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24년 전 사라진 이순 씨는 왜 사라졌나.
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504호 남자와 엄마의 마지막 전화 - 보험설계사 박이순 실종 사건'라는 부제로 실종 사건을 추적했다.
한 달 전 제작진 앞으로 24년 전 사라진 어머니를 찾고 있다며 도움을 청하는 연락이 왔다. 지난 2000년 11월 13일 사라진 마흔둘의 어머니 박이순 씨가 아직까지 생사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
2000년 11월 13일, 30대에 남편과 사별한 뒤 보험설계사로 일하며 저녁에는 카페 일까지 하며 바쁘게 살았던 이순 씨는 그날도 오전 9시 보험회사에 출근했다.
이후 지인들과 만나 점심을 먹고 시간을 보냈던 이순 씨. 그는 오후 2시 43분경 누군가의 전화를 받았고, 당시 함께 있던 지인에게 동광주에 있는 금호다방이 어디 있는지 아느냐 물어보았다. 그곳에 보험 계약할 남자 4명을 만나러 간다며 떠난 이순 씨. 하지만 그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또한 평소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도 하지 않았던 이순 씨, 그런 그가 지인과 가족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을 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사라진 11월 13일 밤 이순 씨는 지인과 친오빠에게 연이어 2천만 원을 빌려달라고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인과 친오빠 모두 이순 씨가 빌려달라는 돈을 빌려주지 못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11월 14일 광주가 아닌 나주시의 한 은행에서 이순 씨 명의 통장과 카드에서 490만 원이 인출되었다. 수사 결과 이는 이순 씨가 아닌 30대 초반의 남성이 인출해 눈길을 끌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추적했고, 한 다방에서 CCTV속 남성을 발견했다. 다방을 운영하던 이 남성은 근처 모텔의 504호 투숙객의 부탁으로 인출을 했다고 증언했고, 당시 모텔 방에서 그와 함께 기다렸던 다방의 여종업원의 진술에 따라 504호 남성의 몽타주를 작성해 수배했다. 하지만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몽타주 속 남성은 지금까지도 찾을 수 없었다.
실종된 이순 씨를 찾기 위해 경찰은 이순 씨가 사라진 그날의 행적을 추적했다.
11월 13일 오후 4시 20분경, 금호다방에 도착한 이순 씨는 다방에 들어온 직후 전화를 받았는데 이는 근처 공중목욕탕의 남탕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리고 얼마 후 세 명의 남성이 이순 씨와 만나 대화를 나누었고 한 시간 정도 후에 함께 나갔다.
이에 제작진은 당시 보험 계약과 관련한 정보가 남아있지 않은지 확인했다. 그 결과 이순 씨의 실종 당일 계약이 성사된 건은 없었다. 또한 그 전후로 남성 고객의 계약이 다수로 들어온 건도 없었다.
실종 당일 시간이 돼도 이순 씨가 돌아오지 않자 직장 동료가 전화를 했다. 저녁 7시 38분경 그에게 전화하자 이순 씨는 '아는 동생들과 같이 있다'며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1시간 후, 휴대전화로 ARS 대출을 조회하고 290만 원의 카드대출을 받은 이순 씨. 특히 이순 씨는 이후 이웃과 오빠에게 2천만 원을 빌려달라는 다급한 전화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아는 동생들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는 "3명의 남성은 정말 낯선 대상일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몇 마디 대화를 통해 의심과 경계의 장벽,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일 것으로 파악과 추정이 된다"라며 "우발적인 범행이 아닐 거다. 최소 3명 의상의 공범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고 역할을 분담한 범죄 사건으로 보인다. 범죄 의도를 가지고 실종자를 만났음에도 의도를 숨기고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는 것은 범죄성이 상당히 높은 사람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찰은 금호다방에서 만난 3명의 남성을 알아낼 수 없었다. 그들이 가진 단서는 504호 남성의 몽타주뿐. 그리고 당시 504호 남성이 모텔을 나간 후 그가 머물렀던 방에서 이순 씨의 주민등록증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지문 감식도 했지만 투숙객을 특정하지 못했다.
경찰은 통화 분석으로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냈다. 용의자 김 씨는 이순 씨가 다방에 있던 당시 근처에서 전화를 걸었고, 특히 금호다방으로 전화를 했던 기록까지 나왔다.
그리고 다음 날 이순 씨의 돈이 인출될 때는 나주시에서 통신 기록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씨는 수사 중 금호다방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했고, 통신 기록 확인에도 자신은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며 괴로워했다.
이순 씨가 누군가에게 위협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 각화동 인근에서 통화를 했고, 그리고 504호 남성이 돈을 인출하는 시각, 나주시에서 통화를 했던 김 씨. 그러나 그는 나주에 간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이 통신 기록으로 추궁하자 상품권을 팔려고 갔다고 주장했다. 당시 지인 이 씨와 상품권 판매 사업을 했던 김 씨. 그러나 사실 두 사람은 도박에 빠져 사무실을 도박장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당시 그들이 도박을 하는 모습을 봤던 한 제보자는 김 씨가 도박을 하면서 이순 씨의 돈이 인출된 은행과 같은 은행의 돈봉투에서 계속 돈을 꺼내던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하지만 김 씨는 이순 씨에 대해 지인들의 지인으로 지인들의 부탁에 얼굴을 몇 번 본 것이 전부라고 했고, 이 씨는 이순 씨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경찰은 두 사암과 함께 도박을 하던 무리 중 한 명인 서 씨도 의심했다.
서 씨는 이순 씨 실종 다음 날 나주시에 갔고, 5일 뒤 김 씨의 차량을 몰고 사고를 내는 일이 있었던 것. 이에 당시 경찰은 차량에 대해 조사하려고 했으나 이미 폐차가 된 상황이라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날 제작진은 김 씨에게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러자 김 씨는 언성을 높이며 자신은 사건과 무관하며 이순과도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504호 남성의 현재 모습을 추측한 몽타주를 공개하며 이순 씨 사건에 대한 제보를 기다린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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