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4일(수)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송강, 전세계를 홀린 '괴물'의 성장

강선애 기자 작성 2023.12.13 17:53 수정 2023.12.13 19:30 조회 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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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 넷플릭스 제공

"와 이 미친 비주얼은 뭐죠."

"어떻게 저렇게 생겼죠. 눈을 못 떼겠어요."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송강의 이름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이런 외모 칭찬에 관한 누리꾼 글들이 한가득이다. 배우로서 송강의 아름다운 외모는 확실히 눈에 띄는 강점이다. 그래서 현재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마이 데몬'에서 '치명적인 매력의 완전무결한 존재'라는 설명이 붙는 초현실적인 악마 캐릭터도, 그가 소화하기에 납득이 간다.

송강은 '마이 데몬'으로 매주 금, 토요일 시청자를 만나는 동시에, OTT 플랫폼을 통해서도 전 세계 시청자의 마음을 홀리고 있다. 그가 주연으로 활약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가 지난 1일, 8부 전편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마이 데몬'은 SBS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방영되고 있다. 놀라운 점은, 송강의 주연작인 '마이 데몬'과 '스위트홈' 시즌2가 모두 넷플릭스 글로벌 TOP10에 안착했다는 것이다. 한 번에 두 작품이나 TOP10에 들어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전 세계는 지금, '마이 데몬'의 악마이자, '스위트홈' 시즌2의 괴물인, 송강에 빠져 있다.

송강 넷플릭스 제공

▲ '스위트홈' 시즌1에서 시즌2로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TOP 10에 오르면서 전 세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스위트홈'이 3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차현수(송강 분)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 그린홈에서 겪는 기괴한 이야기, 욕망 때문에 끔찍한 괴물로 변한 사람들이 괴물의 공격에서 살아남으려는 처절한 생존기를 다룬 드라마로, 'K-크리처'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모두가 겪었던 원인 모를 감염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 불신 등은 '스위트홈' 속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괴물로 변할 수 있다는 전개와 맞닿아 몰입감을 더했다.

시즌1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스위트홈'의 시즌2와 시즌3 동시 제작을 발표했고, 시즌1의 이응복 감독이 시즌2, 3 연출을 이어 맡았다. 그렇게 제작된 '스위트홈' 시즌2가 지난 1일 공개됐다.

시즌1 때 신인이었던 송강은 이후 '나빌레라', '알고있지만,', '기상청 사람들:사내연애 잔혹사편' 등의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경험치를 키웠다. 그리고 다시 현수로 돌아온 그는, 그 경험만큼 분명 배우로서 성장했다.

"아직까지도 (연기는) 너무 어려워요. 그래도 그동안 좀 변한 게 있다면, 상대방을 더 보려 한다는 거예요. 시즌1 때는 제 할 일 하는 게 바빴는데, 이젠 제 할 일 열심히 하면서도, 상대방의 입장에서 더 생각해 보게 돼요. 3년간 여러 작품을 하면서, 더 많은 책임감, 무게감도 느껴지게 됐고요."

'스위트홈' 시즌2는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키우고, 더 많은 등장인물을 투입시켰다. 괴물이 되는 걸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특수감염자 현수는 자신을 희생해 괴물화를 막는 백신을 만들 수 있도록, 스스로 밤섬특수재난기지의 실험실로 향한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성장하는 현수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송강은 시즌1 때 작성했던 캐릭터 일기를 꺼내 봤다.

"시즌1 때 현수에 대해 기록을 많이 해놨던 게 도움이 됐어요. 몸이 기억을 하더라고요. 시즌2 제작이 확정되자마자 시즌1을 다시 봤는데, 현수의 마음이 다 너무 이해가 갔어요. 시즌2에서는 그런 현수의 마음가짐에서 더 발전되고 성숙해지는 포인트를 찾아가고자 했어요. 시즌1에서 감정이 느껴지는 그대로 표현했다면, 시즌2에서는 현수가 감정을 다 표출하는 게 아니라 더 참고,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더 성숙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특수재난기지에 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들을 하며 성숙함의 포인트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송강 넷플릭스 제공

이응복 감독과의 대화에서도 '성숙'이 강조됐다. 시즌1 때보다 더 성숙해진 모습, 그래서 시즌3까지 현수의 서사가 탄탄하게 쌓여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 송강은 시즌2에서 성숙한 현수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한 장면을 꼽았다.

"현수가 밤섬특수재난기지에 가서 '내가 뭘 하면 되죠?'라는 대사를 하는 신이 있어요. 그게 현수의 성숙을 가장 잘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어요. 그 대사 안에 엄청나게 많은 게 들어있다고 생각해요. 시즌1에서 현수가 괴물화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끝났는데, 시즌2에서 다시 모두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그 기지로 스스로 가요. 그런 현수의 마음이, 그 대사 안에 많은 게 내재돼 있다고 생각해요."

▲ 현수를 통한 송강의 성장

특수재난기지에서 임박사(오정세 분)의 백신 연구 실험체가 된 현수는 온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괴물과 맞닥뜨리는 극단적인 실험에 투입된다. 이때 송강의 전라 노출 뒤태 장면이 등장한다. 파격적인 노출신이지만, 송강은 스스로 필요한 장면이라 납득했기에 기꺼이 촬영에 임했다.

"노출신은 민감한 거라 감독님과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임박사가 보는 현수는, 몬스터휴먼이고 단순한 실험체죠. 실험체의 변화 상태를 체크하려면 현수가 그런 상황에 놓일 거라 생각해서, 합의하에 촬영이 진행된 신이에요. 피를 맞는 장면은 CG가 어려웠는데, 원테이크로 한 번에 찍었어요."

송강 넷플릭스 제공

송강은 '스위트홈' 시즌2의 초반 1~3부에 상욱 역 이진욱과 붙는 신이 많다. 송강과 이진욱의 비주얼 합과 케미는 이 작품의 하나의 볼거리다.

"(이)진욱이 형과 연기하며 대화를 많이 나누진 않았어요. 형이 이미 그 인물이 되어 왔기 때문에, 제게 자극이 됐죠. 형의 연기를 보며, 그럼 난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그런 생각들을 많이 했어요. 제가 액션신이 좀 생소하다 보니, 형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줬어요. '감정도 중요하고 합도 중요하지만, 액션이 커야 더 세게 보이는 액션신이 나올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어요. 그렇게 형과의 액션 장면들이 잘 나올 수 있었어요."

송강은 자신을 지금의 자리에 오게 해 주고, 세 개의 시즌을 함께 하며 오랫동안 연기해 온 현수 캐릭터에 애정이 컸다.

"현수는 절 지금의 위치에 있게 만들어준 인물이고, 감정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해 준 인물이에요. 전 살면서 그렇게까지 울어본 적이 없는데 현수를 연기하며 그렇게 울어봤고, 살면서 그렇게 우울해본 적도 없는데 현수를 통해 우울한 감정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됐죠. 지금 저로서의 삶을 살며, 이런 소소한 삶들이 행복한 거구나라는 것도 느껴요. 현수는 제게 더 행복을 알게 해 준 존재예요."

송강 넷플릭스 제공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표현했다.

"시즌2의 2부에서 현수가 괴물을 만지면서 인간의 기억을 떠올리고 우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을 촬영한 후에 감독님도 눈물을 보이시면서 '현수야 슬프다'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이 제 연기에 눈물을 글썽인다는 게 너무 신선했었요. 감독님은 저에게 멘토 같은 존재예요. 여러 가지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고, 제게 '즐겨라'며 북돋는 말도 해주세요. 제가 스스로를 갉아먹는 성격이란 걸 아셔서, 그렇게 말씀해 주신거 같아요. 감독님한테 멘털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스위트홈' 시즌2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세계관과 스케일을 키워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새로운 캐릭터가 너무 많아 이야기가 산만하고 전개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시즌2 중반부에 주인공 현수의 서사가 실종되고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만 펼쳐내는 것에 당황했다는 반응들도 나온다.

"이미 공개가 됐으니, 저의 손에서는 떠났다고 생각해요. 제가 평가할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전 반응을 따로 찾아보지 않는 성격이에요. 물론 좋은 글도 있겠지만, 안 좋은 글을 봤을 땐 제가 생각이 많은 편이라 불면증이 와서 잠을 잘 못 자더라고요. 모두가 열심히 찍은 작품이니 더 사랑해 주면 좋겠다는 마음이지만, 평가는 시청자분들이 해주는 거니 겸허히 받아들여야죠."

송강 넷플릭스 제공

▲ 군 공백기, 오히려 기대되는 이유

앞서 언급했듯, 송강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외형적인 매력으로 가장 극찬받는 남배우 중 하나다. 이런 주변의 시선을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배우로서 연기보다도 지나치게 얼굴에만 관심이 쏠리는 반응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어떤 감정신 촬영이 끝나고 감독님이 '얼굴에 가려져서 감정이 안 보일 거 같다'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감독님이 이것도 장점이라고 하셨는데, 저도 이걸 장점으로 생각하려고요. 연기적인 부분에 더 많이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저 스스로 잘생겼다고 인정하지는 않아요. 워낙 그런 분들이 많으니까요. 절 찍어주는 카메라팀, 조명팀 분들이 열일해주신 덕이라 생각해요."

송강은 조만간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대세 배우'로 자리잡으며 큰 인기를 모으는 시점에 군대에 들어가야만 한다는 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송강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당연히 해야 할 국방의 의무라는 생각을 가진 지 5년이 넘었어요. 분명히 언젠가는 가야 한다고 생각해 와서, 지금 막 불안하다거나 두려운 마음은 없어요. 몇 년간 열심히 일을 해왔으니, 군대에 가서 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 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일을 너무 해서) 휴식에 대해서도 까먹은 거 같거든요."

군입대로 인해 송강은 내년 여름 공개할 '스위트홈' 시즌3에 함께 하지 못한다. 열심히 찍은 결과물을 남들과 함께 즐길 수 없음에 아쉬운 마음은 크지만, 시즌3에서 완성될 '스위트홈'의 결말에 기대감 또한 컸다.

"현수가 시즌2에서 보여준 것들을 바탕으로 시즌3에서 그걸 만들어 내는 상황이 오는데 그 시즌3을 같이 못 본다는 게 너무 아쉽죠. 시즌2에서 각자 흩어져 자기 삶을 살아온 인물들이 시즌3에서 다시 모여요. 그리고 현수의 이타심, 희생, 인간들의 공감… 이런 것들의 표현이 많이 돼요. 시청자분들도 그걸 같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시즌3 마지막 촬영을 부산에서 했는데, 그걸 끝내고 올라오는 내내 시원섭섭한 기분이었어요. '스위트홈'은 제게 많이 고마운 작품이에요. 정말 많은 걸 느끼게 해 줬고, 많은 배우들을 알게 해 줬죠."

송강 넷플릭스 제공

2017년 데뷔 이후 지난 5년간 공백기 없이 달려온 송강은 군입대를 이유로 '쉼'을 얻게 됐다. 입대하기까지 짧은 자유시간, 입대 후 1년 반 가량의 기간 동안 무엇을 해야 알찰지, 송강은 요즘 그 생각에 빠져있다.

"아직까진 생각 중이에요. 영어를 배우고 싶기도 해요. 제가 행사를 통해 외국에 갔을 때 영어가 자유로워지면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을 일주일에 한 권씩 읽고 싶기도 해요.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스위트홈' 시즌2의 5부에서는 괴물 전담 부대의 김영후(김무열 분) 중사가 괴물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주유소를 폭발시키는 작전을 지휘한다. 하지만 폭발물이 작동하지 않자 김영후는 타고 있던 차량의 시동을 끄게 하고 직접 총으로 폭발물을 저격해 작전을 성공시킨다. 이때 김영후가 보여주는 부하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강인한 군인의 면모에서는 숨을 턱 멎게 할 만큼의 긴장감이 느껴진다.

군대의 경험이 송강에게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크게 성장할 기회가 될 것은 분명하다. 제대 이후 어떤 성장을 기대하냐는 질문에 송강은 이 김무열의 장면을 언급했다.

"그 장면에서 김무열 선배님이 '시동 꺼'란 대사를 해요. 선배님처럼 그 대사를 저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을 만큼, 저도 성숙해지고 싶어요."

[사진=넷플릭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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