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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김태촌과 박 검사, 이들 사이엔 신의가 있었을까?…'N호텔 살인청부' 진실 추적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3.09.15 04:59 수정 2023.09.15 10:31 조회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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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김태촌과 박 검사 사이에 신의가 있었을까?

14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검사와 조폭 - N호텔 살인청부의 진실'이라는 부제로 김태촌의 그날을 조명했다.

1970~80년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서방파의 두목이자 대한민국 조폭의 대명사 김태촌. 그는 전국구 조직을 운영하며 대한민국 조폭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특히 그는 1976년 5월 신민당 당사를 급습하며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악의 야당 습격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그 후 그는 국내 3대 조직 두목으로 떠올랐고, 그런 그에게는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어느 날 그를 찾아온 인물은 고등검찰청 부장 검사 박 검사. 그는 김태촌에게 호감을 드러냈고, 이후 어떠한 요구도 없이 베풀었다. 그리고 김태촌은 박 검사를 만난 후 모든 일이 만사형통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박 검사는 김태촌에게 부탁 하나를 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황 사장이 운영하는 호텔에 무려 4,800만 원을 공직자 신분이라 차용증도 없이 투자했지만 호텔 적자로 이자는커녕 원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명색이 검사 신분에 나설 수도 없고 경찰에 수사를 요구하지도 못하며 혼자 끙끙 앓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김태촌은 본인이 처리하겠다고 나섰다.

김태촌의 협박에 황 사장은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며칠 후 일은 예상한 것과 달리 흘러갔다. 김태촌이 다녀간 후에 황사장이 검찰에 진정서를 넣어 박 검사가 깡패들을 이용해 자신을 협박했다고 폭로한 것. 이에 박 검사는 까마득한 후배에게 조사까지 받는 수모를 겪었다는 것.

이에 한참을 씩씩대던 박 검사는 김태촌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훗날 이날에 대해 김태촌은 박 검사가 어떤 조건도 다 들어줄 테니 "황 사장만 살해해 달라, 증거로 머리카락 몇 개만 뽑아오라, 머리카락이라도 씹어서 삼키면 분이 풀리겠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의 충격적인 제안에 김태촌은 고민에 빠졌고, 이에 박 검사는 김태촌을 협박했다. 김태촌은 고민 끝에 몇 가지 조건을 걸고 혈서를 쓰기로 했고, 혈서의 내용은 바로 믿음과 의리 '신의' 였다.

그리고 1986년 7월 26일 새벽 4시, 김태촌의 부하들은 자신의 호텔에서 잠을 자고 있던 황 사장을 습격했다. 낫과 곡괭이의 공격에도 황 사장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맨손으로 낫을 붙잡았고, 이에 다리는 완전히 부서졌지만 목숨만은 건질 수 있었다.

김태촌은 황 사장을 죽이지는 못했어도 평생 걷지 못하는 상태로 만들었으니 절반의 성공이라 여겼고, 이를 박 검사에게 알렸다. 기분이 좋았던 박 검사는 김태촌과 아침부터 소주를 마시며 자축했다.

그런데 며칠 후 경찰들이 김태촌을 찾아왔다. 황 사장을 아느냐는 질문을 하던 그때 박 검사가 등장했다. 박 검사는 김태촌 대신 뒷수습을 해주었고, 두 사람은 유유히 그곳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얼마 후 서진 룸살롱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사건의 배후로 김태촌이 거론됐다. 그리고 이를 본 황 사장은 병실로 기자들을 불러 자신이 당한 일을 폭로했다.

이에 황 사장 사건은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고, 김태촌뿐만 아니라 박 검사까지 언급되었다. 경찰은 수배령까지 내리며 김태촌을 쫓았지만 그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박 검사를 소환하는 일도 없었다. 검찰은 자신들이 스스로 일을 해결하겠다고 했고 박 검사가 혐의를 부인하자 그를 곧바로 돌려보냈다.

제주도의 은신처에서 여유롭게 지내고 있던 김태촌. 그런 그에게 얼마 후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박 검사가 황 사장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표를 제출한 것이다.

배신감이 든 김태촌은 박 검사를 만나려고 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경찰에 검거되고 말았다. 경찰은 김태촌에게 황 사장 사건에 박 검사가 연루되었는지 물었지만 김태촌은 그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훗날 김태촌은 이것이 박 검사와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모든 십자가를 지었던 것이라 주장했다.

결국 김태촌은 징역 5년, 보호감호 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2년 후에는 폐암 선고까지 받았다. 이에 사람들은 그가 박 검사의 배신으로 화병을 얻었다고들 이야기했다.

이후 김태촌은 암이 심장벽까지 전이되어 왼쪽 폐를 통째로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게 되며 형집행정지로 교도소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의 수술은 성공적. 새 삶을 얻은 김태촌은 경기도의 기도원에서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얼마 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며 대대적인 조폭 검거가 시작되었고, 274개 조직, 조직원 1400여 명이 검거된 가운데 김태촌도 검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그는 종교에 귀이한 척하며 국내 유명 호텔들의 도박장 운영권을 강탈하고 있었던 것. 사우나에서 검거된 그는 현금만 2억 1800만 원을 지니고 있어 또 한 번 충격을 안겼다.

피습까지 포함해 15년형을 선고받은 김태촌의 당시 나이는 마흔. 그런 그가 2004년 또다시 뉴스에 등장했다.

김태촌이 황 사장 피습 사건이 박 검사의 살인청부였음을 폭로한 것. 그는 한을 풀고 싶다며 뒤늦은 폭로를 했고,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던 박 검사는 김태촌의 폭로에 대해 "황당 무계하다. 김태촌은 보호감호 재판부에 동정해 달라, 억울하다 이렇게 말을 하고 싶은 거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엇갈리는 주장 속에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고, 결국 김태촌은 모든 것을 폭로해 박 검사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그럼에도 김태촌의 보호감호 재심청구는 기각되며 이 싸움은 허무한 진흙탕 싸움으로 끝을 맺었다.

그리고 미스터리로 남은 한 가지는 두 사람이 함께 작성한 혈서. 이에 박 검사는 혈서를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김태촌은 혈서를 쓴 것은 사실이지만 공개하지는 못하겠다고 말하며 두 사람 사이에 과연 신의가 있었는지 의문을 남겼다.

그런데 박 검사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을 김태촌을 통해 얻으려 한 이들은 한 둘이 아니었다. 김태촌의 비망록에 검은 거래를 한 사람들의 이름이 가득했는데 국회의원, 경찰, 군인, 의사, 교수, 연예인, 심지어 안기부까지 있었다.

밤의 대통령으로 불리었던 김태촌, 대한민국에 그의 힘이 안 닿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비망록 속 인물들은 강력하게 부인했고,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향년 64세, 폐렴과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김태촌. 그의 인생에 자유로웠던 시간은 고작 30년 남짓이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며 후회로 가득한 시간을 보냈다. 특히 그는 청소년을 선도하는 강연도 하며 권력의 하수인이 되지 말라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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