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민지 씨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야 했나.
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남편의 기이한 주문'이라는 부제로 임민지 씨 사망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해 12월 8일 오전, 임진호 씨는 딸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남편 때문에 힘들어 이혼하고 싶다며 울먹거리는 딸의 목소리에 아버지는 당장 만나러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민지 씨는 다음 날 오라며 아버지를 말렸다.
그런데 다음 날 임 씨는 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민지 씨가 자신의 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것.
수사 결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 민지 씨. 그런데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은 그의 지인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민지 씨가 사망하기 전까지 남편의 강요와 협박 속에 강제로 성인방송을 했고 이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것.
그리고 민지 씨의 집에서 유서도 발견되었다. 지인의 말대로 남편의 감시 속에 강제로 성인방송을 했고, 별거 후에도 협박과 금전 요구에 힘들어 생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민지 씨의 지인은 그의 남편이 민지 씨의 노출 사진을 SNS에 게시해 돈을 번 것을 자랑했고, 이후 성인방송까지 출연하게 해 돈을 벌도록 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또한 직업군인이던 남편 김 씨의 부대에까지 이 사실이 알려지며 강제전역을 당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그런데 민지 씨와 김 씨를 알고 있는 성인방송 관계자와 일부 팬들은 민지 씨 스스로 성인방송 BJ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해왔다며 그의 남편이 아닌 민지 씨가 사망하던 날 함께 있었던 두 사람이 의심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민지 씨가 사망하기 전날 함께 술을 마시며 사망 당일까지 술을 마셨던 민지 씨의 지인들. 이들은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이미 민지 씨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민지 씨의 가족들과 지인들은 민지 씨가 김 씨와 결혼한 후 얼굴을 보는 것도 힘들었다고 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은 얼굴을 전혀 볼 수 없고 전화 연락만 했다는 것.
김 씨와 민지 씨에 대해 잘 안다는 제보자는 김 씨가 민지 씨의 야한 사진을 업로드하며 유명해진 인플루언서이며 유료구독 플랫폼에서 민지 씨의 사진 등을 유통하며 돈을 번 이후로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한 달에 3~4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던 김 씨는 이후 사치를 하기 시작했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민지 씨와 성인방송을 시작했다고. 그리고 이때 강제전역까지 당한 것이었다.
민지 씨는 성인방송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기획사와 계약한 후 소속사 대표가 진행하는 방송에 출연해 방송 일을 익히고 몇 개월 후 실시간 소통 방송을 시작했다고. 그리고 김 씨는 옆방에서 매니저로 활동했다고 밝혀졌다. 지인은 두 사람이 모두 일에 적극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지인은 민지 씨가 이 일로 너무 힘들어했고 몇 차례 집을 나가가다 결국 2달 전부터는 별거를 시작했고 사망 직전인 2주 동안은 김 씨와 연락 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방송은 사망 당일 민지 씨와 함께 있었던 두 사람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둘러싸고 어떤 소문이 있는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성인 방송 BJ와 매니저로 활동 중인 두 사람은 민지 씨와 종종 방송 후 술을 마셨는데 그날도 마찬가지였다고 떠올렸다.
그리고 이들은 민지 씨가 사망하기 전 유부녀라는 소문이 팬들 사이에도 퍼지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민지 씨는 사망 당일 새벽 자신의 기획사 단체방에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던 것.
그러면서도 이들은 민지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라며 그래서 이 같은 사실일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민지 씨는 종종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있던 사실을 이야기하기도 했다는 것.
별거 시작 후 매달 300만 원씩 달라고 협박했던 남편 김 씨. 그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가족에게는 민지 씨가 성인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팬들에게는 유부녀라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두 사람은 김 씨가 협박할 때는 어떻게 하라고 설루션을 했다고.
또한 박 씨는 민지 씨의 유서를 대신 작성한 것에 대해 "대신 써준 게 아니라 그 친구가 저한테 이렇게 쓰고 싶다 그래서 논리 정연하게 정리를 해준 것이다. 진짜 죽기 직전이니까 이렇게라도 살아야겠다 해서 썼을 거다. 이 사실은 경찰에도 말했다. 협박이 하도 들어와서 협박 그만하라고 유서를 쓴 거다"라며 남편의 협박에 대응하기 위해 유서를 작성했고 이 내용은 남편에게도 보낸 바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 냈다.
전문가는 "앞으로도 경제적인 착취가 이루어질 것에 대한 예고와 이런 식의 협박은 피해자로 하여금 결국은 죽는 날까지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적인 생각을 심하게 깊게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망 당시 민지 씨의 심리 상태를 추측했다.
또한 민지 씨에게 성형과 시술을 종용하고 지인들에게도 성인방송을 권했던 남편 김 씨. 이에 전문가는 "아내에게 성매매 강요해 극단적인 선택하게 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과 텔레그램에서 박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아동 청소년 여성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물 제작 판매한 조주빈의 결합이라고 보인다"라고 했다.
전문가는 "상대를 협박 강요 노예화한 것인데 그 상대가 자신의 배우자인 것이다. 그리고 이 행동은 결국 상대를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다"라며 분석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민지 씨가 남편과 별거 이후에도 성인방송을 계속한 이유에 대해서 7년간 있었을 심리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남편의 의해서 강요받는 생활이 지속되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이걸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내가 여기서 덜 불행해질 수 있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 과정을 인지부조화라고 심리학에서 일컫는데 성인방송이나 불법 촬영을 거듭하며 결과적으로 포기하고 이걸 받아들이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또한 "매 맞는 여성 증후군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폭력의 사이클을 지속적으로 반복해 왔던 이런 여성들의 심리적으로 봤을 때는 수치심에 대한 보상심리로 왜곡된 형태의 성적인 친밀함을 보이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일 수가 있다"라며 "이상 성행위를 자연스럽게 아무렇지 않은 듯하는 모습을 보였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남편과 관계를 맺기 이전에 자신이 맺었던 관계들은 차단이 된 상태에서 새롭게 자신이 형성한 그런 관계들은 다 이 방송계에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그 활동을 안 하고 싶었어도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었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남편의 지인들은 그가 학창 시절 이유 없이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군대에서도 폭력 문제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며 진급이 늦어진 바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은 사진이나 아동 음란물 등을 불법 공유해 큰 문제가 됐던 소라넷에서도 활동한 바 있다고 밝혔다.
휠체어를 타고 구속 영장 실질 심사에 등장한 남편은 음란물 유포와 감금 협박 등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그는 아내의 사망에도 유가족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사과의 말을 전하지도 않았으며 현재까지도 유가족들의 접견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 변호인은 현재 죄명 세 가지 중 인정하는 것도 있고 부인하는 것도 있다며 입장은 재판에서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민지 씨의 가족들은 김 씨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하지 않은 군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국방부에 진정서까지 제출했다.
그러나 군은 "사건 의도적으로 축소시키거나 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조치에 절차상 하자는 없다"라며 "형사적 처벌 가능성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살피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당시 관계자들에게 합당한 처분과 조치가 진행 중이다"라는 답변을 전했다.
전문가는 "그 상황까지 오게 된 맥락과 변화의 그런 지점들 학습된 무기력이 다가온 순간들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저 사람들은 정말 이 일을 좋아하나 봐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진실일까 묻는다면 아닐 수 있다. 사실이기는 하지만 여러 조각의 사실들 중에 하나만 들여다 보고 이것이 전체인 양 오인하고 오해한다면 그건 사건을 제대로 보지 않은 것이다"라고 사건에 대해 다각도에서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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