부의 남편과 두 달간 관계를 갖고 임신, 이듬해 출산한 것. 당시 박 씨는 불임 부부의 인적 사항을 이용해 아무런 제약 없이 임신과 출산, 퇴원을 했고 출생 신고까지 할 수 있었다.

이에 전문가는 "경험을 통해 대범해지고 아동 매매에 대한 기술을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 아동 매매를 하기 위해 수월한 방법을 점진적으로 파악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박 씨는 최 씨 부부가 입양한 아이의 친모에게 재차 연락해 대리모 제안까지 했다. 또한 이를 거절한 친모에게 사건 보도 후 연락을 해서 검찰 쪽에서 연락이 올 수 있는데 연락을 받지 말라며 돈을 받았다는 사실도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는 "아이 입장에서 친생부모 밑에서 나와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그런 부모와 같이 가정을 꾸리는 것 자체가 기본권이다. 누구도 피해를 입은 게 없다고 주장을 하는 건 완전 아동의 의사라든지 아동의 존재를 배제하고 주장을 하는 부분이다. 이건 선의라고 볼 수 없다. 위법하고 불법한 이야기들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씨에 대해 "단순간 욕구를 굉장히 정당화시키기 위해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일시적으로 자기가 구원한다는 감각을 느끼게 주변 사람들을 만드는 것인데 자기가 마치 구원자가 된 것 같은 감각을 즐기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박 씨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밝힌 최 씨. 박 씨는 1심 재판 전 최 씨에게 "통화한 거 녹음된 거 다 지워. 사이버수사대에서 감청할 수 있다. 폰 두 번 초기화하고 전원 끈 상태로 발로 밟고 한강이나 바다 깊은 곳에 던져라"라는 지시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인터넷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미혼모 도움방에 대한 취재도 진행했다. 그리고 미혼모를 돕겠다며 아이들의 신상을 암호화해서 명단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포착했다.

약속을 정하고 만난 이 남성은 군대에 있을 때 미혼모 센터 후원을 했다며 이를 계기로 미혼모를 돕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입양과 관련해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했다.

그런 그에게 제작진이 다가가 신분을 밝히자 " 나쁜 의도는 없다. 중개인였으면 구체적인 금액이 오고 갔을 것이다"라며 선의로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신상을 암호화한 명단에 대해서는 "사실 다 가짜다. 그냥 주웠다. 아무것도 없다"라고 발뺌했다.

전문가는 "대화 내용이 의심스럽다고 해서 수사 대상에 오를 순 없다"라며 "그들도 그걸 다 알고 있다. 그래서 결국 피해를 받는 것은 태어난 아기이다"라고 설명했다.

불법 입양은 아이만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아니었다. 미혼모 도움방 개설자는 성적 목적으로 이러한 것을 만들고 접근하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한 미혼모 도움방 개설자는 입양이 목적이 아닌 여성과의 만남이 목적이라며 부담 없이 임신부를 만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히기도.

조건 만남을 제안하고 직접적으로 성관계를 제안하는 이들도 다수였다. 그리고 미성년자 임신부만 표적으로 삼는 이들도 있었다.

자신이 의사라면서 미성년 임신부 상담 채팅방 개설한 남자는 성관계를 전제로 한 금전적 후원인 스폰서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약 10년간 자신이 후원한 미성년만 해도 4명이라며 임신부의 사진과 성관계 동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등장에 자기가 한 말은 다 거짓말이라고 둘러대며 호기심으로 나온 것일 뿐 금전적 대가를 주고 성관계 맺는 것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극구 부인했다.

한 미혼모는 몇 해 전 생후 6일 된 딸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한 여성에게 입양 보냈다.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 보였다던 양모. 하지만 그렇게 보낸 딸은 양모가 데려간 지 약 한 달 만에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됐다.

4년 후 정체가 밝혀진 양모는 처음부터 중간에서 차익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그는 산모에게는 출산에 따른 비용 98만 원 정도를 지불하고 입양하고자 하는 이에게 300만 원을 받았다.

영아 매매 중개인인 이 여성은 아이를 데려온 지 2시간 만에 다른 이에게 되팔아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아기의 입양을 시도했던 여성은 정식 절차를 밟은 입양을 원했으나 친모가 아니었던 중개인은 이를 거절했고, 이에 아이를 돌려받은 중개인은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버린 것이었다.

대구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입양한 아이가 숨지자 암매장을 한 사건도 있었다. 이들 사이에는 금전 거래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아이를 넘긴 이나 아이를 넘겨받은 이 모두 아동수당을 노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아동 매매에 관련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처벌이 너무 약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아동 매매 대부분이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것.

이에 전문가는 "이건 정말 큰 범죄다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뿌리내려야 할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유령 아동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출생 통보제와 보호 출산제를 오는 7월 19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온라인 불법 입양을 근본적으로 막을 대책은 찾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제도 개선에 앞서 위기의 임신부들이 안전하게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는 지원책 강화와 온라인 포털 사이트나 오픈 채팅방에서 행해지는 불법 입양을 막을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한 아이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거래이기에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아이들의 권리와 행복, 안전과 생명까지 빼앗기는 건 아닌지 모두가 깊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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